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미움에서 벗어나
[라이프] 미움에서 벗어나
  • 글 | 정현주(기쁜소식동대전교회)
  • 승인 2024.02.0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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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내 마음에는 오래된 지옥이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혼하면서 의지할 곳을 찾아 부모님이 계시는 대전으로 이사했다. 직장이 청주라서 출퇴근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어렸기 때문에 부모님 가까이 살면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결정했다. 그런데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이사하는 날, 부모님에게 아이들을 부탁드렸지만 일언지하 거절하셨다. 할 수 없이 새벽에 아이들을 태우고 대전으로 가서 학교에 내려놓고 다시 청주로 가서 이삿짐을 옮겨야 했다. 부모님은 이혼한 딸이 가까이에 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으셨다. 
반면 부모님은 남동생에게는 헌신적이셨다. 집과 땅을 담보로 보증도 서주셨고, 대출을 받아서 사업 자금도 마련해주셨다. 그런데 남동생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부모님의 집과 땅을 잃을 지경이 되었다. 마음이 아파서 내 소유의 땅을 팔아서 부모님의 집과 땅을 찾아드렸다. 그 후로 부모님은 자주 내게 돈을 요구하셨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까 나중에 내가 필요할 때 부모님이 주실 거라는 생각으로 보내드렸다. 그러나 그 또한 나만의 생각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부모님은 주실 생각이 없으셨다.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서운한 감정을 억제하며 살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장성해서 결혼을 시키고 나니 부모님에게 서운한 일들이 잊혀지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원망과 미움 덩어리가 슬금슬금 솟아났다. 청소하다가도 청소기를 내팽개치고 울곤 했다. 나 자신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매일 미움이 나를 괴롭혔다. 내 마음은 지옥이 되고 말았다. 마음이 괴로우니 덩달아 몸도 괴로웠다. 
고통스럽게 살던 3년 전 어느 날, 성경을 읽고 싶었다. 평소에 누가 나를 전도하려고 하면 무시했던 나인데, 그날 나는 성경을 펴서 무조건 읽어나갔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았지만 전에 영화에서 보아서 알고 있는 이야기들은 재미도 있었다. 
성경을 세 번 정도 읽고 나니 나 혼자서 뜻도 모르고 읽어서는 평안을 얻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동료에게 성경에 대해 묻고 교회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교회에 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낯선 사람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인지라 혼자 교회에 갈 용기가 없었다. 교회 앞을 지나가며 몇 차례 망설였다. 
마침 교회를 오래 떠나 있었던 동료에게 넌지시 같이 가자고 요청했다. 망설이고 망설이던 동료가 마침내 주일 예배에 참석하자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내 마음이 복잡해졌다. 교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예배에 참석하기 싫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렇지만 내 모든 걱정은 목사님의 말씀과 성도들의 밝은 표정을 보며 사라졌다.
목사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깨끗하게 씻으셨다고 하셨다. 내가 의인이 되었다고 말씀하셨을 때 설레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다시 생각하면서 의문이 생겼다.
‘구원이 이렇게 쉬우면 왜 많은 사람이 구원받고 행복해지지 못하는 걸까? 나는 진정 구원받은 것이 맞을까?’ 
두 번째 상담 시간에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이튿날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가로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요 1:29) ‘아, 세상 죄 속에 내 죄도 들어 있구나’라는 마음이 들면서 내 죄가 다 씻어진 사실이 믿어졌다.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고, 그 사랑이 예수님을 통해 내 죄를 씻어주시고 나를 깨끗하게 해주신 사실에 눈물이 핑 돌도록 감사했다. 
구원받고 성경을 읽는데 구원받기 전에 읽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내용으로 가슴에 다가왔고, 날마다 성경을 읽으며 감사하고 감사했다. 몇 개월이 지났을 때는 그동안 나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했던 부모님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사라진 것을 알았다. 내 마음을 갉아먹고 괴롭히던 고통이 사라지자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달라졌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다 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에게는 얼굴이 좋아지고 편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를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처음에 교회에 갈 때는 주일 예배만 참석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주일 저녁 예배도 가고 수요 예배도 가고 싶었다. 하나님이 계속 마음을 이끄셔서 부인회 모임도 참석한다.
12월에는 부모님을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에 초청했는데 올케도 참석했다. 부모님이 곧 구원받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1월에는 겨울캠프에 참석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하고 민망한 상황이 전혀 없는 것을 보면서 믿음이 세상 사람들의 모임과는 다른 분위기로 만든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복음을 전해주는 복음반에 가서 말씀을 들었다. 죄의 씨로 태어난 인간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고 그 결과로 지옥에 가야 하지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모든 사람의 죄를 위해 피 흘리고 돌아가셔서 우리를 이미 의롭게 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영상 자료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울고 말았다. 복음반 강사 목사님이 ‘믿음은 말씀을 세우고 내 생각만 빼면 된다’는 말씀을 수없이 반복해주셔서 가슴 속 깊이 새겼다. 
캠프에서 세례도 받았다. 안수기도를 받으며 하나님의 사랑이 무한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겨울캠프가 4일 만에 끝나는 것이 아쉬웠다. 더 오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교회에 가는 것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구원받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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