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머니께
사랑하는 어머니께
  • 김선애(태국 치양마이교회 사모)
  • 승인 2016.10.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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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가 가족에게
 

올 여름에 엄마의 더 건강하신 모습을 뵙고 와서 하나님께 감사했어요. 제가 막내로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위어 그런지, 유독 엄마를 많이 의지하고 기대며 지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동네 어르신들의 죽음을 보면서 혹시나 엄마도 날 떠날까봐 불안해서 입버릇처럼 “엄마 죽으면 나도 같이 죽을 거야.”라고 했지요.
 고등학교를 부산으로 가면서 주경야독을 하며, 엄마가 보고 싶어서 옥상에 올라가 별을 보면서 참 많이 울었지요. ‘다 때려치우고 그냥 엄마랑 같이 살까?’ 하는 맘이 많이 올라왔지만 학생이기에 참아야 했지요. 그렇게 몸도 맘도 지쳐 있을 때 선배를 통해서 복음을 들었어요. 마음이 약해서 세상에 쉽게 끌려갈 수밖에 없는 저를 하나님께서 아시고 긍휼히 여겨 일찍 복음을 듣게 하시고 교회 안에 있게 하셨어요.
 한번은 욕망에 잡혀서 교회를 떠나 있을 때, 갑자기 엄마가 많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셨지요. 언니가 상복을 입은 꿈을 꾸었다는 소식을 듣고 간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어요. ‘엄마가 돌아가신단 말인가? 구원받지 않으셨는데….’ 너무 두려워서 바로 교회로 달려갔어요. 사모님과 교제하는데,  “김 자매! 하나님은 질투하시는 분이야. 자매가 하나님께로 돌아오면 엄마도 구원받으셔.” 했어요. 그 후로 교회의 인도를 받으며 행복하게 지냈지요.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드디어 엄마가 구원받으시고, 큰오빠 가족과 작은오빠 가족이 구원받아 교회에서 함께 지내는 큰 은혜를 입었지요. 엄마는 구원받고 대전도집회가 열리는 전국 곳곳의 도시들을 다니며 행복해 하셨지요.
 “이 늙은이를 누가 좋다고 받아 주냐? 그런데 어디를 가나 우리 교회가 있어서, 형제 자매들이 ‘모친, 모친’ 하며 섬겨 주니 하나님이 참 고맙고 감사하다!”
 그렇게 말씀하시며 제 손을 꼭 잡아 주셨던 엄마!
 

 

언니와 오빠가 엄마에게 용돈을 챙겨 주고 옷이며 화장품이며 신발이며 다 사주었는데, 전 엄마를 위해 해드린 게 없네요. 그래도 제가 결혼할 때 구원받으신 엄마가 옆에 계셔서 얼마나 든든했다고요. “네가 시집갈 때까지 내가 살겠나….” 하시던 엄마가 제가 낳은 두 손자를 다 돌봐 주시고 제가 있던 교회에 한번씩 오시면 흰 봉투 두 개를 들고 와서 하나는 헌금함에 넣으시고 하나는 저에게 주셨지요. 언니와 오빠에게 받았던 용돈을 모아두셨던 돈이었지요. 그럴 때면 ‘난 엄마를 위해서 한 게 없는데….’ 하는 마음만 들었어요. 그래도 ‘복음이 나를 제일 큰 효녀로 만들었구나’ 하며 “하나님, 우리 엄마 복음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어요.
 한국을 떠나 태국에 온 지 어언 9년이 되었네요. 하지만 마음은 늘 엄마 곁에 있는 것처럼 가까워요. 새벽마다 저를 위해 제일 먼저 기도한다고 하셨지요. 엄마 기도 덕분에 제가 많은 은혜를 입고 있나 봅니다. 지난 여름, 한국에 나가 엄마를 뵈었을 때 “돈 벌러 태국에 가 있다면 맘이 아플 텐데, 복음 때문에 가 있으니 엄만 아무 걱정 없다. 네가 태국에 돌아간 후 하나님이 나를 데려가셨다는 소식 들어도 오지 말거라. 하늘나라에서 볼 건데….”라고 하신 엄마. 잠깐 엄마를 뵙고 왔지만 엄마가 하나님과 교회의 돌보심을 받고 계셔서 걱정이 전혀 없어요. 우리 하나님, 정말 최고지요!
 엄마! 사랑해요. 또 소식 전할게요. 안녕히 계세요.
막내딸 선애 올림

<태국 김선애 사모가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께 보내온 편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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