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까지 목사님을 보내주셔서
산골까지 목사님을 보내주셔서
  • 안순영(기쁜소식안동교회)
  • 승인 2016.05.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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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간증

31살 늦은 나이에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아들 하나를 낳았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해에 남편은 영천에서 과일도매 일을 시작했고, 나는 시누이의 소개로 어느 회사에서 조그마한 식당을 운영했다. 식당일은 처음이라 너무 힘들었지만 돈 버는 재미에 힘든 것도 조금씩 잊을 수 있었다. 남편은 자본 없이 일을 시작한 데에다 돈 벌 욕심으로 물건을 많이 사놓다 보니 조금씩 빚을 졌고, 온갖 대출을 받고 급기야 사채 빚도 지기에 이르렀다. 사채업자에게 협박도 당했다. 내가 5년 동안 식당일을 했지만 내 손에는 한 푼도 남지 않았다. 남편이 정신 차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남편과 아들은 시어머니께 맡기고 친정언니에게 갔다. 그러나 거기에도 평안은 없었다. 두 달 만에 다시 집에 왔지만 상황은 최악이었다. 영천에서 도저히 살 수 없어 안동으로 도망치듯 이사했다. 안동에서의 삶도 전과 마찬가지였다. 힘들어하는 나에게 남편이 교회라도 다녀보라고 했다.

 

세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이었다
오래 전부터 나에게 복음을 전하려 했던 친구가 있었다. 2004년 1월, 친구를 따라 겨울수양회에 가서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 말씀을 들었다. 모든 것을 탕진하고 돌아온 둘째 아들의 모습이 꼭 나와 같았다. 아버지가 탕자를 사랑으로 받아주신 것처럼, 하나님이 내 죄를 용서하고 내 모든 문제를 담당해 주셨다는 사실을 알았다. 말씀을 들으니 이루 말할 수 없는 평안이 찾아왔다. 세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이 생겼다. 형편은 바뀐 것이 없지만 마음에 말씀이 가득하여 삶을 이어가는 힘이 되었다. 교회에 가서 말씀을 듣는 것이 무척 행복하고 기뻤다. 집에서 교회까지 버스로 1시간 40분이 걸렸지만 그 시간조차 행복했다. 그런데 내가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자 남편이 굉장히 싫어했다. 젊었을 때 장로교회에 다닌 적이 있던 남편이 우리 교회를 이단시했기 때문이었다. 
 한번은 목사님을 모시고 구역 예배를 드리는데 남편이 끓는 물을 가지고 와서 소동을 피우는 바람에 구역 식구들이 다 쫓겨나기도 했다. 그런 일이 이후에도 여러 번 있었고, 가끔 나도 쫓겨 나 교회에서 지내다 오기도 했다. 그래도 말씀을 들으면 소망이 생기고 행복했기에 남편의 핍박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느 해 가을이었다. 1년치 집세 4백만 원을 내야 하는데 준비된 것이 없었다. 곤고한 마음으로 주일예배에 참석했을 때 하나님이 열왕기하 7장 1절 말씀을 주셨다. “엘리사가 가로되,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일 이맘때에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가루 한 스아에 한 세겔을 하고 보리 두 스아에 한 세겔을 하리라 하셨느니라.” 내일 이맘때에 양식을 주시겠다는 약속이었다. 약속대로 하나님이 집세를 주셨다. 그리고 지금까지 신실하게 약속을 지키시는 것을 생각할 때 감사하다.

“내 팔이 그를 힘이 있게 하리로다”
교회에 다닌 후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 교회 때문에 남편과의 불화가 깊어져만 갔다. 어느 날, 나 자신을 보니 조만간 교회를 떠날 것만 같았다. 그때마다 “하나님, 교회를 떠나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2012년 9월 1일, 남편이 큰 사고를 당했다. 2008년경부터 우리는 아는 분의 소개로 과수원을 매입해 사과 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담당공무원이 태풍 피해 조사를 나와 남편이 경운기를 몰고 과수원에 갔다 오는 길에 경운기가 전복되었다.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안동교회 김영교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목사님이 사모님과 함께 오셨고, 이 일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야 할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병원에서는 남편의 경추 2, 3번이 손상되어 신경이 끊어졌다고 했다. 전신이 마비 판정되어 남편이 회복되는 것은 의사의 영역을 떠나 신의 영역에 있다고 했다. 그 순간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내 마음에 동시에 ‘의사가 안 되면 하나님이 하시면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은 그 밤에 내게 약속의 말씀을 주셨다.
 “내 손이 저와 함께하여 견고히 하고 내 팔이 그를 힘이 있게 하리로다.”(시 89:21)
 남편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망을 갖게 하는 말씀이었다. 남편이 하나님과 마음이 연결되면 분명히 일어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남편의 어려움을 하나님이 일하실 조건으로 받으니 어려움이 어려움이 아니었다. 신기하게도 마음이 평안했다. 목사님이 나에게 “하늘이 무너져도 주일 예배에는 꼭 참석하세요.”라고 말씀하셨다. 형편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지만 목사님의 말씀을 좇아가자 예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편 89편 21절 말씀이 어려운 시기를 이길 수 있게 해주었다. 힘든 줄도 몰랐다.
 남편이 5개월 후 퇴원하여 집에 왔다. 남편은 스스로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었다. 남편 돌보기와 집안 살림은 물론 농사일까지 다 내 몫이 되었다. 예전에 남편 때문에 힘들어 할 때 목사님이 항상 남편의 은혜를 입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동안 내가 남편의 은혜 아래에서 살았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혼자서 할 수 없는 과수원 일은 일꾼을 썼다. 그들을 태우고 다니려면 운전도 해야 했다. 면허증은 있었지만 겁이 많아 운전할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디모데후서 1장 7절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이니” 말씀을 의지해 운전대를 잡았다.
 군복무 중이던 아들은 아버지 일로 조기 제대했다. 군에 가기 전에는 드라이버 한 번 만지지 않았던 아들이 운전병으로 복무하며 배운 실력으로 차도 고치고 웬만한 집안일을 다 도와주어 고마웠다. 하나님이 모든 부분을 하나하나 도우시는 것을 보았다.

남편을 구원하기 위해 산골까지 주의 종을 보내주시고
2014년 어느 날, 우연히 교회 부인회장과 통화하다가 기쁜소식청송교회 헌당예배에 박옥수 목사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편이 박 목사님을 만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우리 교회 목사님께 연락을 드렸다. 목사님이 박 목사님께 우리 부부 이야기를 하자 박 목사님이 남편을 만나러 오겠다고 하셨다. 감사했다.
 내가 앞장서서 차를 운전하고 박 목사님 차가 뒤따랐다. 집에 도착해 목사님이 남편에게 복음을 전해주셨다. 교회 사람들을 환영하지 않았던 남편이 목사님 앞에서는 어린아이 같았다. 말씀을 듣는 내내 남편의 얼굴이 아주 편안해 보였다. 남편이 목사님의 그늘 아래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날 남편이 구원을 받았다. 하나님이 남편에게 이 큰 구원을 선물하시려 그날 부인회장과 통화하게 하시고 깊은 산골까지 목사님을 보내주신 것이 정말 놀랍고 감사했다.
 목사님이 다녀가신 후로 남편은 스마트폰으로 기쁜소식강남교회 주일 오전 예배 말씀과 우리 선교회 여러 목사님들의 말씀을 하루 종일 듣는다. 안동교회 주일예배 말씀도 이메일로 받아 매주 듣는다. 그리고 집에서 교회 형제 자매들과 함께 구역예배도 드리고 있다.
 
 

 

욕창으로 말미암아 교회에 새로운 마음을 갖게 하시고
근래에는 남편과 마음에서 싸움을 했다. 내 마음에는 ‘하나님이 일하시면 남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지만 남편의 마음은 아직 그렇지 못해 안타까웠다. 우리 교회에 윤종수 목사님이 계실 때, 내게 자주 남편에게 가서 대언하라며 “형제님은 일어납니다.”라고 하셨다. 남편에게 그대로 말하면 남편은 항상 “일어나면 좋지”라고만 했다. 최수현 자매 간증도 이야기해 주고 ‘아프지만 나았다’는 박 목사님의 간증도 이야기해 주었지만 남편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겨울, 남편과 심하게 다투었다. 남편은 휠체어에 앉은 채 낮부터 밤늦게까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있었다. 입원 중일 때 욕창이 생긴 뒤 3년에 걸쳐 치료해 다 나은 상태였는데, 그날 이후 욕창이 갑자기 심해져 엉덩이에 어린아이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살이 뚫렸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걱정이 되지 않았다. 주일에 목사님께 남편의 욕창이 심하다고 말씀드렸다. 그 후, 목사님이 박 목사님을 뵐 기회가 있어서 남편 문제를 말씀드렸더니 박 목사님께서 욕창에 특효약이 있다며 운화한의원의 황효정 장로님께 부탁해 약을 보내주셨다. 그 약을 먹고 한 달여 만에 새 살이 돋아 빠른 속도로 남편이 좋아지고 있다. 믿을 수 없었다. 이 일로 남편은 교회와 하나님의 종에 대한 마음을 새롭게 가지게 되었다.

오늘은 하나님이 나에게 어떤 위로의 말씀을 주실까
오래 전 내 마음에 굉장히 크게 새겨진 어느 목사님의 말 한마디가 있다. “종이 말하는 것을 사람의 소리로 듣지 않고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을 때 하나님이 일하십니다.” 삶을 교회에 맡길 때 복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사소한 것도 교회의 인도를 따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내게는 하나님의 말씀이 소망이다. 주일마다 차를 몰고 산을 넘어 교회에 가는 길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오늘은 하나님이 나에게 어떤 위로의 말씀을 주실까 생각하면 행복하기만 하다. 그 힘으로 산다. 요즘은 에스겔 37장 말씀을 묵상하면 소망스럽다. “또 내게 이르시되 너는 이 모든 뼈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너희 마른 뼈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주 여호와께서 이 뼈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로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리라.”(에 37:4~5)
 구원받기 전 남편은 교회의 ‘교’ 자도 꺼낼 수 없을 정도로 교회에 대해 귀도 마음도 다 닫고 살던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은 다 구원받아도 남편은 구원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의 방법으로 구원하셨다. 그리고 남편을 구원하신 하나님이 형편과 상관없이 당신의 약속대로 당신의 방법으로 남편을 일으켜 세우실 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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