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여명을 맞으며
아침 6시,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일어나 잠시 조용한 시간을 가진 후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해는 아직 뜨지 않았지만 밖은 그다지 어둡지 않다. 내가 사는 곳은 ‘기두라이’, 44번 마타투의 종점이다. 버스 정류장은 출근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사람들을 먼저 태워 출발하려는 마타투 안내원들의 소리와 자동차 클랙슨 소리가 어우러져 제법 생동감이 넘친다. 마타투 수십 대가 일제히 시동을 건 후라, 아침의 신선한 공기는 죄다 그놈들의 엔진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내 코 안으로는 시커먼 공기들이 들어온다. 출발하려는 마타투 안에 재빨리 몸을 실었다. 달리는 차 창 밖으로 밝아오는 케냐의 여명이 나이로비 시가지를 어두운 실루엣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내 이름은 프레드릭 키아리, GBS 프로덕션 팀의 프로듀서다. 나는 이런 아름다운 광경을 27년째 보고 있다. 그동안 나이로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서울이 변하듯 이곳의 일상도 변했다. 차가 많아지고, 도로도 넓어지고, 사람들의 옷차림도 바뀌고, 건물도 많이 들어섰다. 또, 중국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런 변화 가운데 GBS가 있다.
내 삶의 활력소, GBS
월요일 아침은 직원 전체 회의가 있는 날, 여느 회사와 달리,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사장님이 가지고 있는 회사에 대한 계획에 직원들은 초점을 맞춘다. 곧 회의를 마치고 ‘줌인 아프리카’ 프로그램에 관한 아이디어 미팅에 참석한다. 줌인 아프리카(ZOOM IN AFRICA)는 아프리카의 이모저모와 케냐의 생생한 볼거리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디어 회의는 주변 사람들에서 시작해 인터넷이나 소셜 네트워크나 신문에서 핫 이슈들을 찾아내 진행한다. 그리고 이야기거리가 있는 곳은 어디든 간다! 이번 주 줌인 아프리카(ZOOM IN AFRICA) 이야기의 무대는 말린디. 자동차로 10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뭄바사 다음으로 유명한 항구 도시다.
내 인생의 흑과 백, 그리고 해피엔딩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이때쯤 생겼다. ‘내가 죽으면 어떡하지? 어느 교회에서 내 장례식에 참석해줄까?’ 죽음을 생각하면서, 부모님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부모님을 따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가난한 삶에 실망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아흐메드’라는 이름이 주어졌고, 하루에 두 번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갔고, 금요일마다 이슬람 옷을 입고 기도회에 참석했다. 나는 아버지의 간절한 부탁으로 다시 교회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케냐 교회에 있는 ‘마하나임 아카데미’를 만나 그곳에서 성경 말씀을 들으면서 삶의 모든 의문들이 풀렸다. 몇 달 후에는 구원받는 큰 기쁨을 누렸다. 구원받은 후, 하나님께서 당신의 약속대로 내 삶의 범위를 넓혀가셨다. 내 꿈은 클럽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닌, 복음 전도자로 바뀌었다.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방송국에서 교육받을 기회가 주어졌고, 지금은 GBS에서 복음이 필요한 이들에게 방송으로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되었다. 나는 이곳에서 인간의 눈에 보이는 계획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소망이 GBS방송국과 함께하고 있음을 선명하게 확인한다. 무엇보다 나를 구원하시고 삶에 목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