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였던 조카 성득이에게
개구쟁이였던 조카 성득이에게
  • 박순옥(기쁜소식포천교회)
  • 승인 2016.04.26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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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의 가족에게

너희 부부가 종종 가족 밴드에 올리는 사진을 보고 알버커키 소식을 알 수 있어서 고마웠다. 인디언 캠프 소식,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준비하는 사진들과 교회 소식들…. 무엇보다 ‘칸타타 덕에 가족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올린 너희 가족사진, 웃는 모습이 밝고 빨간색 그라시아스 티셔츠가 정말 예뻤다. 그리고 너희 소식이 올라오면 댓글로 다는 우리 가족들의 센스 있는 멘트들…. 고모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 감사하다.
 네가 법대에 수석으로 들어갔지만 원추각막으로 실명하게 되었을 때, 너 기억나니? 추석 아주 늦은 밤에 고모는 처음으로 네 마음의 고통을 들을 수 있었지.
 “고모, 앞으로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 무서워요. 조금씩 더 안 보일 때마다 너무 무서워서 이불을 하나 덮어쓰고, 둘 덮어쓰고…. 더워서 몸에는 땀이 흘러도 마음의 무서움은 없어지지 않았어요.”
 그 해에 하나님은 너를 월드캠프로 이끄셨고, 이후 구원받게 하셨지. 그리고 단기선교를 가기 전에는, 네 앞에 수많은 대기자들이 있었음에도 각막을 이식 받게 하셨지.
 네가 선교사가 되어 미국으로 갈 때 누구보다 기뻐하고 귀하게 여기셨던 할머니. 할머니는 작년 11월 주님 품으로 가시기 전까지, “성득이를 위해 기도하세요?” 하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셨어. “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시던 할머니 덕분에 오늘 우리 가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감사합니다. 먼저 좋은 곳에 가 계셔요. 할머니, 그곳에서 다시 만나요.” 장례 자리에 네가 없었지만, 네가 밴드에 올린 글이 마치 네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듯해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단다.
 할머니 장례식에 네 큰이모 부부가 오셨는데, 순복음교회 장로인 네 이모부님이 “제가 성득이한테 말씀을 들었는데 참 좋았습니다”라고 하시더라. 우리 교회를 오해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 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더라. 시간이 없어서 이야기를 더 나누지 못했는데, 너에게 마음을 많이 열고 계시니 시간을 내어 통화하면 좋겠더라.
 

 

네 아버지는 올해 네 집을 방문할 마음을 처음으로 가지시고, 지난 설에 네 고모부에게 함께 가겠느냐고 물으셨다. 네 어머니는 하는 일 때문에 아직 망설이시는 것 같더라. 네 부모님이 아직 교회에 나오시지 않지만, 구원받은 사돈 내외분이 너희 부부를 항상 돌보아 주고 있음에 감사해 하신다. 그리고 밴드에 올리는 소식들에서 네가 네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에 무척 믿음직스러워하신다.
 올 추석에 인터넷으로나마 온 가족이 다시 만날 때가 벌써 기다려지는구나. 그때까지 너와 네 아내, 그리고 민수와 하나, 모두 복음 안에서 마음껏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길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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