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의 둘째날이 밝았다.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어제 만났던 학생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피곤함보다는 설렘으로 가득하다. 망고를 한 손에 쥔 채 탑탑에 탑승했다. 아이티의 아침 공기는 시원하다. 그래서 탑탑을 타고 달리다 보면 바람이 얼굴을 스쳐 기분이 좋아진다. 학생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한결 가볍다.
오늘은 Vincent라는 학교를 방문했다. 뙤약볕 아래에 위치한 학교. 그늘도 없고 먼지로 가득하지만 그런 환경에 아랑곳 않고 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모였다.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아이티 학생들을 위해 이곳에 온 자원봉사자들의 시간이 더욱 빛나는 순간이다.
“저는 댄스를 잘 못 해요.” Song & Dance 수업에 들어온 학생의 수줍은 한 마디. 작은 키에 미소가 예쁜 Melanie라는 여학생이었다. Melanie는 모두가 신나게 춤을 추는데 혼자만 어쩔 줄 몰라 하며 가만히 서있었다. “처음이 어려운 거야. 계속 따라 하면 할 수 있어.”라고 말했고 잠시 고민을 하더니 조금씩 따라 하기 시작했다. 작은 부분이지만 부담을 넘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 Melanie의 얼굴이 행복함으로 물들었다.
“저는 이번 영어캠프에서 학생들을 다음 스케줄로 인도하고 관리하는 그룹 리더를 맡았습니다. 학생들이 스티커를 받기 위해 너도 나도 손을 들고 캔디 하나를 받는 것에도 감사해하는 것을 보면서 제가 사는 뉴욕의 학생들이 생각났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이런 것에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데 아이티 학생들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아이티 영어캠프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습니다.” – Jan Enriquez
노래 하나만 틀고 춤만 췄을 뿐인데도 행복을 느끼는 아이티 학생들.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대개 많은 것을 갖추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작은 것에서부터 오는 것임을 아이티 학생들을 보면서 알 수 있다.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주러 왔지만 결국 그들을 통해서 배우는 자원봉사자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면서 점점 풍요로워지는 아이티 영어캠프의 둘째날이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