하나님이 빛나게 하신 14기 단기 선교사들
하나님이 빛나게 하신 14기 단기 선교사들
  • 담당 김소리
  • 승인 2016.02.26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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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별들의 이야기3

 

 

처음으로 맛본 축복
조소영(인도)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아버지가 기쁜소식선교회 목회자인데, 이단 교회라고 오해해 나를 따돌렸다. 어렸기에 상처가 컸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쉴 수 없었다. 그 후로 누구와도 마음을 열고 교류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도 따돌림을 당했다. 한 친구와의 사이에 있었던 작은 일로 친했던 친구들의 눈초리가 바뀌었고, 모두 나에게 손가락질했다. 처음으로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따돌림을 당하느니 죽는 게 나을 것 같았지만, 무서워서 죽지 못했다. 이를 악물고 버텨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대학생이 된 지 6개월 만에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병이 찾아왔다. 골수에서 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희귀병이었다. 정상인은 혈액 1dl 내에 12~15ml 정도의 헤모글로빈이 들어 있다. 그런데 당시 나의 수치는 2.5ml였다. 의사 선생님들이 살아있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하나님을 원망했다. 많은 학생들 중에 왜 나를 어렵게 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겨우 따돌림에서 벗어났는데…. 스무 살. 하고 싶은 게 많았기에 절망이 컸다. 내 인생이 너무 불쌍했다.
 의사 선생님이 골수 이식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무서워서 수술은 정말 싫다고 했더니,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골수 이식을 받든지, 아니면 평생 수혈을 받으며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것도 산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 후 8개월 간 수혈을 받으며 살았다. 병원 생활은 내게 어두움만 가져다주었다. 죽을 고비가 무수히 많았기에 의사 선생님들은 내게 절망의 소리만 남겨주었다.
 아버지가 박옥수 목사님에게 전화를 드려 내 상태를 말씀드리자, 목사님이 바로 대덕 수양관으로 오라고 하셨다. 몸이 아주 안 좋았기에 ‘과연 갈 수 있을까?’ 하고 여러 생각이 올라왔지만, ‘목사님이 내 상태를 다 알고 오라고 하셨다면 하나님이 갈 수 있는 힘을 주시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수양관에 도착해 바로 목사님을 만났다. 내 마음에는 절망뿐이었다. 혼자 걸을 수도 없었다. 목사님이 이사야 40장 31절 말씀을 전해주셨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
 “자매야, 여호와를 앙망해 봐. 반드시 새 힘을 주셔. 성경이 거짓이면 찢어버려. 하나님은 선하셔.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한 것처럼 반드시 새 힘을 주셔!”
 한줄기의 빛을 만난 것 같았다. ‘앙망’이라는 단어도 제대로 몰랐는데, 그 한 단어가 내 마음에 작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목사님이 계시는 방에 들어갈 때는 부모님의 부축을 받았는데, 나올 때는 혼자 일어서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밥을 먹었다. 그 후 여러 번 고비가 찾아왔지만 암에서 나은 허인수 목사님과 최수현 자매님의 간증을 들으면서 병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렇게 지내던 중에 단기선교사로 지원했던 게 생각났다. 워크숍에 참석하는 친구들을 떠올리니 나도 가고 싶었다. 처음으로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났다. ‘나처럼 병든 사람도 다른 사람을 위해 살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를 위해 살아왔는데, 한번쯤 남을 위해 살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수혈을 계속 받아야 하는데, 해외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갈 나라가 인도로 결정됐을 때 선교사님에게 연락을 드려, 병이 있는 것과 수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말씀드렸다. 며칠 후, 선교사님께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현지 성도들과 모임을 갖던 중 내 이야기를 하며 “소영이가 수혈을 받아야 할 때 피를 줄 사람이 있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손을 들더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렇게 해서 인도 오리사로 갔다. 인도의 환경은 예상했던 대로 좋지 않았다. 한번은 ‘지유대기리’라는 시골 마을에 갔는데, 3일 정도 지냈을 때 숨이 막히고 춥고 어지러웠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5로 내려가 있었다. 마침 한 경찰 분이 피를 주어 수혈을 받았는데, 수혈 받는 네 시간 동안 현지인 여덟 분이 나와 함께 있어 주었다. “걱정하지 마. 아무 일 없을 거야.”라고 하며 내 곁을 지키는 인도 사람들에게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따돌림의 상처로 항상 남을 의심하던 내 시각이 점점 달라졌다.
단기선교사의 삶이 바쁘고 쉽지 않았지만, 늘 혼자였기에 누구와 함께하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동료 단기선교사들이나 인도 친구들과 많이 다투기도 했다. 다투는 동안 내 모습이 드러났다. ‘아눕’과 다툰 일을 계기로 선교사님, 사모님과 상담했는데, 선교사님은 내가 나를 제어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서 쉽게 상처를 받는 이유는 마음의 근육이 약하고 반격할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이어서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셨다. 어느 학교에서 선생님이 미술 시간에 동물을 그리라고 하여 아이들이 토끼도 그리고, 기린도 그렸다. 그런데 한 학생이 도화지 전체를 검은 색으로 칠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이상하게 생각해서 부모님에게 알렸는데, 아이는 부모님 앞에서도 도화지에 검은 색만 칠했다. 결국 정신병원에 보내졌고, 그곳에서도 검은 그림만 그렸다. 그런데 간호사가 검은 그림 속에서 흰 부분들을 발견하고 어떤 의미가 있겠다 싶어 아이가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다 맞춰 보니 고래 그림이었다. 학생은 큰 고래를 봤기에 고래를 그린 거였다. 

 

 조각들만 보면 알 수 없는 검은 그림이 내 인생이었다. 따돌림당하고 병까지 찾아왔을 때 정말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 모든 일이 합쳐지면 큰 고래가 되는 거였다. 하나님이 큰 복을 주시기 위해 검은 색으로 칠해진 그림을 계속 주셨던 것이다. 그 그림들 하나하나는 내 마음의 근육이 자라나는 시점이었다. 어려움을 뛰어넘는 순간 근육이 만들어져서 마음이 강한 사람이 되는 거였다.
 인도에서 내 마음속 상처가 치유되었다. 저주라고 생각했던 인생이 축복이었다. 하나님이 내 인생을 아름답게 바꾸실 것을 생각하니 정말 기뻤다.
 목사님이 마지막으로 히브리서 10장 14절 말씀을 읽어주셨다.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 내 병, 내 성격, 내 어려움…. 모든 것을 하나님이 온전케 하셨다. 조소영의 삶이 한 제물인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온전케 되었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축복을 맛보았다.
 그 일이 있은 후, 늘 수혈을 받아 살던 내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 정말 신기했다. 심할 때는 3일에 한 번씩 수혈을 받았는데, 이후 8개월 동안 한 번도 수혈을 받지 않았다. 요즘은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피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 내 병인데…. 나는 이미 다 나은 거나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나를 영원히 온전케 하셨다고 말씀하셨다. 영원히!

"이제 너를 그만 믿고 내 말을 들어봐!"
노희문(멕시코)

나는 구원받으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 교회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마음은 교회와 함께하지 않았다. 주관이 강하고 고집이 세서 내 생각과 다른 말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무 살이 되어 ‘교회에만 있어서 세상 경험을 많이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 밖에서 좋든 나쁘든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좋으면 취하고 해로우면 버리자는 마음으로 살았다. 생각에서는 잘 조절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교회에서 벗어나자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망가져 갔다. 부모님과 마찰도 잦아졌다. 부모님은 나 때문에 점점 더 힘들어하셨다. 
 이런저런 이유로 단기선교를 신청해 멕시코로 떠났다. 멕시코시티 교회에서 지내면서, 선교사님 세 분과 현지인 목회자 네 분에게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매일 혼났다. 멕시코에 간 지 석 달이 지났을 때에도 내 태도나 마음에 변화가 없자, 선교사님들도 나에 대해 포기하시는 것 같았다. 

 

 그 무렵 신재훈 선교사님이 “말에게는 채찍이요, 나귀에게는 자갈이요, 미련한 자의 등에는 막대기라”(잠 26:3)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하나님이 그 말씀대로 나에게 일하셨다.
 하루는 이반 전도사님과 버스를 타고 성경공부를 하러 가다가 총과 칼을 든 2인조 강도를 만났다. 버스 안에 탄 사람들 모두 물건을 빼앗겼고, 나도 휴대폰을 빼앗겼다. 교회로 돌아와서 이반 전도사님이 “이곳에 30년 넘게 살았지만 권총 강도는 처음 만났다”라고 하셨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선교사님들이 늘 휴대폰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는 나에게 그러지 말라고 권했지만 듣지 않았기에, 하나님이 휴대폰을 빼앗아 가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해변이 유명한 도시 아카폴코에 교회가 개척되어 그곳에 갔을 때에도 일이 있었다. 멕시코시티로 돌아가기 하루 전날 해변에서 놀다가 갑자기 밀려온 커다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진 것이다. 파도가 몇 번 더 밀려와 나를 깊은 곳까지 끌고 갔고, 설상가상으로 물속에 소용돌이가 있어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제트스키를 타고 나에게 다가왔고, 파도가 등을 때려 바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이런 일들이 아무것도 아닌 나를 보게 했다. 하나님이 나에게 “내가 너를 지켜주지 않으면 네 생명도 장담할 수 없어. 이제 너를 그만 믿고 내 말을 들어봐”라고 하시는 음성이 들렸다. 그 후로 하나님의 세계를 조금씩 배워갔다.
 멕시코 영어캠프 때에는 내가 연약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해서 발을 내디디면 하나님이 도우신다는 사실을 배웠다. 영어캠프는 200여 명의 미국 자원봉사자들과 3,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가하는 캠프다. 캠프에 참석할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단기선교사들이 중•고등학교를 한 곳씩 맡아 한 달간 홍보했다.
 내가 맡은 학교는 홍보 기간에 방학이 되어 학교에 학생이 스무 명 정도밖에 없었다. 일주일을 원망하고 불평하며 지냈다. 그런데 예배 시간에 들은 ‘놋뱀을 쳐다보면 산다’는 민수기 21장 말씀을 묵상하다 보니 마음이 바뀌었다. 하나님이 그 학교에 가게 하신 이유가 있겠다는 마음이 들고, 부담스럽지만 ‘예수님을 쳐다보면 산다’는 말씀을 의지해서 예수님을 바라보며 발을 내디뎌 보자는 마음이 올라왔다.
 다음날은 학교 앞에서 전단지라도 돌리려고 멕시코인 자원봉사자와 함께 학교 밖으로 나갔다. 밖에도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문득 학교 뒷산에 집들이 많았던 것이 기억나 20분쯤 걸어서 올라가니 흰색 건물이 보였다. 건물 안에서는 아줌마들이 에어로빅을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그곳은 DIF라는 복지관으로, 책임자가 영어캠프의 취지가 좋다며 복지관에서 홍보해도 좋다고 했다. 신기했다. 왠지 그런 곳이 많을 것 같았다. 복지관에서 나와 조금 더 올라가니 ‘쎄까띠’라는 직업학교가 나왔다. 학교 담당자가 우리에게 마음을 활짝 열어 2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영어캠프를 소개했다. 담당자에게 복음도 전했다. 다음엔 큰 체육관이 눈에 띄었다. 세 명의 담당자가 ‘영어를 정말 배우고 싶었다’며, 300명의 학생들에게 홍보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하루 만에 문이 열리는 걸 보면서 얼떨떨하기까지 했다. 이젠 온 마음으로 영어캠프를 준비하고 싶고, 깊이 사고하면서 홍보를 진행하고 싶었다.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홍보를 은혜롭게 마쳤을 때, 우리를 통해 3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캠프에 참석하겠다고 지원했다. 캠프 기간에 전도사님이 매일 복음을 전하셨고, 거의 모든 학생들이 구원받았다. 초등학생, 직업학교 학생, 일반인…. 구원받아 기뻐하는 그들을 볼 때 나도 무척 기쁘고 감사했다.
 한국에 돌아오기 얼마 전에는 빅토르 전도사님과 ‘산 루이스 포토’라는 도시로 무전 전도여행을 다녀왔다. 그때에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첫날 12시간 동안 차를 여섯 번 얻어 탔고, 우리를 태워준 운전자에게 매번 복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얻어 탄 차에서 내가 변화된 이야기를 하자, 운전하던 아저씨가 자기 아들도 문제가 많다며 아들을 만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날 그분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전도사님과 함께 복음을 전했다. 감사하게도, 가족 모두 구원받았다.
 둘째 날에는 공원에서 어떤 아저씨를 만나 복음을 전했는데,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구원받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조금씩 듣더니 갑자기 눈빛이 달라지면서 말씀에 빠져들었고, 결국 구원받으셨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몰랐다.
 

 

무전 전도여행을 다니는 우리를 좋게 여겨 잘 곳을 마련해 주고 한국 음식점에서 음식을 대접해 준 분도 있었고, 포스코에 다니는 한 멕시코 분은 삼겹살과 김치를 사주기도 했다. 경찰청에서 만난 경찰청장의 사모님은 복음을 전하는 우리를 으리으리한 저택에 초대하기도 했다. 복음을 전하니 하나님이 우리를 보살피셨고, 무엇보다 구원받는 사람들을 허락하셨다.
 세상에서는 부족함이 약점이며 무시당할 조건인데, 교회에서는 나의 부족함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족함 때문에 하나님을 찾고, 모자란 것을 하나님이 채워주셔서 하나님을 높이고 간증할 수 있었다. 내가 멕시코에서 이런 사실을 배운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다. 이 모든 일을 이루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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