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압곡동과 장팔리교회에서
[라이프] 압곡동과 장팔리교회에서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3.11.20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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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_285회 | 박옥수 목사 간증

내가 구원받고 선교학교에 입학해 기본 과정을 마친 뒤, 평생 잊을 수 없는 압곡동으로 향했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지만 하나님이 지키셔서 압곡동에서 9개월을 보냈다. 그 기간에 내가 복음을 전해서 손을순 자매님이 처음으로 구원받아 한없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하나님의 인도로 거창에 있는 장팔리교회로 갔다. 

장팔리교회가 시작된 배경 
거창고등학교에 전영창 교장 선생님이 계셨다. 당시 거창은 시골의 군 소재지였지만 거창고등학교는 우리나라의 어느 고등학교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학교였다. 전영창 교장 선생님은 교실을 더 지으려고 계획했는데, 시골 학교에 그 공사를 할 만한 재정이 없었다. 교장 선생님은 고심하다가 미국으로 가서 교회들을 방문해 기부금을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분이 미국으로 건너가 어느 교회에서 도움을 요청했을 때, 맥카피라는 분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학교 짓는 일을 돕고 싶지만 가진 돈이 없습니다. 나는 건축가입니다. 내가 한국에 가서 학교 짓는 일을 직접 하겠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맥카피 씨가 한국에 와서 거창고등학교를 짓는 일을 맡아서 진행했다. 
맥카피 씨는 건축가였지만 선교 활동도 병행했다. 한국 사람들이 구원받아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창 장팔리에 땅을 구입해 예배당을 짓고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한국을 위해 더 큰 일을 하고 싶어서 오산에서 선교학교를 시작했다. 가난한 한국 사람들이 좀 더 잘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목장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내 일생에서 가장 기쁜 시간이었다
당시 한국에는 미국인 선교사를 중심으로 수백 명의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거듭난 몇몇 선교사님들이 대구에서 선교학교를 시작했다. 나도 구원받고 몇 달 후 새로 시작한 선교학교에 들어가 신앙을 배우기 시작했고, 기본 과정을 마친 뒤 압곡동으로 가서 지냈다. 
맥카피 선교사님이 거창을 떠난 뒤 장팔리교회의 상황이 어려워지자 그분은 대구에 있는 선교학교에 교회를 부탁했고, 거창에서 가까운 압곡동에서 지내고 있던 내가 장팔리교회로 가게 되었다. 가난했던 시절이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장팔리교회에서 지내는 동안 사람들이 구원받는 역사가 계속되었다. 
장팔리로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심재열, 김종용 두 청년을 만나 복음을 전해서 두 사람이 구원받아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예수님의 피로 죄 사함을 받고 변화되는 은혜를 입는 모습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 장팔리에 처음 갔을 때에는 초등학교 여학생 둘이 교회에 나왔는데, 어느덧 40명 가까이 모였다. 우리는 매일 저녁 모였다. 함께 찬송하고, 간증하고,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밤 10시쯤 되어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가난했지만 대부분 가난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고, 매일 행복하게 지냈다. 압곡동에서 장팔리교회로 옮겨가 군에 입대할 때까지 보낸 1년 반이 내 일생에서 가장 기쁜 시간이었다. 
군에서 제대했을 때에는 장팔리교회에서 다른 전도자가 일하고 있어서 나는 김천에서 복음을 전했다. 그 후 대구로 옮겨가 복음을 전했고, 1976년부터 선교학교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복음 전도자들이 양성되어 주님의 은혜로 곳곳에 보내는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선교사들이 파송되어 해외에서 가장 크고 활발하게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그곳을 방문해 지난 날들을 회상하면서 
며칠 전에 우리 교회 장년들이 내가 복음을 전했던 압곡동과 장팔리교회 등을 방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년들과 함께 그곳에 찾아가 지난날들을 회상하면서 깊은 감사에 젖었다. 복음을 전하며 보냈던 그날들이 되돌아보아도 정말 값지고 아름다웠다. 
기쁜소식선교회가 작게 시작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은 전 세계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전하는 복음을 듣고 죄에서 벗어나 주님의 품에 안기는 귀한 역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귀한 일을 할 수 있어서 말할 수 없이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은 선교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거듭나는 역사가 이어지길 바란다. 또한 구원받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복된 신앙생활을 하는 은혜를 누리게 되길 바란다. 
내가 열아홉 살에 구원받고 시작한 복음 전도가 여든 살이 되도록 이어지고 있다. 나를 붙들어 그 길을 걸어오게 하신 하나님, 우리가 전한 복음을 듣고 많은 사람이 구원받고 복된 삶을 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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