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여인을 찾아서
사마리아 여인을 찾아서
  • 글 김소리 기자
  • 승인 2015.07.0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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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경세미나 이야기

 
언니 친구의 눈물
해마다 늦봄에서 초여름이면 열리는 서울 대전도집회지만 이번 대전도집회는 특별히 감사했다. 언니의 친구가 구원받는 과정 속에서 성령이 일하심과 하나님이 한 사람을 사랑하셔서 죄 속에서, 고통스런 삶과 생각 속에서 이끌어내시는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언니는 친구와 스물 여섯 살에 방송국에서 만났다. 언니는 아나운서였고, 친구는 PD였다. 언니가 방송국을 그만둔 후로도 두 사람은 오랫동안 연락하며 가깝게 지냈다. 언니는 이따금 친구에게 신앙 이야기를 했지만 ‘이렇게 잘 나가는 애가 예수님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언니 친구는 오랫동안 방송국에서 PD로 일하다가 몇 년 전에 독립해 회사를 경영했다. 국제 회의, 포럼, 기업 행사 등을 기획하고 컨설팅해 주는 회사였다. 똑똑하고 담대한 성품을 지니고 있어서 회사는 성장해 갔고, 언니 눈에는 그런 친구가 대단해 보였다. ‘역시 회사 운영도 잘하는구나! 저렇게 잘하는 친구에게 무슨 어려움이 있을까?’
 성경세미나가 시작되기 직전에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독일 마르크트오버도르프 국제 합창대회에서 1등을 한 터라, 언니는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찬양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시면 목사님의 설교 말씀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전화를 거는 순간 언니는 무척 부담스러웠다는데, 전화를 받은 친구가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안부 인사를 몇 마디 나누지 않아 갑자기 펑펑 울며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야기한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며 어려운 적도 많았지만 최근처럼 마음이 어려운 적은 없었다고.

하나님이 친구에게 일하고 계심이 분명해!
언니 친구는 성경세미나 둘째 날 저녁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찬송을 들으며 ‘이렇게 잘 부르는 합창단이 있느냐?’며 연신 감탄했다. 이어 강사인 박옥수 목사님이 말씀을 전했는데, 갑자기 답답해하기 시작했다.
 설교가 끝난 후, 신앙상담을 나누게 하려고 언니는 친구와 함께 기쁜소식강남교회의 조규윤 목사님을 만났다. 친구는 개인적으로 상담하는 시간 갖는 것을 굉장히 반가워했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회와 성당을 다녔지만 삶의 문제나 신앙 문제들로 목회자를 만나 상세하게 상담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언니 친구는 상담을 나누기 위해 앉자마자 많이 울었다. 처음 언니와 통화할 때 울었던 것처럼 한참을 울다가 조 목사님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성당을 오래 다니고 교회에도 다녔기 때문에 레위기에 나오는 속죄제사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다고 했다. 조 목사님은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설명하며 복음을 전했다. 언니 친구는 진지하게 듣고, 말씀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물었다.
 “예수님이 하신 일은 알겠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말씀을 듣고 이해가 간다고 해서 죄가 사해지고 구원받을 수 있습니까?”
 비록 구원의 확신을 갖지는 못했지만 언니 친구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말씀에 무척 놀라워하며 다음날 다시 참석하기로 했다.
 언니는 친구가 말씀을 진지하게 듣고 사고하는 모습을 보며 감사한 마음에 젖었다. 그럴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늘 씩씩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었기에, 마음에서 한계를 느끼며 목마름을 느끼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하나님이 친구에게 일하고 계심이 분명해!’

 
 
‘아, 이 성경 이야기가 내 이야기구나!’
언니 친구는 셋째 날에도 참석해서 말씀을 들었다. 신기하게, 그날은 박옥수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 전날 왜 그렇게 답답하고 짜증이 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날도 조규윤 목사님과 상담을 했고, 말씀을 아주 달게 들었다. 그리고 바쁜 일이 많아 일요일쯤에 다시 만나 상담하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날, 일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언니 친구의 마음에 ‘하나님이 집회에 가기를 원하시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 터진 상황이었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말씀을 들으러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6월 5일 금요일, 그날은 성경세미나 장소가 기쁜소식강남교회였다. 언니 친구는 교회를 찾아오면서 많이 헤맸다고 한다. 교회 근처를 빙빙 돌다가 겨우 교회 입구를 찾아 들어오는데, ‘하나님이 이곳에 오게 하시려고 나에게 그런 어려움을 주신 거였어? 하나님이 이 숲 속에 교회를 꼭꼭 숨겨놓으셨네!’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도 조규윤 목사님과 상담을 나누었다. 조 목사님은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강도 만난 자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자신을 찾아오는 강도를 한 사람 한 사람 다 때려눕히고 그 힘으로 ‘할 수 있다’고 외치며 자기를 믿고 살지 않았습니까?”
 언니 친구는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누가복음 10장을 죽 읽어가다가 ‘아, 강도 만난 이 사람이 나구나! 이 이야기가 내 이야기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오랫동안 성당과 교회에 다녔지만 성경에는 관심이 없었다. 한 번도 성경 이야기와 자신을 연관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성경 내용을 이해도 할 수 없었다. ‘무슨 이렇게 어려운 이야기가 있지?’라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난생처럼 성경 말씀이 마음에 들어온 것이다. 언니 친구는 그 일을 기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복음을 받아들였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하시는 말씀이기에, 자신을 위해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친구가 참 많이 변했어. 다른 사람 같아.”
언니 친구는 많은 이야기를 했고, 계속해서 말씀을 듣기 원했다. 주일예배와 후속 집회에도 참석하고 싶다고 했다. 전에 다니던 교회들에서는 통성으로 기도하며 전도를 잘하고 성실해야 천국에 간다고 해서 너무 싫었는데, 차분하게 말씀을 전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줘서 좋다고 했다. 감동적인 찬송을 들려주는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스토리에도 관심을 가졌다.
 주일예배 때 나란히 앉아서 설교 말씀을 듣고 있는 언니와 친구!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언니 친구는 그동안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꺼내놓으며 ‘내가 교만했었다, 거만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랬기에 실패했다고 했다.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하나님이 자신을 구원하시려고 인생에서 일해오신 부분도 느끼고 있었다.
 언니는 “친구가 참 많이 변했어. 다른 사람 같아. ‘나는 내 일에 있어서는 전문가지만 성경에 대해선 모르기 때문에 네가 시키는 대로 쫓아다니며 배워야 해!’라고 말하는 거야”라고 하며 감사해했다. 말씀 CD를 사서 회사 직원들에게 들려주기도 하고, ‘신앙생활을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구원받은 사람은 아니었다’며 주위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친구의 모습이 언니는 볼수록 신기한 모양이었다.

 
 
집회의 주인공이었던 사마리아 여인은 바로 언니 친구였다
언니와 언니 친구를 옆에서 지켜보며 대전도집회는 온전히 하나님만 일하시는 시간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1년에 두 차례 대전도집회를 갖고, 그때마다 집회 소식을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전단지도 만들고, 포스터도 준비하고, 가판전도도 하고, 기도회도 하고, 헌금도 하고…. 많은 것을 하지만, 실제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우리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일은 하나님만 하셨다. 한 사람의 인생에 찾아가셨고, 마음을 무너뜨려 주셨으며, 말씀 안으로 들어오게 이끌어 주셨고, 사랑으로 품어 주셨다.
 대전도집회에 참석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하나님이 한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번 집회의 주인공이었던 사마리아 여인, 그 여인은 바로 언니 친구였다.
 대전도집회 기간에 그라시아스 합창단은 예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100곡이 넘게 불렀다. 그 찬송들은 서울의 사마리아 여자들이 구원받는 것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었다. 그 마음이 매일 오전과 저녁에 잠실 실내체육관을, 그리고 기쁜소식강남교회를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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