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아버지를 하늘나라에  가게 하신 하나님 
[라이프] 아버지를 하늘나라에  가게 하신 하나님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3.12.1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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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_286회 | 박옥수 목사 간증

 

 

내가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목회한 지 10년이 훨씬 넘어 20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가을이었다. 우리 교회 장로님 한 분이 옛날에 내가 복음 전도를 시작했던 ‘압곡동’과 거창 ‘장팔리’에 교회 장년들과 함께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날을 잡아 준비했다. 그 전날, 나는 대구에서 저녁 집회에 참석해 말씀을 전하고 잠을 잔 뒤 새벽 4시쯤 일어나서 예천으로 갔다. 예천 교회 새벽 모임에서 말씀을 전하고 곧바로 선산으로 달려갔다. 내가 선산에 도착했을 때에는, 서울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해 우리 교회 장로님들과 장년들이 100여 분이 넘게 모여 있었다.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선산 교회에서 아침을 먹었다. 

죽음 앞에 선 아버지의 한숨
아침 식사 후 장년들과 함께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잠들어 계신 산소를 방문했다. 나는 상상도 못 했는데, 동행한 장로님이 언제 준비했는지 예쁜 꽃다발을 아버지와 어머니 산소에 드렸다. 그 자리에서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수십 년 전에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는 친구를 무척 귀하게 여기셨다. 내가 아버지에게 예수님을 믿으라고 여러 번 권했지만, 그때마다 아버지는 ‘가을에 믿을게, 내년 봄에 믿을게’ 하고 미루셨다. 아버지 친구 분의 회갑 잔치가 있거나 다른 친구 분이 며느리를 맞는 일 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친구 분들 집안에 경사스런 일이 있으면 그곳에 가서 술을 마시며 친구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아주 좋아하셨다. 그렇게 술을 마시면서 예수님을 믿을 수는 없고, 잔치 자리에 가지 않을 수도 없으니, 잔치 후에 믿겠다고 하신 것이다. 그런데 잔치 자리가 계속 이어져 ‘가을에, 내년 봄에’ 하고 예수님 믿는 것을 미루고 또 미루셨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일흔 살이 되셨을 때, 아버지를 모시고 있던 형님이 일본에 가서 몇 달 머물러야 할 일이 생겼다. 그 기간 동안 대구에 살던 우리 부부가 아버지를 모시게 되었다. 당시 아버지는 위궤양으로 고생하셨다. 
하루는 아버지가 방에서 “은숙이 애비 있나?” 하고 나를 찾으셔서 아내와 함께 아버지 방으로 갔다. 우리 부부가 방으로 들어가자, 아버지가 자리에 누워 계시다가 일어나 앉으면서 갑자기 ‘우웩’ 하고 피를 토하셨다. 위장에 고여 있던 많은 피가 쏟아져나왔다. 나는 그런 광경을 생전 처음 보았기에 너무 놀랐다. 내 아내도 놀라서 엉엉 울었다. 우리는 곧 피를 닦아내고 새 이불을 깔아서 아버지가 거기 누워 쉬시게 했다. 
아버지는 조용하셨다. 내가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아버지, 형님도 안 계시는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면 우리가 기일이나 아버지 생각이 날 때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녹음 장치를 했습니다.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하십시오.”
“잘했다. 안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는 쉬어가며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셨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내가 죽으면 뒷산 너희 어머니 산소 옆에 묻어라.” 하셨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내가 여쭈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시면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아버지 몸은 그렇게 모시겠지만, 아버지 영혼은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아버지는 한숨을 내쉬더니 슬픈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내가 하늘나라에 가고 싶다. 그러나 늦었다. 무슨 공로가 있어야 하늘나라에 가지.”

나는 하늘나라에 가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나는 “아버지, 하늘나라는 우리 공로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이루신 일을 믿음으로 갑니다.” 하고, 예수님이 우리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 죄를 다 씻으신 이야기를 전해드렸다. 아버지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여 죄 사함을 받으셨다. 
아버지가 혼잣소리로 말씀하셨다. 
“하나님, 예수님, 감사합니다. 내 죄를 지고 나 대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나는 앰뷸런스를 불러서 아버지를 고향에 있는 집으로 모셨다. 다음날 깨어나신 아버지는 “은숙이 애비야, 어제 내가 너무 편하게 왔다. 감사하다. 너희들 찬송 좀 불러라.” 하셨다. 찬송하며 한없이 감사했다.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같이 지냈던 친구 다섯 명을 불러오라고 하신 뒤,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우리 둘째 은숙이 애비가 믿는 하나님을 믿고 하늘나라에 가네. 내가 먼저 가서 좋은 자리를 준비해 놓을 테니 자네들도 예수님 믿고 하늘나라에 와서, 우리 그곳에서도 함께 즐겁게 보내세.”
얼마 뒤 아버지는 잠이 드셨고, 주무시는 중에 숨을 거두셨다. 

아버지가 죄를 사함 받고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이 너무나 감사하다. 그래서 나는 더욱 복음을 전하고 싶고, 또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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