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죽을 몸을 강건하게 하신 하나님
[라이프] 죽을 몸을 강건하게 하신 하나님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4.01.15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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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289회)

 

1999년 초봄에 미국과 남미에서 전도 집회를 인도하기로 계획되어 있어서 미국으로 갔다. 당시 내 몸 상태가 너무나 좋지 않았다. 미국에서 설교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침대에 누워서 지냈다.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 곧 죽을 것 같았다
미국 집회를 마치고, 동행한 아내와 의논했다. 몸이 많이 안 좋으니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계획대로 페루로 가서 집회를 인도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부부는 죽더라도 남미 집회까지 다녀오기로 하고, 밤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내도 나도 지쳐 있었다. 
페루로 가는 비행기는 좌석이 가운데에 세 자리, 양쪽 창가에 두 자리씩 있어서 한 줄에 일곱 명이 앉을 수 있었다. 나는 가운데에 있는 좌석에 앉았는데, 내 옆에 한 부인이 앉고 한 자리는 비어 있었다. 나는 옆에 있는 부인에게 ‘어디에 사시느냐’고 물으며 말을 걸었다. 그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부탁을 드렸다. 
“미안하지만, 부탁이 있습니다. 제 아내가 지금 몸이 많이 불편합니다. 창 쪽에 빈자리가 있으니, 만일 부인께서 그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신다면 저도 자리를 옮겨 여기 세 자리에 제 아내가 누워서 갈 수 있겠습니다. 정말 미안한데, 그렇게 해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 부인은 웃으면서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하며 자리를 옮겨 주었다. 나도 창 쪽에 있는 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아내가 누워서 갈 수 있었다. 
페루에 도착한 첫날부터 리마 실내체육관에서 집회가 시작되어 내가 말씀을 전해야 했다.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사회를 맡은 이용재 선교사와 함께 단상에 앉았는데, 앉아 있는 것도 견디지 못할 만큼 힘들었다. 설교 시작 시간까지 25분가량 남아서 선수대기실로 내려가 누워 있다가, 다시 올라와 설교를 했다. 설교를 마친 뒤 사회하는 이 선교사가 “강사 목사님께 안수 기도를 받고 싶은 분은 앞으로 나오세요.”라고 하여 200여 명이 앞으로 나왔다. 서 있는 것도 힘들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안수하며 기도했다. 그 후로도 계속 누워 있다가 설교 시간에만 일어나 단상에 올라가서 말씀을 전했다. 
집회를 마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겨우 한국으로 돌아왔다. 건강이 너무 좋지 않아서 곧 죽을 것 같았다.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부산에서 칸타타 공연이 이어진 며칠 동안 쉬지 않고 지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공연이 있다. 얼마 전에는 부산에서 공연이 있어서 갔다. 첫날 저녁 공연을 마치고, 다음 날 새벽 3시 반에 일어났다. 부산 지역 담당 목사님이 나를 깨워, 세수를 한 뒤 차를 타고 출발했다. 그날은 지역 교회 세 곳을 방문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첫 번째 교회에 가서 새벽기도회 말씀을 전하고, 아침을 먹은 뒤 남은 두 교회를 차례로 방문해 말씀을 전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칸타타 오후 공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장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공연 중간에 성탄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서 저녁 공연에도 함께했다. 
문득,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심하게 고생했던 지난날들이 생각났다. 그런데 주님이 나를 건강하게 하셨다. 기적적으로 몸이 좋아져서 여든 살이 된 지금도 해외를 자주 오가며 건강하게 복음을 위해 살고 있다. 시간이 되면 형제들과 함께 공을 차는 시간도 가지며 지낸다. 그 외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고 나쁜 형제들에게 모함을 받아 처음으로 재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 8:37)라는 말씀대로 하나님이 넉넉히 이기게 하셨다. 

언젠가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하루하루를 복음을 위해 살며
부산에서 칸타타 공연이 이어진 며칠 동안 쉬지 않고 지냈다. 새벽과 오전에는 지역 교회들을 방문해 말씀을 전하고, 오후와 저녁에는 공연에 함께했다. 금요일 밤에 서울로 올라와 토요일에는 성도들과 교제하고 장년회를 가졌고, 주일 예배를 마치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 마지막 공연에 함께했다. 나이가 많은데도 하나님이 뛰어다닐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금방 연말이 되었다. 
나는 보통 새벽 3시에 일어나 교회로 온다. 유일하게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때이다. 성경도 읽고, 기도도 한다. 아침이 되면 선교학교에서 강의하고, 점심을 먹는다. 
페루에 힘겹게 갔다 와서 ‘내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석 달을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때가 어제 같은데 어느덧 많은 세월이 흘렀다. 그때 죽었어야 하는 몸이었는데 하나님이 누구보다 건강하게 하셔서 지금도 복음을 위해 뛰어다닐 수 있어서 하나님 앞에 너무나 감사하다. 
늙지 않는 사람이 없고, 죽지 않는 사람도 없다. 나에게도 언젠가 죽을 날이 찾아올 것이다. 그때까지 하루하루를 복음을 위해 살며, 뛰어다니기도 하고, 고함을 치며 말씀을 전한다. 내 삶 하루하루가 주님께서 주시는 간증의 연속이다. 
우리가 자신을 보고 형편을 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낸다. 반대로 믿음을 갖고 담대하게 살면, 하나님이 모든 일에 도우셔서 복되고 영광스럽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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