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보화, 참외에서 복음으로
내 인생의 보화, 참외에서 복음으로
  • 손인모(기쁜소식성주교회)
  • 승인 2015.10.28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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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간증

지난 한 해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하나님이 우리 교회 성도들을 가장 행복한 사람들로 만들어 주셨다. 예배당 건축은 내 생각과 우리 형편 안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김동성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우리를 이끌어 주었다.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네가 스룹바벨 앞에서 평지가 되리라…”(슥 4:7) 큰 문제를 만나면 평지처럼 걸어가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대로 하나님이 행복하게 예배당을 건축하게 하셨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2월 26일에 박옥수 목사님을 모시고 헌당예배를 드렸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두고 기뻐하여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샀느니라.”(마 13:44)
 박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믿음은 발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 믿음, 능력을 발견하고 사는 것입니다. 보화를 발견하지 못하고 내 재산을 팔아 밭을 사려고 하면 너무 어렵습니다. 보화를 발견한 후 재산을 팔아 그 땅을 사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보화를 발견한 사람은 집을 팔아도, 땅을 팔아도, 수고하고 힘들어도 보화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목사님이 굉장히 행복해 보였다. 목사님의 삶과 내 삶은 많이 달랐다. 목사님에게는 예수님과 복음이 보화였지만, 나는 30년 동안 참외 농사를 지으며 참외를 생명처럼 귀하게 여기고 온 마음을 쏟아 길렀다. 해마다 예수님의 은혜를 입어 농사가 잘되었지만 마음이 높아지고 공허할 때가 많았다. 헌당예배 때 말씀을 들으면서 ‘올해는 농사가 망하더라도 보화를 가진 자로서 복음을 전하고 믿음으로 살면 후회가 없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음에서 참외 농사를 접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하나님, 참외 농사를 하는 형제들이 세상 사람들보다 돋보이게 하시고, 참외를 도구 삼아 복음을 섬기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셨다. 놀아도, 실수해도 농사가 잘되겠다는 마음이 들어왔다. 복음을 섬기면 행복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태복음 13장 44절 말씀이 내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구원받은 것을 간증하기 시작했다. 바쁜 때에도 사람들이 농장을 방문하면 복음을 전했다. 우리 농장 옆에는 지난 해에 참외 농사를 지으러 외지에서 들어온 이상우 씨가 산다. 그에게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그가 멀리서 우리 부부를 지켜보고 있다가 내 눈이 맑고 깨끗하다며 마음을 열고 다가왔다. 며칠 후 그 집에 찾아가니, 술에 취해서 ‘제발 나를 여기서 구해 달라’고 내 손을 잡고 애원했다. 부모를 잃은 아픔, 이혼, 사람들에게 사기 당한 일….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며칠씩 술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하나님이 나에게 붙여 주신 사람이었다.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을 주며 읽어 보라고 권했다.
 참외는 가장 많이 출하하는 4~5월에 고품질 참외를 많이 수확하지 못하면 그 해 농사는 망했다고 봐야 한다. 4월 말, 성주의 1500 농가가 출하하는 공판장에서 우리 농장이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목사님의 기도대로 하나님이 돋보이게 하시는구나!’ 많은 사람들이 참외 농사를 배우기 위해 우리 농장에 찾아왔다. 참외 농사를 잘할 수 있는 마인드도 이야기하고, 예수님을 믿기 전에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이었는지 간증도 했다.
 우리 농장 참외 선별 작업장 옆에 낡은 컨테이너가 있는데, 그곳을 카페처럼 꾸몄다. 찾아오는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인생 이야기도 주고받으며 복음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실크 벽지도 바르고, 최고급 싱크대도 설치했다. 복음을 섬기기 위한 일이라 생각하니 돈이 많이 들어도 행복했다.
 하루는 동네 선배 분이 아내와 함께 참외를 구경하러 농장에 왔다. 대기업에서 간부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분이었다. 참외밭을 둘러보고 ‘이렇게 좋은 참외, 이렇게 많이 달린 참외는 처음 본다’고 했다. 컨테이너 카페로 모시고 가서 내가 구원받은 간증을 했다. 이야기를 한참 듣고는, 선배 분이 “옛날에 너희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와 술을 한 잔 하며 이야기하시는 것을 들었는데, 둘째 아들 놈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하시더라.” 하였다.
 아버지는 평생을 술로 사셔서 집안 형편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 아버지를 나는 늘 원망했다. 그런데 내가 군대에 간 사이에 아버지가 구원을 받으셨다. 술도 끊고, 마을 정자나무 아래서 사람들에게 전도하고, 친척들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하셨다. 내가 휴가를 나오면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나처럼 살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간청에 못 이겨 제대하고 여름 수양회에 참석해 구원을 받았다. 아버지는 내가 구원받은 것을 확인하고는 “이제는 됐다!” 하며 기뻐하셨다. 당시 아버지는 이미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3개월 후, 아버지는 고통 없이 평안하게 돌아가셨다.
 나는 구원받기 전 술로 사셨던 아버지의 눈에도 근심스런 아들이었던 것이다.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지만 그래도 내가 괜찮았는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그런 나를 예수님이 바꾸신 것이다.
 지난 6월, 박옥수 목사님이 손자들을 데리고 농장에 오셨다. 아이들에게 힘든 일을 경험하게 해주려고 참외를 따러 오신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참외 따는 일을 시작했다. 해가 떠올라 하우스 안이 점점 뜨거워져 가는데도 덥다고 하거나 하우스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이 없었다. 더 이상 딸 참외가 없어서 목사님과 함께 하우스에서 나오는데, 옆집에 사는 이상우 씨가 왔다.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 읽고 있던 중에 저자를 만난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그 후 이상우 씨는 여름 수양회에 참석해 구원받았다. 그가 교회에서 간증하는 모습을 보며 감격스러웠다. 

 

 10월에는 새 예배당에서 첫 집회를 가졌다. 집회 준비가 많이 부족해서 ‘한 사람이라도 올까?’ 하고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교회 목사님이 “성주 땅에 우리 교회를 만나 예수님께로 돌아올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집회를 하면 사람들이 옵니다.” 하셨는데, 15명이 새로이 집회에 찾아와서 복음을 들었다. 집회 셋째 날 저녁, 설교 말씀을 마치고 사람들이 예배당 여기저기서 여러 목사님들과 개인 신앙상담을 나누는 소리로 예배당이 떠들썩했다. 그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며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게 얼마 만인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말할 수 없이 감사했고,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 앞에서 행복했다.
 집회를 마치고 가진 첫 주일 예배에 집회 때 복음을 들은 세 사람이 참석했다. 우리는 교회 잔디밭에서 풀을 뽑고 물을 주며 지냈는데, 하나님이 말씀대로 역사하셨다.
 요즘 나는 전에 내 신앙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았던 때와 많이 다르게 살고 있다. 우리 교회 목사님과 같은 마음으로 복음을 섬기도록 하나님이 나를 이끌어 주셨다. 보화를 발견하기 전의 삶과 후의 삶은 아주 달랐다. 복음을 위해 물질을 드리는 것도 쉽고, 복음을 전하는 것도 쉽고 재미있다.
 마지막 참외 출하를 마치고 농협 담당자에게 매출 실적을 물었다. 내 이름이 제일 높은 곳에 있었다. 이제 내 인생의 보화는 예수님이고 복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좇아 열심히 일하며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 나도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지만, 이제는 그들이 갖지 못한 참된 행복을 가지고 있다. 교회와 함께 복음을 섬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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