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칸타타] 캐나다 토론토. 마음을 움직이는 칸타타
[북미 칸타타] 캐나다 토론토. 마음을 움직이는 칸타타
  • 김진욱 기자
  • 승인 2018.09.24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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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파인푸드 센터

미국은 참으로 큰 나라다. LA에서 뉴욕까지 하루 10시간씩 차를 타고 달려도 꼬박 닷새가 걸린다. 드넓은 땅에서 빡빡한 스케줄로 진행되는 북미 칸타타 투어. 그래서 칸타타 공연팀 스태프들은 차량 등받이에 몸을 누이고 눈을 붙이곤 한다. 
2018 북미 투어 네 번째 공연인 토론토 칸타타. 이날은 간밤에 등을 땅에 대고 잘 수 있었다. 비록 4시간이었지만 참 편안했다. 방송팀을 위해 준비된 15인승 밴은 의자를 두 개 떼어내니 넓고 멋진 RV차량이 되었다. 필라델피아에서 차로 8시간을 달리면 나오는 캐나다와의 국경, 그리고 국경에서 다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기쁜소식 토론토교회. 오후 7시, 토론토교회 성도들이 준비해 준 따뜻한 저녁을 먹고 8시에 전체 스태프 모임을 갖는다. 

9월 22일 새벽 4시, 부엌에서는 112명의 그라시아스합창단 단원들과 100명이 넘는 스태프들의 식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늘 그렇듯이 분주하지만 모두들 행복해한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은 쉬지 않고 늘 움직이는 합창단이다. 오전 7:40 공연장인 파라마운트 센터 도착 및 체조 → 8:00 아침식사 → 9:00 파트별 연습. 칸타타의 레퍼토리는 늘 정해져 있지만 악보를 익히고 악기들 간의 음정과 호흡까지 맞추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무대 위에서 더 정확하고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려면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캐나다에서 사역하는 중국인 리천씽 사모는 한국에 갔다가 상하이를 경유해 캐나다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중국계 미국인 제프리라는 분을 알게 되어 IYF와 칸타타를 소개했다. 그는 3주 연속으로 토요일마다 7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데려왔고, 이들에게 마인드교육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은 올 때마다 5시간씩 손편지용 봉투를 접었고, 마지막 주에는 실전교육을 해야 한다며 ‘IYF 봉사자 1명+새 자원봉사자 3명’으로 조를 짜서 집집마다 손편지를 배달했다. 제프리 씨는 기자들도 10명이나 소개해 주었다. 기자들은 IYF가 실시하는 마인드교육에 대해 듣고 놀라워하며 신문에 사흘에 걸쳐 IYF, 그라시아스합창단을 기획특집 시리즈로 실어 주었다. 그 기사를 본 많은 사람들이 IYF로 연락을 해 왔다. 

캐나다 기쁜소식 토론토교회 김지헌 목사

 

꼰슈엘로 목사

CLF(Christian Leaders Fellowship, 기독교지도자모임) 초청
캐나다에 사는 민족 수는 무려 198개, 이들이 쓰는 언어는 191개에 달한다. 그래서 각자 자기 언어로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많다. 스페인어를 쓰는 꼰슈엘로라는 여자 목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의 교회는 토요일에 예배가 있어 칸타타에 올 수 없다고 했다. 남편도 “우리가 어떻게 칸타타에 가?” 하고 거절했다. 하지만 토론토교회의 김지헌 선교사는 ‘안 되는구나’ 하고 그냥 돌아서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선교회와 IYF의 활동을 소개하던 중 최근 캐나다 원주민을 미국의 IYF 캠프에 초청하고 마인드교육도 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꼰슈엘로 목사 부부는 “원주민들을 어떻게 그렇게 변화시킬 수 있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그들 역시 지난 10년간 원주민을 위해 일했지만 고맙다고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며 갑자기 “우리는 다 칸타타에 갈 거야”라고 했다. 다른 필리핀 교회 주소들을 여러 곳 알려주기도 했다. 

이번에 도움을 많이 준 필리핀 교회 버지니아 마테오 목사
스페니쉬 교회 커뮤니티 의장을 맡고 있는 펠리페 곤잘레스.

어느 필리핀 교회에서는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냐?”며 성도들이 3천 달러를 모아서 주었다. 올해 여든인 토론토교회의 문인식 장로는 현지의 한국 신문에 광고를 내자고 했지만, 부담스러웠다. 지금까지 한인들이 칸타타를 많이 방해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시편 91편 3절의 ‘극한 염병에서 건지실 하나님’에 대한 말씀을 읽었다. 기쁜소식선교회가 실제로는 전혀 나쁜 교회가 아니고 다만 소문이 안 좋게 났을 뿐인데, ‘이 염병과도 같은 소문에서 하나님이 건지시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우선 중앙일보를 찾아갔는데 사장이 ‘작년 칸타타에 갔었는데 너무 좋았다’며 전면광고를 내 주었다. 한국일보에서도 전면광고를 내주었다. 한인 합창단도 그라시아스합창단의 동영상을 보며 놀라워했고 관람을 하기로 했다. 

CLF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한이용 목사(파라과이교회)

매년 여름 원주민 캠프를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러 다니면서 많은 이들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도 그들에게 칸타타를 소개했다. 사람들은 “당신들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까?” 하고 놀라워하며 감동을 받았다. 어떤 이는 “나는 나를 위해서 돈을 벌지만 당신들을 돕고 싶다”며 쌀, 과자, 음료수, 국수 등 예배당 절반을 채울 만큼 후원해 주었다. 그들 대부분이 칸타타에 오기로 약속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의 박은숙 단장은 합창과 기악연주 외에도 음향, 조명, 무용, 연기 등 공연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 전문적인 감각을 갖고 칸타타를 만들어 간다.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모든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돌아가는 공연에서 이처럼 다양한 분야를 전문적인 안목을 갖추고 이끌기란 불가능하다.

3초 만에 정확하게 .....
국립무용단원 김병조 형제

국립무용단 소속으로 여러 큰 무대에서 주연을 맡은 김병조 형제는 말한다. 
“성악의 전문가는 성악 이외의 분야는 잘 모른다. 칸타타 정도의 무대를 매끄럽게 진행하려면 각 분야별로 감독이 10명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단장님은 혼자서 무대세트, 조명, 영상, 의상, 기악, 성악, 무용, 연기 등 공연의 모든 요소를 생각하며 무대를 이끌어 나간다. 안 되는 부분은 될 때까지 연습시킨다.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무대전환을 마술을 부리듯 딱 3초 만에 정확하게 하는 것은 기술만으로는 안 된다. 이렇게 모든 부분에 있어 정확하게 공연을 진행하는 감독은 만나본 적이 없다. 그러니 단원들 모두가 온 마음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메시지를 전하는 박방원 목사

공연을 잘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복음 앞에 마음을 열게 하기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대충 넘어가거나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 김병조 형제는 지난 여름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스바보드나’ 전국투어 공연에도 참여했다. 그때 함께한 시간이 행복해서 기회가 되면 그라시아스와 다시 함께하고 싶어 하던 중, 이번 칸타타의 안무지도를 부탁받은 것이다. 그는 주저없이 미국행을 결심했고 북미 칸타타 투어에 합류했다. 
공연팀이라면 대개 전문적으로 공연을 하며 본인들이 잘하는 테크닉을 표현하려고 한다. 반면 그라시아스는 초창기부터 전문적인 테크닉을 배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크나큰 감동을 안긴다. 그것은 테크닉이 아니다. 테크닉에는 마음이 담겨 있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그라시아스는 온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기에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여느 공연팀이 기술에 마음을 쓴다면, 그라시아스합창단은 마음을 움직이는 데 온 마음을 쓴다. 

“전문가로서 이 칸타타를 봤을 때 전문가보다 더 전문적인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칸타타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이야기합니다. 관객은 칸타타를 보는 동안 칸타타가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 찾게 됩니다.”
공연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 “춤을 잘 춘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그 춤으로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려운 일이다. 

“합창단은 연습량이 많아요.” 그라시아스는 하루를 연습으로 시작해 연습으로 끝낸다. “저도 국립무용단에서 작품을 준비할 때 하루 8시간 이상은 연습하지 않는데, 그라시아스합창단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작품만을 위하는 것 같아요. 100퍼센트 보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신과 마음이 칸타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날 저녁 토론토에서도 그라시아스의 칸타타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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