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소년 키오
인디언 소년 키오
  • 편집부
  • 승인 2024.01.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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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키즈마인드
생각하는 동화

오래 전, 어느 인디언 마을에 키오라는 소년이 살았어요. 그 마을 부족에게는 한 가지 전통이 있었어요. 아들을 낳아 열 살이 되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위를 살피는 법, 사냥하는 법, 낚시하는 법, 창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요. 그리고 열세 번째 생일을 맞는 날, 아들을 깊은 밀림으로 데려가서 그곳에서 혼자 밤을 지새우고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었어요.    

 

어느덧 키오도 자라 이틀 후면 열세 번째 생일을 맞아요. 마을 청년들은 유난히 겁이 많고 체격도 작은 키오가 아버지와 함께 창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내일모레가 키오의 열세 번째 생일이래.”
“그래? 그럼 밀림으로 가야겠네. 저 녀석, 겁쟁이인데 성공할 수 있을까?”
“아마 못 버티고 기절할 거야.” 
“사나운 짐승들의 울음소리! 으,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해.” 
청년들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저마다 한마디씩 했어요.  

생일 전날 밤, 키오의 아버지가 밀림으로 떠날 채비를 마치고 키오에게 다가갔어요.
“키오, 밀림에서는 창을 항상 곁에 두거라. 짐승이 나타나면 창끝을최대한 빨리, 정확하게 겨눠야 하니까.” 
“아빠, 꼭 가야 해요?”

 

키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아버지는 키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씀하셨어요. 
“물론이지! 키오야, 우리 부족 남자들은 용감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모두 이 시험을 치렀단다.”  
“하지만 너무 무서워요.”
“앞으로 위험한 밀림에서 사냥을 하고 마을 사람들도 지키려면, 이 과정을 통과해야만 해. 자, 내일 일찍 
출발할 테니 어서 자거라.”
아버지는 키오의 어깨를 한 번 두드린 후 뒤돌아 나가셨어요.  

다음 날 키오는 아버지를 따라 밀림으로 갔어요. 종일 걸어 난생 처음 가보는 깊은 밀림에 이르렀지요. 
“아빠, 얼마나 더 가야 해요?”
“거의 다 왔다. 해가 져서 어두워지면 나는 돌아갈 테니, 
혼자 밤을 지내고 집을 잘 찾아오너라.”
“아빠, 전 못하겠어요.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안 될까요?” 
“키오, 창을 잘 챙기거라.”
아버지는 키오의 말은 들은 척 만 척하고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키오를 혼자 두고 가셨어요.  

 

어딘지도 모르는 캄캄한 밀림에 남겨진 키오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어요.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움직여 소리를 낼 때마다 온몸을 움츠리고 떨었지요.  
“이렇게 겁 많은 나를 두고 가시다니. 아빠는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나 봐. 여기서 살아남아도 어떻게 집을 찾아가지?”
밤이 깊어지자 짐승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렸어요. 키오는 어둠 속 어디선가 맹수가 뛰쳐나올 것 같아 창을 꼭 잡고 있었지요. 

두려운 밤이었지만 시간은 흘러갔어요. 키오는 문득 뒤쪽에서 ‘스윽’ 하고 뭔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 뒤돌아보았어요. 그런데 저만큼 떨어져 있는 나무 위에 낯익은 그림자가 보였지요. 
“어, 저건? 아, 아빠다! 아빠가 가시지 않고 나를 지키고 계셨구나!”  
키오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창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어요.
“이제는 걱정없어. 내 곁에는 아빠가 계시잖아.”

 

어느덧 날이 밝기 시작했어요. 키오는 집에 돌아가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걸어왔던 길을 더듬어 찾았어요. 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계신다는 생각에 키오는 힘차게 집으로 향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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