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약과 믿음
[오피니언] 약과 믿음
  • 글 | 윤준선(기쁜소식한밭교회)
  • 승인 2024.04.09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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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호 기쁜소식
자연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섭리(8편)

 

과학의 발전은 인간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의 원리를 드러냈다. 지동설이 맞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우리가 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에 오류가 있음을 가르쳐준다. 성경 속 많은 말씀과 비유가 자연 현상을 인용하고 있는데, 오늘날 우리가 얻은 과학 지식이 성경을 새롭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번 호에서는 약과 믿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본다.

인간에게는 몇 개의 질병이 있을까? 희귀질환을 모두 포함하면 어림잡아 1만 개의 질병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이 가운데 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얼마나 될까? 500종 정도의 질병밖에 되지 않는다. 
질병 수에 비하면 매우 적지만, 약이 개발되면서 인류에게 가져다준 혜택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조선시대 왕의 평균 수명이 47세였고 평민은 30여 세로 추정하는데, 2023년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기대 수명은 83.6세다. 20세기, 농업의 발달과 더불어 의학과 약학의 발전은 인류의 건강을 크게 개선하였다. 약은 어떻게 약으로 기능하는 것일까?

약의 발견
약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의 기원전 3,500년경 기록에서부터 시작해 중국의 기원전 2700년경 기록을 포함해 동서양에서 식물을 이용한 처방 기록들이 남아 있다. 이런 약용 식물의 사용은 18세기까지 이어져 오다가, 19세기 산업혁명에 발맞춰 진행된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근대 약학이 태동한다. 
아편은 덜 익은 양귀비의 열매에 상처를 내면 얻어지는 액을 건조한 것으로, 진통과 진정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독일의 제르튀르너는 이런 아편이 어떻게 효과를 가지는지 연구해, 단일 유효 성분을 순수 분리해 정제해내었다. 그것이 모르핀이다. 모르핀을 시작으로 다양한 식물에서 약 성분을 분리해내어 약으로 개발하였다. 현재까지도 식물에서 유래한 물질을 이용한 약의 개발은 중요한 약 개발 접근 방법이다. 
대표적인 소염진통제인 아스피린은 수천 년간 알려진 버드나무 껍질의 효능에서 착안해 분리해낸 ‘살리실산’이라는 화합물을 조금 변형하여 약으로 개발한 경우다. 
식물에서 유래한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천연물에서 유래한 약들도 개발되었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은, 플레밍이 우연히 푸른곰팡이(학명: 페니실리움)가 폐렴을 일으키는 포도상구균의 생장을 저해하는 것을 보고 발견한 물질이다. 
이후 화학이 발달하면서 천연물에서 유래하지 않은 새로운 약들이 개발되어 인류의 질병 치료에 기여하고 있다.

약은 어떻게 기능하나?
그렇다면 약은 어떻게 약으로 그 효능을 나타내는 것일까? 모든 약이 동일한 작용 기작*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약이 유사하게 작동한다. ‘자물쇠-열쇠’ 모델로 설명되는 방식이다. 잠겨 있는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는 자물쇠에 딱 맞는 모양의 열쇠가 필요하다. 
약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특정 단백질과 만나야 한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단백질이 존재하고, 약은 그 가운데 치료하려는 질병과 관련된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도록 설계된다. 여기서 질병 치료를 위해 약이 결합해야 하는 단백질이 자물쇠이고, 거기에 딱 맞는 약이 열쇠이다. 자물쇠의 모양에 열쇠가 맞춰지듯이, 특정 단백질의 ‘포켓pocket’이라는 부위에 들어맞도록 약이 설계된다. 주머니에 손이 들어가듯이 단백질 포켓에 잘 맞는 화합물일수록 단백질과 결합하는 힘이 강하고, 더 적은 양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길항제**antagonist로 분류되는 약물이 작용하는 기작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자. 우리 몸에서 단백질은 원래 결합하는 생체 물질이 있다. 이 물질과 결합해야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그런데 단백질 중 질병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된 것들이 있다. 이 경우, 그런 단백질의 기능을 저해시키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 단백질이 결합하는 생체 물질보다 더 강한 결합력을 가진 물질이 필요하다. 바로 약의 역할이다. 특정 단백질의 포켓에 원래 결합하는 생체 물질보다 결합력이 더 강한 물질로 이루어진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그러면 생체 물질과 약물이 하나의 포켓에 결합하려고 경쟁하고, 결합력이 강한 약물이 우위를 차지해 단백질이 생체 물질과 결합하지 못한다. 결국 그 기능이 저해되어 병이 치료되는 약효를 나타내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처방, 말씀을 믿음으로
한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만나는 문제와 어려움은 몇 가지나 될까? 크고 작은 문제들과 매일 수시로 일어나는 마음의 문제까지 포함하면 적지 않은 수일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우리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얼마나 될까? 해결됐다고 생각한 문제는 해결된 것일까?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한계 안에서 불완전한 형태의 것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온전한 해결책을 제시하시는 분이 계신다.
성경은 우리 질고와 고통을 예수님이 당하셨다고 말씀한다. 우리가 만나는 어떤 문제도 더이상 나의 것이 아닌 예수님의 것이고, 예수님은 그 문제를 이미 해결하셨다고 말씀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은 무엇일까? 그것은 예수님이 아닌 우리 생각이 문제들과 결합되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 생각에서는 내 문제를 예수님이 지고 가시지 않은 것처럼, 해결하시지 않은 것처럼 여기게 한다. 
삶에서 만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처방전은 우리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다. 질병 치료를 위해 단백질과 원래 결합하는 생체 물질보다 결합력이 강한 약을 개발하듯이, 우리 생각과 말씀 사이의 싸움에서 말씀이 생각을 밀어내고 마음에 결합할 때 온전한 치료가 가능해진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이미 문제를 해결한 말씀과의 결합에 달려 있다. 


윤준선 이학박사. 카이스트와 동 대학원에서 식물학을 전공하며 식물의 면역과 발달을 연구하였다. 현재 ㈜팜한농에서 인류의 먹거리 생산을 위해 작물 재배에 유용한 유전자와 작물보호제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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