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그의 뜻대로 나를 이끄실 줄 믿는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그의 뜻대로 나를 이끄실 줄 믿는다
  • 우승윤 (기쁜소식잠비아루사카교회)
  • 승인 2018.01.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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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수기_제12화
 

하나님은 필요한 모든 것을 때에 따라 공급해 주셨다
잠비아에서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도 보기 좋지만 우기 때 비가 내린 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하얀 구름이 무지개와 함께 장관을 이룰 때가 더 멋있다. 그런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맑아지기도 하고 때론 감동도 받는다.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서 13년을 사는 동안 문제가 없길 바랄 때도 많았지만 문제를 주신 하나님이 그 문제를 넘을 수 있도록 힘도 주고 세밀하게 인도하시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3월에는 베냉에 계셨던 노정남 선교사님이 하나님의 인도로 잠비아에 오셨다. 그리고 6월부터 IYF 청소년센터 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건축을 시작하자 할 일이 무척 많았다. 센터를 건축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공구와 자재 같은 물품은 물론 음식, 물, 전기 등 필요한 것들도 많았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때에 따라 공급해 주시고 어려움을 넘을 수 있도록 힘을 주셨다.
3월에 뉴욕에서 가진 기독교지도자대회CLF에 참석했을 때에는 한국에서 오신 어느 목사님이 내게 “청소년센터를 건축하는데 왜 한국에서 지원받을 생각만 하느냐? 땅을 주신 하나님이 잠비아에 예비해 놓으신 것들이 많지 않겠느냐?”라고 하신 말씀을 들으면서 내 안일한 마음을 돌이킬 수 있었다. 잠비아에서도 하나님이 얼마든지 도우시고 하나님만의 길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볼 마음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한 번 TIA(This is Africa!)를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온 마음으로 돕고 계신 새로운 청소년체육부장관
2015년에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하고 지난 1년 동안 우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청소년체육부 장관님이 대통령 선거 후 신임을 얻어 지방자치제 장관(지방의 도지사와 시장 및 모든 국회의원들의 장)이 되었다. 그 뒤 새로 취임한 청소년체육부 장관님은 우리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었지만 청소년부 차관님을 비롯하여 청소년부 직원들이 우리에 대해 아주 좋게 보고해 주어서 우리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차였다
 때마침 2017년 5월에 잠비아의 20세 미만 축구 대표팀이 아프리카 대표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U-20 월드컵에 참가했다. 그때 청소년체육부에서 장관님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축구팀과 함께 한국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차관님은 내게 장관님의 일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5월 26일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으니 장관님 일행이 서울 IYF센터를 방문하고 박옥수 목사님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다. 나는 한국 IYF에 연락하여 방문 일정을 확정지었다.
2년 전에 한국에 갔을 때, 청소년체육부 장관님을 한국에 초청하기 위해 잠비아 대사와 부대사 및 일등 서기관을 미리 만나 상의한 적이 있었다. 그 뒤로 잠비아 대사관과 좋은 관계를 계속 맺고 있었는데, 올해 5월 25일쯤에 한국에 있는 잠비아 부대사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장관님 일행을 모시는 일에 애로사항이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그때부터 한국 IYF에서 장관님의 거의 모든 일정을 담당해주었다. 장관님은 약 3일 간 박옥수 목사님과 동행했고, 천안에서 모임도 가지고,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워크숍에서 강연도 하고, 인천 성경세미나에 참석해서 말씀을 들은 뒤 신앙상담을 하는 시간에 복음을 듣고 구원받았다. 잠비아로 돌아온 장관님은 7월에 한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부장관포럼에도 다시 참석했다. 그때부터 장관님은 IYF 사람이 되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마음을 활짝 열고 온 마음으로 도와주고 있다.
무엇보다 큰 일은, 기증받은 부지에 전기를 설비하고 도로를 내는 일을 청소년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차관과 국장들에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도록 직접 지시하였다. 전기 설비비가 약 4천만 원 정도고, 임시 도로를 한 번 더 다져주고 아스팔트로 포장하는 비용이 수억 원에 이르는데, 그 비용을 정부 재정으로 모두 지불했다. 전기는 11월에 설치를 완료했고, 도로는 내년에 우기가 끝나면 아스팔트로 포장할 예정이다.

 

당신이 바로 하나님께서 내게 보낸 그 사람입니다
잠비아에는 ‘모파니’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광산 회사가 있다. 그리고 모파니의 모기업은 세계 최대 기업 가운데 하나인 스위스의 글렌코다. 지난 1월에 키트웨에서 소규모 공연장을 빌려서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공연했는데, 그 회사에서 사장님 부부가 공연을 보고 매우 감동하여 우리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아주 바쁜 분이었기에 만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난 3월 임민철 목사님이 잠비아를 방문하셨을 때 하나님의 인도로 면담이 극적으로 성사되었다.
사장님이 임 목사님께 “내가 무엇을 도와드리면 좋겠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임 목사님이 “저는 도움을 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러 왔습니다.” 하며 복음을 전하자 그분이 목사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저는 4년 전에 잠비아를 위해 일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왔습니다. 고국을 떠나면서 ‘하나님, 제가 잠비아에 가면 당신이 보낸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당신이 바로 하나님께서 내게 보낸 그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당신을 내게 보내 나를 의롭다고 하셨습니다. 당신들은 나의 형제입니다.”
그 후로 사장님을 지속적으로 만나 마인드교육에 대해 소개한 결과 모파니 회사의 전 직원 약 6,100명을 대상으로 마인드교육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내년 초에는 모파니의 교육 담당자들부터 시작하여 마인드교육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면 회사에서 지원하는 교육비로 IYF청소년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그 외에도 하나님이 형제 자매들의 마음을 일으켜 헌금하게 하시고, 우리를 향해 마음을 열고 돕는 사람들도 보내주시고, 건축을 위한 후원도 받을 수 있게 해주셨다. 매주 소고기, 야채, 식빵, 요거트, 설탕 등의 음식과 여러 종류의 음식 자재 등을 후원받을 수 있게 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씩 하나씩 채워주셨다.

 

건축기술학교 학생들은 내 마음에 선교학생들이다
금년 7월 말에는 케냐 월드캠프에서 박옥수 목사님을 뵈었다. 목사님은 내가 의자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건축기술학교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건축학교를 설립하고, 30명을 선발하여 먼저 복음을 전해주고 1년 동안 건축기술을 무료로 가르쳐 복음의 일꾼으로 키우면 좋겠다. 오전에는 이론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건축 일을 잘 가르치고,  1년 뒤에는 스와질란드와 남아공 등에도 데리고 가서 건축 일을 하게 하면 교회의 큰 일꾼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 뒤로도 케냐에서 목사님은 건축기술학교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소망에 대해 매일 말씀하셨다. ‘저 이야기는 단순히 목사님이 하시는 이야기가 아니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기에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이 내게 하시는 말씀이야.’라는 마음이 분명히 들었다. 한국 월드캠프를 마치고 8월 초에 잠비아에 돌아왔다. 건축 학교를 등록하려고 차근차근 알아보니 등록 서류와 자격증이 필요했다. 그리고 여러 시설물들이 국가 기준에 맞아야 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이 부분도 형통케 하시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졌다. 아주 감사하게도 케냐에서 건축 일을 하던 권혁천 집사님이 교회의 인도로 잠비아에 와 건축기술학교를 맡으셨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가장 합당한 분을 허락하신 것이다.
그때 마침 임민철 목사님이 8월 마지막 주에 방문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이때를 위함이라는 마음이 들어 바로 학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월드캠프 때처럼 홍보하려니 모집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축 현장에서 일하고 있어서 홍보할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신문과 방송으로 광고하려고 청소년체육부와 의논하자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 이유는 최근에 잠비아에 중국에서 수많은 건설회사가 들어왔는데, 기술은 가르쳐 주지 않고 미장이나 목수 일 같은 간단한 일들도 중국에서 인력을 데려와 시키고, 잠비아 현지인들에게는 허드렛일이나 단순 노동만 시키기 때문에 국민들의 원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신식 건축기술을 무료로 가르쳐 준다고 방송에 광고하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기 때문에 학생을 선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청소년체육부와 치랑가 시에서 청년들을 추천할 테니 IYF에서도 자체적으로 홍보하여 선발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 몇 년 간 캠프에 참석했던 참가자들에게 문자와 이메일로 기술학교 지원 자격 요건에 대하여 정보를 자세히 보내주었다. 그리고 접수를 받았다.
자격 요건이 다소 까다로웠는데도 최종적으로 약 100명이 접수했다. 1차 면접에는 93명이 참석하여 복음을 들었다. 한 명도 탈락시키지 않고 2차 면접에도 다 참석하라고 했다. 그때 임민철 목사님이 오셔서 복음을 전해주고 그룹별로 개인 면담을 해주셨다. 모든 신청자들이 열정적이었고, 굉장히 간절한 마음으로 경청했다. 3차 면접 때는 30명만 선발한다고 발표하자 학생들이 심사위원들을 찾아와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되었습니다, 부디 저를 뽑아주세요” “저는 먼 곳에 살지만 이 훈련을 위해 온 가족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기로 이미 결정했습니다. 저를 꼭 뽑아주세요” 하며 간곡하게 부탁했다. 3차 면접에서 최종적으로 36명을 선발했다. 그리고 며칠 후, 3일 간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마인드 강연과 건축개론 수업, 한국어와 중국어 수업, 그리고 복음 강연을 했는데, 하나님이 놀랍게도 많은 학생들을 구원으로 인도하셨다.
학생들은 최근까지 약 한 달 간 인성교육을 받고 성경 강연을 들었다. 기본 훈련 과정의 일환으로 노정남 선교사님이 복음을 전하셨는데, 한 달 동안 개인교제와 그룹교제를 통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구원받아 매일 새로워지는 것을 볼 때 무척 놀랍다. 30명의 건축기술학교 학생들은 내 마음에 30명의 선교학생들이다. 이들이 복음의 일꾼으로 미래에 잠비아를 복음으로 덮을 것이라고 믿는다.

 

베드로의 손을 잡으신 예수님이
또한 내 손을 잡으셨다

성경에는 눈먼 소경, 베드로의 장모, 야이로의 딸, 귀신들린 아이 등 예수님이 직접 손을 잡고 이끈 사람들이 나온다. 스스로 일어날 수 없고, 여러 문제와 어려움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손을 내밀어 능력으로 붙잡으시고 다시 일으켜 모든 문제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게 하신다. 나는 마태복음 14장에 나오는 베드로와 같다는 마음이 든다. 예수님이 물 위를 걸어오는 것을 보고 제자들이 유령이라며 무서워하고 소리를 지르자 예수님은 ‘두려워 말라’고 하신다. 그때 베드로가 “주여 만일 주시어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라고 하자 예수님이 ‘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었다. 그 발걸음은 인간으로는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물 위를 걸었던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발걸음이었다. 그가 물 위를 걸을 수 있었던 것은 결코 그가 큰 믿음을 가졌다거나 대단한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에게 ‘오라’라고 하신 예수님으로 말미암은 발걸음이었다. ‘오라’고 하신 말씀 안에 있는 전능이 그를 이끈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내가 지금까지 잠비아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고 교회를 통해 수많은 기적 같은 일을 만난 것은 나와 전혀 상관없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약속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볼 뿐이었다.
자신을 바라보고 형편을 보다가 물에 빠진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즉시 손을 내밀어 잡고 그를 분명히 이끄셨다. 그때만 손을 잡으신 것이 아니다. 예수님의 인자하신 손은 베드로의 손을 늘 잡고 놓으신 적이 없었다. 베드로가 교만했을 때,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을 때, 십자가에서 죽으신 후 크게 상심하여 갈릴리로 고기를 잡으러 갔을 때에도 그를 세밀히 이끄셨다.
 나를 택하고 구원하신 하나님, 내 옆에 항상 계신 예수님이 나에게 말씀으로 놀라운 일을 하셨다. 그뿐 아니라 내가 내 안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형편을 보는 눈이 커서 실망할 때, 실패하고 낙심할 때에도 내게 즉시 손을 내밀어 내 손을 붙잡고 나와 동행하셨다. 웅덩이 같은 어려움과 상실감에 빠졌을 때에도 나를 건지고 손을 잡아 이끄셨다. 내 평생에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나를 사탄의 유혹과 절망에서 돌이키게 하며 그의 뜻대로 이끄실 줄 믿는다.
지난 1년간 서툰 글이지만 수기를 쓰며 하나님이 내게 하신 일들을 다시 생각하는 동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나를 영원히 구원하시고 내 인생에 가장 큰 축복인 교회와 하나님의 종을 허락하여 나를 이끄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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