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선교사의 일기-한은석_파라과이(2회)
꼬마 선교사의 일기-한은석_파라과이(2회)
  • 한은석(10세)
  • 승인 2013.12.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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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가지고 남미를 누벼요
두 번째 이야기 – 하나님과 나
아빠(한이용 선교사)가 선교사인 은석이는 우루과이에서 태어나 지내다가 다섯 살 때 볼리비아로 이사해 어린 시절을 보냈고, 2012년부터는 남아메리카 대륙 한가운데에 있는 파라과이에서 살고 있어요. 무더운 날씨와 과라니어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어렵게 사는 파라과이 친구들을 보며 선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은석이. 이번 달부터 지구 반대편 남미에서 날아오는 은석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글|한은석(10세) 파라과이 아순시온
 
 
2013년 10월 31일 물이 아닌 착각에 빠진 나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는 한인학교에서 수영수업을 한다. 오늘도 파라과이 학교 수업을 마치자마자 수영복이랑 물안경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수영장에 도착하자마자 물속에 뛰어들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물이 차가우니 수영장 주위를 뛰면서 몸을 따뜻하게 하라고 하셨다. 나는 시간이 아까워서 잽싸게 한 바퀴 돌고 친구들과 함께 멋지게 다이빙을 하여 물속으로 들어갔다.
수영장을 돌며 신나게 헤엄을 치고 있는데 선생님이 풀장 밖으로 나오라고 하셨다. 그리고 친구들 앞에 서라고 하셨다. ‘우리가 뭘 잘못했나?’ 하고 걱정하는 순간, 선생님은 “이 아이들이 수영을 제일 잘하니 손뼉을 쳐주세요.”라고 하셨다.
‘휴, 난 또 뭐라고. 역시 운동 하면 나지’
그리고 다른 아이들보다 앞서 다음 코스인 접영을 배웠다. 팔과 다리를 개구리처럼 폴짝폴짝 접었다 폈다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수영수업이 끝나고 나를 데리러 온 단기선교사 형을 만나자마자 이야기했다.
“형, 오늘 선생님이 나랑 내 친구가 수영을 제일 잘한다고 친구들 앞에서 칭찬해 주셨다. 우리 반에서 운동은 내가 짱이야!”
“그래? 공부는? 공부도 짱이야?”
형이 묻는 순간,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아, 공부는 몇 번째인지 몰라.” 하고 얼버무렸다.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운동을 잘한다는 생각에 뭐든지 잘하는 사람처럼 들떠 있었던 것이 느껴졌다. 이런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큰 잘못을 할 수도 있는데, 하나님이 내게 ‘나는 뭐든지 잘한다’는 생각이 착각인 것을 알려주시고, 착각에 빠져 있는 나를 건져주셨다.
 
 
2013년 11월 3일 아버지와 아들
주일학교 말씀시간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아들이 삼촌과 함께 여행을 떠났는데 비행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삼촌은 죽고, 아들 혼자 살아남았다. 아들은 한참을 두려움에 떨고 있다가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두려움을 이겨냈다. 그런데 밤에 하이에나 무리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아버지한테 물어서 불을 피웠는데, 비행기에서 새어나온 연료에 불이 붙어서 비행기가 다 타버렸다. 아들은 더 이상 아버지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절망에 빠진 아들은 긴 밤을 보내며 아버지가 했던 말들을 떠올렸다.
“아들아, 아빠가 반드시 너를 찾으러 갈 거야. 그러니 너는 잘 보이는 곳에서 아빠를 기다려야 해.”

아들은 잘 보이는 곳이 어디일지 생각했다.

‘숲? 거기는 안 돼. 나무가 많아서 나를 찾지 못할 거야. 사막? 거기는 무서운 동물들이 있어서 위험해. 바닷가? 그래, 바로 거기야!’
아들은 날이 밝자 바다를 찾아 길을 나섰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몇날 며칠을 걸어간 아들은 겨우 바닷가에 이르자 쓰러져 버렸다. 아들을 찾아 나선 아버지는 비행기가 추락한 근방을 수색했다. 그리고 아들이 어디로 갔을까를 생각하다가 시야가 확 트인 바닷가로 향했다. 그리고 아들을 무사히 구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아버지와 아들이 연락을 하지 못했는데도 바닷가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서 선생님께 여쭤보았다. 선생님은 그것은 아버지와 아들의 마음이 연결되어 통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처럼 우리도 하나님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으면 그것이 가장 안전한 것이라고 하셨다.
우리 아빠는 내가 말을 안 하고 친구 집에 놀러가도 나를 찾으러 오신다. 내가 어디서 무얼 할지 다 알고 계신다. 그리고 하나님도 나를 잘 알고 계신다. 그래서 내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내 마음에 힘을 주시고 나를 도와주신다.
 
2013년 11월 10일 아, 깜짝이야!
오늘 단기선교사 형, 누나들과 파라과이 대학생 형, 누나들과 함께 코스타네라에 갔다. 코스타네라는 파라과이에서 제일 크고 좋은 공원으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인다. 공원에는 강물이 흐르는데 하얀 모래가 많아서 꼭 바다 같다. 파라과이에는 바다가 없어서 사람들은 여기를 바다로 생각하고 와서 논다. 
나는 연도 날리고 자전거도 타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곳곳에서 춤추는 사람들, 노래 부르는 사람들, 재주를 부리는 피에로 아저씨들이 공연을 하고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했다. 그런데 같이 간 형, 누나들은 별것도 하지 않고 그냥 왔다 갔다 했다.
‘형들은 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왔다 갔다만 하지?’
그때 갑자기 음악이 흘러나왔다. 형, 누나들은 조각상처럼 그대로 멈추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쳐다보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형, 누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춤을 추기 시작했다. 신나게 댄스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사람들이 신기해하며 몰려들었고 곧 함께 즐거워했다. 알고 보니 형, 누나들이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플래시 몹 댄스’를 한 것이었다. 플래시 몹이란 사람들이 정해진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동안 미리 약속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형, 누나들이 댄스를 마쳤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단기선교사 형이 사람들에게 IYF를 소개하고 월드캠프에 초청했다.
나는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 많은 사람들이 월드캠프에 온다면 우리 교회가 터지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를 만난 사람들이 모두 캠프에 와서 구원받고 하나님을 믿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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