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몹쓸 병에 걸렸던 김범수 선배. 친구들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로 늘 어둡게 살았대요. 그런데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지금은 누구보다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어요. 아프리카에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만나보았어요.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작년 한 해 짐바브웨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김범수입니다.
다른 나라로 봉사활동을 간 계기는 무엇인가요?
행복하게 살고 싶었지만 제가 여덟 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어요. 불행한 일들이 여기에서 끝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간질이 생겼어요. 다행히 열두 살 때 간질은 다 나았지만, 친구들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와 소심함은 나아지지 않았어요. 너무 힘들어서 자살시도도 해보았지만 실패했어요. 저를 낳은 부모님이 너무 원망스러웠죠. 그러다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게시판 포스터에서 ‘내 젊음을 팔아 그들의 마음을 사고 싶다.’라는 포스터를 봤어요. ‘나도 과연 봉사활동을 가서 뭔가 할 수 있을까, 변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고, 일단 아프리카 짐바브웨로 떠났어요.
어떤 봉사활동을 했어요?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했는데 저는 주로 한국어 아카데미를 진행했어요. 그리고 같이 간 단원들과 사회공헌활동으로 클리닝 캠페인, 대학교 마인드교육활동, 고아원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고아원 봉사활동인데요,아이들에게 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마인드강연을 했어요. 제 얘기를 듣고 마음이 밝아지는 고아원 아이들의 모습이 참 좋았어요.
봉사활동 중 힘든 것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음식, 환경, 날씨 등 모든 것이 힘들었어요. 전기도 물도 귀한 나라여서 아껴 써야 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보다 가장 힘들었던 건 이기적으로 살던 제가 같이 간 단원들과 마음을 맞추고 함께 생활하는 것이 힘들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나요?
현지인 동생 ‘타코즈아’라는 친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같이 간 단원들은 잘하는 것이 많은데, 너무 못나고 아무것도 못하는 제가 싫고 힘들었어요. 저는 타코즈아에게 “내가 여덟 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 부모님이랑 잘 살고 싶었는데 나한테 관심도 없었던 부모님을 생각하면 너무 원망스러워.”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타코즈아는 저에게 “형, 얘기를 들으니까 형은 감사하게 생각해야 될 것 같아! 난 두 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 그리고 자동차가 내 발등을 밟고 지나가서 왼쪽 새끼발가락을 잃었는데, 그때도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지금은 엄마 없이 동생 세 명을 내가 돌보고 있어. 그런데 난 참 감사해. 문제아였던 내가 복음을 듣고 구원받은 후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옮기는 법을 배웠거든. 나는 비록 지금 엄마가 없어도 엄마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소망을 가지고 있고, 발가락이 없어도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잖아? 형도 나처럼 마음을 옮겨봐.” 타코즈아의 말을 듣고 저는 펑펑 울었어요. 내가 제일 불행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말하기 힘들었을텐데 자신의 불행했던 이야기를 해준 타코즈아가 너무 고마워요.
해외봉사활동을 하며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요?
해외봉사를 다녀오기 전, 저는 부정적으로만 살았어요. 부모님을 원망했고요. 그런데 짐바브웨에서 지내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하루는 타코즈아가 한 선배 이야기를 해줬어요. 암을 50개나 가지고 있던 선배가 지금은 건강히 암을 이겨내고 잘 지내고 있다고요. 어떻게 많은 암들을 이길 수 있었냐고 물어보니 마음을 옮겼대요. ‘이 암 아무것도 아니야. 나을 수 있어. 살 수 있어!’ 그렇게 절망에서 소망으로 마음을 옮기니 신기하게 암이 하나씩 줄었대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절망에서 소망으로 마음을 옮겨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 즈음 벨베디아 교육대학교 신입생 캠프를 했어요. 다른 단원들은 다 아카데미 준비로 바빴는데 전 아무것도 맡은 게 없었어요. 전 같으면 ‘난 할 줄 아는 게 없어. 난 왜 잘하는 게 없을까?’라고 생각하는데, 마음을 옮겨보니 친구들이 바빠서 이 많은 인원들을 통제하기 어렵겠다. 내가 준비를 해서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은 것이지만 마음을 옮겨보니 모든 게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고, 꿈을 갖게 해 준 짐바브웨 사람들이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짐바브웨에서 지낸 일 년 동안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가장 좋았어요. 지금도 그리워요. 그래서 제 전공을 살려 저만의 카페를 창업하고 싶어요. 차를 마시러만 오는 곳이 아니라 시간 제약 없이 언제든 편하게 와서 서로 마음을 나누는 그런 카페를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