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모두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로
자녀들이 모두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로
  • 정애자(광주제일교회)
  • 승인 2015.07.01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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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의 자녀에게

 
1984년에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1남 3녀를 낳았다. 1991년에 남편이 구원받았는데, 하루 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집에 오더니 날마다 퇴근하면 교회에 갔다. 남편이 구원받고 7년 후에 내가 구원받았다. 구원받기 전 삶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스런 시간들이었다. 어느 날 남편이 내게 물었다.
 “자네, 천국에 갈 수 있는가?”
 “당신 붙잡고 가면 갈 수 있지요.”
 “아니야. 천국은 그렇게 가는 곳이 아니야. 구원받지 못하면 지옥이야.”
 “지옥이 다른 곳이 아니네요. 내가 지금 지옥에서 살아요.”
 하나님이 나를 구원하시려고 참 많은 일들을 하셨다. 남편의 사업이 실패했고, 큰딸이 대학교 1학년 때 정신분열증에 걸렸다. 내 삶에 어느 한 부분도 딛고 일어설 구석이 없었다.
 1998년에 대덕 수양관에서 복음을 듣고 구원받았다.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강도 만난 자가 나였다. 정말 감사했다. 구원받고 6개월쯤 되었을 때 당시 담임 목사님이었던 조성화 목사님이 부산으로 이동해 가시면서 “교회에 꼭 붙어 있으세요. 그러면 은혜 입을 거예요”라고 하셨다. 그리고 “자매님, 자녀들이 모두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로 쓰임 받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그때가 IMF 위기 때였고, 남편이 사업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에 나는 웃으면서 “목회자는 IMF도 안 타고 좋겠네요”라고 했다. 목사님은 ‘목사도 IMF가 있다’고 하시며 웃으셨다.
 조 목사님의 이야기를 잊고 살았는데, 말씀이 현실이 되었다. 어려울 때 함께했던 둘째 딸(양산교회 모의신 사모)이 전도자의 아내가 되었고, 셋째 딸(모현신)은 케냐 미고리로 단기선교를 다녀오더니 다시 아프리카로 가고 싶다고 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한번 갔다 왔으면 됐지 어딜 또 가려고 해? 꼭 아프리카에 가야 해?” 하지만 하나님을 이길 수는 없었다. 딸은 오욱진 선교사와 결혼해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하나님이 나에게도 약속의 말씀을 주셨다.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서 동서남북에 편만할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창 28:14) 
 
 그리고 말씀대로 막내아들도 복음의 일꾼이 되어 부룬디라는 작고 가난한 나라에서 복음의 꽃을 피우고 있다. 아들 모대곤 선교사는 2013년에 선천적 뇌혈관질환인 ‘해면상 혈관종’이라는 진단을 받고 죽기 직전까지 갔는데, 하나님이 살리셨다. 아들이 8시간에 걸쳐 대수술을 받는 동안 내 마음에는 형편밖에 없는 나의 모습을 봤다. 박옥수 목사님은 시편 105편 15절 말씀을 우리들에게 선포해 주셨다. “이르시기를 나의 기름 부은 자를 만지지 말며 나의 선지자를 상하지 말라 하셨도다.” 어떤 형편과도 타협하지 않고 아들의 영혼만을 생각하시는 목사님의 마음이 강하게 느껴졌기에 염려와 인간적인 생각들을 다 버릴 수 있었다.
 부룬디는 현재 내전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보시는 부룬디는 소망의 나라다. 박옥수 목사님이 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모 형제, 부룬디 사람들이 장차 자네를 ‘나를 살린 모대곤’이라고 부를 걸세.”
 나는 박 목사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매일 부룬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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