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캠프 관광 "해운대의 쓰나미도 이겨버린 IYF의 젊은 에너지"
월드캠프 관광 "해운대의 쓰나미도 이겨버린 IYF의 젊은 에너지"
  • 전진영
  • 승인 2010.07.09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운대의 쓰나미도 이겨버린 IYF의 젊은 에너지 - Grace팀, Feith팀

“선생님~”

“아악, 시러어~!”

여기, 하늘색티를 입은 여선생님이 모래벌판 위에서 도망가고 대여섯명의 남학생들이 그 뒤를 쫓고 있다. 결국 그 선생님은 발 빠른 남학생들에게 잡혔고 그대로 그들의 손에 들쳐져서 바다로 직행했다. 행여나 다른 선생님들도 걸릴까봐 학생들이 다가오면 벌써 저 멀리 달아나 버렸다.



캠프 셋째 날의 해운대 날씨는 이상하리만큼 추웠다. 점심을 먹을 때는 바람이 불어서 김이 날아 갈까봐 마음 놓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해운대 모래 사장에 도착하니, 기껏 입었던 짧은 반바지 밑으로 흘러드는 찬 바람 때문에 으슬으슬 한기를 느꼈다. 바다 들어갈까, 말까? 여학생들은 탈의실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다가 슬슬 한명씩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러나 남학생들은 벌써 무리를 지어서 이리떼처럼 먹이를 찾으러 다니고 있었다. 바닷가 어딘가에서 소리를 지르는 곳을 쳐다보면 벌써 한 명이 그들에게 사로잡혀 바다로 몸을 날리고 있었다.

때문에 마지막까지 안 젖고 잘 견디던 여학생들과 여선생님들이 ‘풍덩’하고 바다로 다이빙을 많이 했다.

그런데 한 여자반은 오히려 선생님이 아이들을 바다에 빠뜨렸다. 안 들어가려는 학생을 선생님이 끌고가서 빠뜨리면 복수심에 그 학생은 또 다른 학생을 찾아서 끌고 갔다. 그러면 옆에서 선생님이 외친다.

“야! 걔 빠뜨려!”

불꽃 튀는 전쟁이 한창인 곳 바로 옆에서 러시아에서 온 쌍둥이 여학생들은 한가하게 돗자리를 펴놓고 누워서 썬텐을 했다. 한국여학생들은 타지 않으려고 긴팔까지 입고 왔지만 이 백인 여학생들은 오히려 타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젖은 모습으로 반끼리 사진을 찍기도 한다. 머리는 바닷물 때문에 헝클어지고 옷도 몸에 달라붙었지만 그들의 웃음은 해운대를 내리 쬐는 햇살보다 더 밝았다.



“하나, 둘, 셋”

하고 외치며 한 선생님이 사진을 찍었을 때 갑자기 선생님의 몸이 올라갔다. 아까 그 이리떼가 이 선생님을 문 것이다. 그들은 아주 공손했다.

“핸드폰, 카메라, 지갑 다 주세요.”

선생님은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맡기고 그들에게 들쳐져 높게 파도가 치는 바다로 향했다. 월드캠프 바닷가에서는 사진도 마음 놓고 찍을 수가 없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환호소리가 들렸다. 슬리퍼를 모래 양쪽에 꽂아서 골대를 만들고 축구를 하는 남학생들이 보였다. 입고 있는 티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는 사람들 속에 아직 모래에서 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흑인 학생과 몸싸움을 피해 멀리 서서 공만 기다리고 있는 백인 학생도 보인다. 누군가 슬리퍼들 사이로 공을 넣었을 때 큰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발리볼이 아닌 배구를 하는 팀도 보인다. 러시아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섞여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중 빨간 꽃무늬 수영복을 입은 여학생도 당차게 선수로 참가했다. 가끔 자신의 앞에 있는 선수에게 자신의 공을 뺏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축구와 배구 각 게임이 끝나자 그들은 게임의 승패와 상관없이 바다로 돌진했다. 물론 아까 그 이리 떼들도 먹잇감을 포착하고 그 뒤를 따라 갔다.



어느덧 해수욕 시간이 끝나고 학생들은 샤워실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 동백섬에 있는 버스로 걸어갔다. 비록 손에 들고 있는 빨래가 걱정되긴 했지만 동백섬의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들을 보며 금새 즐거워졌다.

해운대의 날씨가 춥고 바람이 불어 파도도 높았던 날이었다. 피서를 즐기러 온 사람들도 적어서 과연 오늘 물놀이는 실패인가, 살짝 걱정됐지만 역시 IYF학생들은 달랐다. 차가운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온 마음을 열고 뛰어드는 그들의 젊음은 해운대의 냉기를 싹 쫓아내버렸다. 곳곳에서 바닷물에 빠져 소리를 지르고 물을 뿌리고 모래를 던지고 공을 차던 그들에게 날씨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월드캠프에 참석하여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우고 있는 그들에게 오늘의 해운대는 하나의 도전이었고 즐거움이었다.

지금 해운대에는 쓰나미보다 더 큰 절음의 열기가 부산을 덮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