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에 심긴 무화과나무
포도원에 심긴 무화과나무
  • 이헌목(기쁜소식양천교회 목사)
  • 승인 2017.04.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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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삶
 

포도원의 무화과나무
누가복음 13장에는 예수님께서 하신 비유 중에 ‘포도원에 심은 무화과나무’가 등장합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이 이야기를 하셨는데, 유대인 농부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쉽게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에서 무화과나무는 번식력이 아주 강해서 아무 데에나 심어 놓아도 열매를 잘 맺습니다. 그런데 이 가치 없고 흔한 무화과나무를 포도원에 심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갑니다. 그렇게 할 농부는 이스라엘에서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무화과나무를 위해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며 정성껏 돌보는 주인도 좀 모자라는 사람이라고 생각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인이 과원지기에게 “내가 삼 년을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서 실과를 구하되 얻지 못하니”라고 했습니다. 유대인의 농사 규례를 살펴보면, 과목을 심고 3년 동안 맺힌 열매는 할례 받지 못한 것으로 여겨 먹지 않고, 제 4년에는 첫 열매이니 하나님께 드리고, 제 5년부터 열매를 거둡니다(레 19:23~25). 그러니까 삼 년을 와서 열매를 구했다면 이 주인은 나무를 심어놓고 7년 이상을 기다린 셈입니다.
7년이 지나도 무화과나무가 아무 열매를 맺지 못한 채 포도원에 있다면 정말 쓸모없는 나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이 쓸모없는 나무에 대해서 7년 넘게 기다렸다는 것도 유대인 농부들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마침내 주인은 화가 났고, 이제는 무화과나무를 찍어버리라고 명합니다. 누가 보아도 ‘이 무화과나무가 찍힘을 당하는구나’ 생각할 즈음에, 이번에는 주인이 아닌 과원지기가 나타나서 주인에게 무화과나무를 살려 달라고 간구합니다.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주인이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이제 쓸모없는 무화과나무를 찍어버리라고 하는데, 과원지기가 나서서 마땅히 찍어야 할 무화과나무를 위해 변호합니다. 자신이 땅을 파고 거름을 주고 때때로 물을 주며 밤낮으로 간수하여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과원지기가 간절히 간구합니다.
이 간구는 과원지기가 했지만, 사실은 예수님이 하시는 간구입니다. 예수님이 비유를 들어 하신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의 이야기가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기다림과 긍휼이라고 느껴져서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도대체 쓸모없는 무화과나무 같은 우리를 왜 주님은 이토록 사랑하시는지…. 이런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이사야 27장 말씀에 자세히 나타나 있습니다.
“나 여호와는 포도원지기가 됨이여, 때때로 물을 주며 밤낮으로 간수하여 아무든지 상해하지 못하게 하리로다.”(사 27:3)
포도원지기 되시는 예수님이 오늘 우리 곁에 계셔서 우리가 무화과나무처럼 찍힘을 당하지 않도록 해주십니다. 우리는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도 없는데, 열매를 맺도록 때를 따라 물을 주시고 밤낮으로 간수하여 주십니다. 이처럼 우리가 상하거나 버림을 당하지 않도록 돌봐주시기 때문에 우리가 찍힘을 당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구속은 집행유예가 아닌 사면
과원지기가 주인에게 외친 누가복음 13장 8절 말씀,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여기에서 ‘그대로 두소서’는 헬라어로 ‘압히에미’입니다. 압히에미는 ‘용서하소서, 사면하소서’ 라는 의미로 예수님이 비유에서 하신 말씀인데, 놀랍게도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당신을 조롱하는 무리들을 향하여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눅 23:34)라고, 즉 “압히에미(사면하소서)!”라고 외치십니다.
사면은 국가 원수의 특권으로 형刑을 면제하고 그 사건에 대하여 재판을 청구하는 일을 소멸시키는 것입니다. 어떤 사건이 완전히 끝이 난 것이고, 그 사건에 대한 책임이나 벌을 더 이상 묻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과원지기가 찍힘을 당할 무화과나무에 대해 완전한 사면을 외친 것처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셔서 당신을 대적하는 무리, 인간들을 향하여 완전한 사면을 선포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놀라운 예수님의 비유를 통하여 나타난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을 알아야 합니다. 이 놀라운 비밀을 알지 못하여 무화과나무와 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집행유예를 받은 것처럼 늘 행위를 보고 자신을 정죄하며 불안하게 지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를 예수님은 바라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우리에게 들려주신 이 비유의 말씀을 통하여 우리가 다 하나님의 사랑을 알아서 그 사랑 안에 거하기를 원하십니다.

열매는 우리가 맺는 것이 아니다
찍힘을 당해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 인생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압히에미” 즉 “사면하소서”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구원받은 성도는 더 이상 우리 행위로 말미암아 멸망을 받아야 할 심판이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주님이 우리 곁에 계시지만 믿지 못한 악에서 회개하고 돌이켜 포도원지기 되신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는,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는 살 수 없는 가여운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또한, 주인의 오래 참음과 과원지기의 간청 때문에 우리가 놀라운 은혜와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게 되었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원지기 되시는 예수님이 때때로 물을 주시고 밤낮으로 간수하여 아무도 우리를 상하게 하지 못하게 하시는 놀라운 은혜와 진리를 믿지 못하는 악함에서 돌이켜야 합니다. 사탄에게 속아 자신에게 빠져서 나약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없도록 긍휼을 베푸시는 과원지기인 예수님의 손길만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구원받은 성도는, 과원지기인 예수님의 은혜로 생명의 열매를 맺는 무화과나무임을 고백하는 자들입니다. 이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포도원 안에 심긴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할렐루야!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롬 11:33)
우리는 어떠한 일에 있어서도 자신에 대하여 흐뭇한 마음을 가질 수 없으며, 자랑할 수도 없습니다. 실상은, 우리는 다 원래 찍힘을 당해야 할 무화과나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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