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아버지,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 박상태(멕시코 몬테레이교회)
  • 승인 2015.10.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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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아버지,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전화를 자주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기쁜소식 10월호에 실린 아버지의 편지를 읽으면서 생각하다 보니 문득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아버지, 1990년 12월 31일을 기억하세요? 그날 아침에 아버지가 어머니와 돈 때문에 싸우고 밖으로 나가셨잖아요. 어머니는 유서를 써놓고 저를 부르셨습니다. “상태야, 나는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다. 엄마가 먼저 가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말고 동생하고 잘 지내라.” 어린 저에게 그런 일들은 너무 큰 충격이었습니다. 저도 어머니를 따라서 죽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는 그날 밤 술에 취해 들어오셔서 처음으로 우리에게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너희에게 이 빚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빚을 갚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이 방법 저 방법을 써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죽고 싶었지만 죽지도 못했다. 너무 미안하다.” 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버지가 우리를 생각하고 계셨구나. 우리들을 아끼셨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형편 속에서 살았던 우리 가족이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와 연결되었고, 복음을 듣고 모두 구원받았습니다. 저는 사실 하나님을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는데, 지금은 멕시코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어 있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정말 죽고 싶었던 그날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우리 죽을 때 죽더라도 1주일만 교회에 가보자.” 하나님이 아버지에게 그 마음을 주셨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을 찾는 마음 말이죠. 그 마음이 우리 가족을 귀한 구원 안으로, 복음 안으로 이끌어주었습니다. 저는 지금 푸에르토리코 월드캠프를 준비하기 위해 푸에르토리코에 와 있습니다.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으셔서 식사도 잘 못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도할게요. 건강하시고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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