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포기와 반격
[라이프] 포기와 반격
  • 글 | 박원진, 김현정(기쁜소식부천교회)
  • 승인 2023.12.08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 12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나는 기숙형 대안학교인 링컨하우스강릉스쿨 고등학교 2학년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말할 때 많이 더듬거렸고, 영어와 수학 수업은 우리 반이 아닌 도움반에 가서 공부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왜 다른 애들과 다르지? 나는 왜 공부를 이해하지 못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야 나에게 지적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뭐든지 해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수년 동안 공부도 안 하고 학교에서 하는 활동도 참여하지 않았다. 작년에는 학교에서 뉴욕으로 한 달간 어학연수를 갔다. 영어 단어를 하루에 100개씩 외워야 했는데 나는 노력해도 외우지 못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내 인생이 너무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를 주고 싶었다. 고민하다가 전에 우리 교회 계셨던 김기성 목사님이 
‘내 생각에 반격하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내가 지금까지 안 하던 것을 해보고 싶었다. 마침 학교에서 <영어말하기대회>를 한다고 했다. 나도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여름방학에 원고를 준비했다. 원고를 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엄마와 누나가 도와주어서 우여곡절 끝에 한글 원고를 완성했다. 한글 원고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은 선생님이 도와주셨다. 막상 영어로 번역된 원고를 보니 처음 본 단어들이 많아서 당황했다. 그때 ‘맞다! 선생님이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고 하셨지?’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선생님께 물으면서 단어를 하나하나 공부했다. 방학 동안 기적처럼 원고를 다 외웠다. ‘내가 왜 중학생 때는 이렇게 도전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었다.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서 선생님께 점검을 받았다. 내가 원고를 다 외운 것은 잘했지만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처음부터 다시 연습해야 한다고 하셨다. 너무 막막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영어 선생님이 원고를 녹음해 주면서 하루에 20번씩을 들으라고 하셔서 그대로 했다. 친구들도 많이 도와주었다. 막막하고 어려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계속 포기하고 사니까 실패자가 되는 것 같았다. ‘언제까지 포기하고 살 거야?’라는 생각에 계속 열심히 연습했다. 
교내 <영어말하기대회>에 참가했다.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아도 외운 것을 끝까지 발표하자는 마음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무언가를 끝까지 외웠다는 것만으로도 목표를 달성했으니 하나님께서 보상해 주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내 대회에서 ‘인상 깊은 스피치상’을 받았다. 정말 감격스러워서 어쩔 줄 몰랐다. 내가 대회에 참가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상도 받아서 너무 신기하고 뿌듯했다. 동시에 ‘내가 왜 그동안 포기하고 살았을까?’ 하고 후회가 되었다.
강원도 지역 <영어말하기대회>에도 출전했다. 교내 대회 때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다. 친구가 제스추어가 들어가면 좋겠다고 알려줘서 동작도 추가했다. 그런데 대회 전날이 고비였다. 갑자기 긴장감이 확 몰려왔다. 아침에 연습할 때 발표 시간이 17초나 초과되었다. ‘역시 나는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한 번 더 연습할 때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원고를 그냥 읽고 내려왔다. 선생님께 ‘너무 떨려서 도저히 못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네가 바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밖에 없다’고 하며, 이사야 41장 9절부터 16절까지 읽으면서 쓰라고 하셨다. 내용 중에 나오는 ‘나’에는 하나님을 넣고 ‘너’에는 내 이름을 넣어서 읽으라고 하셨다. 
“… 나(하나님) 여호와 너(박원진)의 하나님이 네(박원진) 오른손을 붙들고 네(박원진)게 이르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하나님)가 너(박원진)를 도우리라….” 
처음에는 그냥 따라 쓰기만 했는데, 선생님께서 내용을 생각하면서 읽고 쓰라고 하셔서 그대로 했다. 다섯 번 읽고 쓰는 동안 하나님이 나를 도와주시겠다는 마음이 스며들었다. ‘나는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해 보자.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대상을 타려는 마음으로 해보자.’ 
드디어 대회에 참가했다. 너무 떨려서 평소보다 말이 빨라졌다. ‘제대로 발표한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결과가 발표되었다. 나는 ‘인상 깊은 스피치상’을 받았다. 나는 못할 줄 알았지만 이사야 41장 말씀처럼 하나님이 나를 도우셨다. 영어 단어도 제대로 외우지 못했던 내가 영어 원고를 다 외우고 대회에서 상을 받다니,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내 모습과 상관없이 나에게 일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하나님의 영광의 도구

글 | 김현정(기쁜소식부천교회, 박원진 학생 어머니)

구원받고 문제 없이 살다가 둘째 아들 원진이가 태어난 후로 모든 삶이 무너지고 절망이 찾아왔다. 아들은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패혈증으로 병원신세를 지면서 원인 모를 복통으로 울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다. 교회와 상관없이 살던 나는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 눈이 오던 겨울, 아들이 병원에서 장애 판정을 받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걷다가 찾아간 곳은 교회였다. 나의 믿음과 상관없이 아들은 교회의 사랑과 위로를 받으며 건강히 잘 자랐다. 
남들과 다름을 인정하기에는 미숙했던 아들이 어느 날부터 부담을 피해 살아온 시간을 지겨워했다. 때마침 영어말하기대회가 있어서 부담을 넘어보기로 했다고 하였다. 발음이 늘 어눌해서 잘 알아듣기 어려웠는데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자신의 한계를 넘고 원고를 외우는 데 성공했다. 
아들이 영어말하기대회 강원 본선에 출전한다는 소식에 응원차 춘천으로 향했다. 아들의 부족함을 알기에 대회장에 도착할 때까지 마음을 졸이며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지만 나보다 더 불안해할 아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파이팅” 하며 용기를 주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인상 깊은 스피치상’을 받았다. ABCD도 헷갈려했던 아들이 영어 원고를 외우고 당당하게 발표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감격스러워 눈물이 난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로 이를 인하여 영광을 얻게 하려 함이라’ 하시더라.”(요 11:4) ‘이 말씀처럼 죽을 병과 같았던 아들의 부족함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도구로 쓰임을 받는구나!’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이번 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한 아들은 표정도 많이 밝아지고 자심감도 생겼다. 앞으로 아들에게 일하실 하나님을 생각하면 소망스럽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