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의 행복, 나의 행복
룻의 행복, 나의 행복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6.06.28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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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설교
 

저주의 땅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가자
세상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지만, 룻기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룻기는 4장으로 되어 있는데, 1장은 저주로 끝난다. 엘리멜렉과 나오미, 두 아들 말론과 기룐, 네 식구가 베들레헴을 떠나 모압으로 가는데, 모압에 있는 동안 저주가 계속되었다. 엘리멜렉이 죽고, 말론이 죽고, 기룐이 죽고…. 모압 땅에 거한 10년 동안 그 집안에 죽음과 저주밖에 없었다.
 그 즈음, 나오미가 자신이 베들레헴을 떠난 것이 저주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베들레헴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는다. 나오미와 두 며느리 룻과 오르바, 세 과부가 베들레헴으로 가다가 나오미가 두 며느리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돌아가거라. 내가 너희를 결혼시켜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다. 난 늙었다.”
 그러자 오르바는 시어머니에게 입을 맞추고 모압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룻은 나오미를 따라가기로 마음이 굳게 정해져 있어서, 두 사람이 베들레헴에 이르는 것으로 룻기 1장이 마쳐진다.

룻은 자신의 삶에서 소망을 찾을 수 없었다
룻은 오르바와 달랐다. 룻이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살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결혼했지만, 몇 년 안 되어 남편이 죽고 말았다. 비참한 삶을 이어가면서 룻은 자신의 삶에 소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오르바는 ‘내가 젊으니까 모압에 가서 좋은 남자를 만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어’라고 생각했지만, 룻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남편과 결혼할 때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삶에 얼마나 기대를 가졌던가! 하지만 행복은커녕 계속 저주가 찾아왔지. 시아버지가 죽은 것도 모자라 남편이 죽고, 이어서 시동생도 죽었지….’
 룻은 자신의 삶에서 더 이상 소망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 내 삶에는 불행이 예고되어 있구나. 난 불행한 여자구나. 그렇다면 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서 산다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처음 결혼할 때도 행복을 꿈꾸었지만 행복하지 않았잖아. 남편이 죽고 과부가 되었지. 시집은 다 망했고. 내가 다시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새 삶을 살 수도 있겠지만 그 결혼 역시 불행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다시 불행해질 거야. 난 자신이 없어.’
 룻은 새로 결혼하는 것에 소망을 둘 수 없었다.

시어머니처럼 나도 하나님께 소망을 두자
그렇게 살다가 시어머니 나오미를 보니, 자기처럼 소망을 잃고 살던 시어머니가 어느 때부터 하나님과 베들레헴에 소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오미의 그 모습을 보고 룻도 같은 소망을 품기로 했다.
 ‘그래, 나도 시어머니처럼 불행한 인간이지만 이제 하나님께 소망을 두자. 이제 내 안에서 행복을 찾지 말고 시어머니가 기대하는 여호와 하나님, 그분에게 은혜를 입자.’
 룻은 실패한 자기 인생을 버리고 하나님과 함께 새로 시작할 인생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디뎠다. 시어머니를 따라서 베들레헴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오미와 룻이 베들레헴에 도착했을 때 그들에게는 돈도 없고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놀라운 것이, 그들이 베들레헴에 도착했을 때가 보리 추수를 시작할 때였다. 먹을 것이 없었지만 이삭을 주워 먹을 수 있었기에 룻은 이삭 줍는 일을 시작했다. 룻이 베들레헴에 도착했을 때부터 하나님이 신기하게 룻을 축복하셨다. 룻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아름답고 복되었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룻에게 다가왔다
룻이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베들레헴에 왔던 것처럼, 나에게도 그런 날이 있었다. 나도 룻처럼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에 소망을 가지고 살았다. 돈도 많이 벌고 싶고, 남보다 잘살고 싶고…. 그런데 내가 열아홉 살이 되었을 때 내 인생에는 즐거움이나 행복이 전혀 없었다. 내 삶 어디를 보아도 소망이 없고, 기쁨이 없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지금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잘살 수 있겠다는 기대라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디를 둘러보아도 기대할 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열아홉 어린 나이였는데도 나는 인생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내 인생 어디를 들여다보아도 실패뿐이고 어느 곳에서도 기대와 소망을 가질 수 없었다. 그때 나도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길을 찾았다.
 룻이 삶에서 실패한 후, 오르바는 다시 남편을 만나 펼칠 새로운 행복을 찾아갔지만 룻은 자신이 없었다. 그가 기대를 거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시어머니 나오미가 찾아가는 하나님이었다. 오르바는 자기 고향, 자기 민족, 자기 신에게로 돌아갔지만, 룻은 하나님을 바라며 시어머니 나오미를 좇아 베들레헴에 도달했다.
 베들레헴에 도착하자 암흑처럼 아무것도 없는 그들에게 보리 추수란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삭을 주워서 하루하루를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하나님은 룻에게 계속해서 은혜를 베푸셨다. 룻이 이삭을 주우러 우연히 보아스의 밭에 가고, 보아스의 사랑을 입게 된 것이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룻에게 다가왔다. 보아스가 룻에게 말했다.
 “내 딸아, 들으라. 이삭을 주우러 다른 밭으로 가지 말며 여기서 떠나지 말고 나의 소녀들과 함께 있으라. 그들의 베는 밭을 보고 그들을 따르라. 내가 그 소년들에게 명하여 너를 건드리지 말라 하였느니라. 목이 마르거든 그릇에 가서 소년들의 길어 온 것을 마실지니라.”
 룻이 보아스의 은혜를 입고, 보아스에게서 사랑을 받는 삶이 시작된 것이다. 상상할 수 없었던 축복이 그 앞에 펼쳐진 것이다. 추수를 하다 식사시간이 되자, 보아스가 룻에게 말했다.
 “이리로 와서 떡을 먹으며 네 떡 조각을 초에 찍으라.”
 그리고 룻을 위해 보아스가 추수하는 사람들에게 명했다.
 “그로 곡식 단 사이에서 줍게 하고 책망하지 말며, 또 그를 위하여 줌에서 조금씩 뽑아 버려서 그로 줍게 하고 꾸짖지 말라.”
 룻의 삶에 복되고 감사한 일들이 이어졌다.

그 길 자체가 복된 길이었다
성경은 우리가 가는 길에 대해 잘 가르쳐 주고 있다. 내가 걸어간 길은 룻이 걸어간 길과 같았다. 내 인생 자체가 저주와 절망의 삶이었고, 죄악의 삶이었다. 룻이 죽음의 땅 모압을 떠나서 베들레헴으로 들어가 축복의 삶을 산 것처럼, 하나님은 나도 내 인생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소망을 두게 하셨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는 길을 내게도 허락해 주셨다.
 내가 1962년에 구원받은 후 지나온 날들은 행복의 연속이었다. 63년, 64년, 65년, 66년, 67년…. 한 해 한 해 더듬어 생각해 보면, 어느 해도 복되지 않은 해가 없었다. 하나님이 말할 수 없는 은혜와 축복을 우리에게 주셨다. 내가 선해서도 아니었고, 잘해서도 아니었다. 다만 내가 걸은 그 길 자체가 복된 길이었다.

나는 오늘도 그 길을 걸어간다
베들레헴을 떠나 모압으로 가는 길. 좋아 보였지만 그 길은 저주의 길이었다. 반대로 모압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돌아오는 길. 나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버리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하나님을 따라가는 그 길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고 귀한 길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서 나는 오늘도 그 길을 걸어간다. 이삭을 주우러 가도, 일을 해도, 내가 내딛는 발자국 발자국에 축복이 깔려 있고 은혜가 가득 차 있다.
 나는 룻기를 정말 좋아한다. 룻의 삶이 내 삶과 너무 같기 때문이다. 룻이 어느 순간부터 보아스의 사랑을 받고, 보아스와 결혼해 아들을 낳고 사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행복해 보인다. 하나님께서 나에게도 그렇게 일하셨다. 내가 한 일이 아무것도 없고, 그냥 예수님 앞에 나아온 것뿐인데, 룻기처럼 내 인생을 복되게 하셨다.
 지금 살고 있는 삶도 복되지만, 앞으로 더 귀하고 아름다운 축복이 이어질 것을 생각하며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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