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영어캠프 특집, '바다의 모래알 같이'
아이티 영어캠프 특집, '바다의 모래알 같이'
  • 안우림 기자
  • 승인 2013.06.10 0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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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이한솔 선교사와의 만남

지난 6월 3일부터 아이티에서는 IYF영어캠프가 열리고 있다. 6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캠프는 총 7개의 학교에서 만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특히 영어캠프 안에 있는 복음반을 통해 수많은 학생들이 복음을 듣게 된다. 2010년 대지진의 피해 이후 꿈과 삶을 잃어버린 아이티 학생들. 그들에게 소망을 전달하는 IYF 영어캠프. 그 감동의 순간들을 아이티의 이한솔 선교사에게 들어보았다. 

 

선교사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일주일 전에 딸을 출산하셨다고요. 정말 축하 드립니다.

작년에 유산을 한번 겪고 이번에 애기를 갖게 됐는데, 무사히 태어나서 정말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정말 감사하네요. 선교사님은 아이티에 언제, 어떻게 오셨어요?

작년 2월에 왔습니다. 어떻게 왔나… 가라고 하니까 왔죠 (웃음)

▲ 교제하고 있는 이한솔 선교사

아.. 그렇죠..(웃음) 그럼 아이티에 선교를 간다는 걸 알았을 때 마음이 어떠셨어요?

저는 솔직히 아이티를 오고 싶었어요. 언젠가 박옥수 목사님이 멕시코 캠프를 가셨는데 아이티에서 학생들이 와서 목사님께 아이티에 선교사를 보내달라고 했대요. 지진이 나서 폐허가 된 이후에요. 제가 그 말씀을 듣고 아이티에 가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아이티에 보내달라고요. 근데 얼마 후에 종훈이 형이 아이티로 선교를 가더라고요. 그래서 ‘아.. 아이티는 내가 갈 곳이 아닌가 보다.’ 하고 있었어요. 근데 또 제가 아이티로 파송된 거에요. 원래 이렇게 젊은 선교사들이 연달아서 같은 나라로 가는 게 드물거든요. 그래서 ‘하나님이 날 아이티에 보내시길 원하셨구나. 감사하다.’ 이런 마음이 들었죠.

 

네. 선교사님에게 아이티로 가고 싶은 마음을 주시고 그걸 이루시는 걸 보니까 정말 하나님이 선교사님을 아이티로 보내셨네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IYF 영어캠프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작년 2월에 아이티에 오셨으면 오자마자 바로 영어캠프를 함께 준비하셨겠네요. 작년 영어캠프는 어땠나요?

작년에는 처음으로 아이티에서 영어캠프가 열렸습니다. 처음이지만 5천명이나 되는 많은 학생들이 캠프에 참석했었습니다. 복음반을 통해서 그 학생들이 모두 복음을 들었다는 게 참 감사했습니다. 특히 현지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었는데 총 36명의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모두 구원을 받았었습니다. 그 학생들이 교회에 많은 기쁨이 되고 열매가 되었던 캠프였습니다.

 

▲ 손수 시멘트 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들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모두 구원을 받았다고요. 정말 감사한대요. 캠프 이후에도 그 학생들이 교회와 연결되었습니까? 

네. 그 자원봉사자 36명 중 20명은 꾸준히 교회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저희 아이티 교회를 지었습니다. 작년 6월에 영어캠프가 끝난 후 아이티 교회 예배당을 새로 짓는데 이곳에서는 중장비를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15명이 밤새도록 시멘트 작업을 해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에 영어캠프 자원봉사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우리 예배당 짓는데 봉사할 사람 와달라고요. 그랬더니 자원봉사자 100명이 모였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방학기간이라 할 일이 없는 학생들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손으로 직접 시멘트를 나르고 개고 하면서 공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1층을 다 지었는데, 2층을 짓는다고 하니까 친구들을 다 데려와서 150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6개월 동안 공사를 했는데, 그 학생들이 없었으면 교회를 짓지 못했을 겁니다.

 

▲ 공사가 진행중인 아이티 교회

와.. 정말 대단합니다. 맨손으로 공사를 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정말 교회에 마음을 열고 함께하는 그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그럼 올해 자원봉사자들은 좀 어떤가요?

올해는 시작 2달 전부터 워크숍을 했습니다. 총 500명의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지원했는데 300명의 학생들이 실제 워크숍에 참석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와서 감사했지만 아무나 자원봉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가 정해놓은 규정을 어기면 가차없이 탈락시켰습니다.

 

 

그 규정이 뭐였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실 수 있으세요?

그 규정이 좀 엄격하긴 했지만 한번 말해보자면.. 워크숍을 하는 2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말씀을 전했는데요. 사실 성경세미나를 한 셈이죠. 여하튼 그 2달간 하루라도 빠지면 탈락, 지각을 해도 탈락, 말씀 시간에 졸면 탈락이었습니다. 참여할 자세가 안되면 모두 탈락이었죠. 저희는 하나님의 마음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렇게 모인 총 1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영어캠프에 댄스, 통역 등의 역할로 함께했습니다.

 

▲ 말씀을 듣는 아이티 교회 성도들

영어캠프 자원봉사자 선발 기준이 영어가 아니라 말씀과 연관돼 있다니.. IYF 영어캠프는 하나님이 일하실 수 밖에 없단 마음이 드는데요. 그런데 학생들은 그런 선발기준을 잘 받아드렸나요? 불만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워크숍을 참석하면서 학생들의 마음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캠프 자원봉사를 지원했는데 왜 교회에 와서 말씀을 들어야 돼?’ 하고 의아해 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 학생들이 점점 말씀을 받아들이고 구원을 받더니, 나중에는 “나를 자원봉사자로 안 뽑아줄지라도 전 구원을 받아서 너무 기쁩니다. 교회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네가 무슨 의인이냐’며 핍박도 받았습니다. 그런 간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주 뜨거웠었습니다.

 

▲ 아이티 학생들과 이한솔 선교사

하나님은 정말 여러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신다는 마음이 드는데요. 영어캠프에서 봉사를 하러 왔다가 하나님을 만난 자원봉사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큰 복을 입은 것 같습니다.

그럼 워크숍 외에 실제적인 캠프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올해는 지난 캠프의 두 배 규모인 만명을 목표로 캠프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려운 형편에도 부딪혔습니다. 5월 28일부터 6월 14일까지가 아이티에 있는 모든 학교가 시험기간인데, 그 시험기간 중 4일을 우리에게 빼준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캠프를 열었던 학교들에서는 이미 우리 프로그램을 알기 때문에 흔쾌히 캠프를 받아주었지만, 새로운 학교들은 우리가 어떤 프로그램을 하는지도 모르고 시험기간도 겹쳐 꽤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 일요 예배 후 2부 부인회 모임

아, 그런 어려움이 있었군요. 그럼 참석 학생 만명의 목표는 이루셨습니까?

네. 하나님이 놀랍게 길을 여셨습니다. 교육부 직원 중 포르토프랭스(아이티의 수도) 내의 전체 학교를 담당하시는 분이 IYF소개를 듣고 마음을 열었고, 직접 학교들에 우리 영어캠프를 개최하기를 권하는 연락을 돌려서 여러 학교에서 캠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교장선생님은 저희가 3번이나 찾아갔는데 너무 바쁘셔서 단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가보자는 마음으로 학교에 찾아갔습니다. 그때 딱 차를 타고 학교에서 나오는 교장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저희가 5분 동안 영어캠프 소개를 하자 바로 학교에서 캠프를 하자고 했습니다. 학교를 섭외하는 데 있어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캠프는 총 7개의 학교에서 열리게 되었고 만명의 학생들이 캠프에 참석합니다.

 

▲ 아이티 교회 학생들과 함께

와.. 만명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길을 여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그럼 선교사님, 이 영어캠프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이티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돈을 벌려고 학교에 나오는 선생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교에 애착이 없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선생님이 없을 때도 참 많습니다. 인도자가 없는 학생들은 꿈을 잃어버렸고, 학교에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학생들 전원에게 무료로 이렇게 다양한 수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이티에선 IYF 영어캠프가 유일무이합니다. 캠프 이후 아이들은 ‘나도 영어를 할 수 있구나!’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아주고, 무엇보다도 그들 마음에 구원을 선물로 주면서 학생들에게 영원한 기쁨을 선물하죠. 영어캠프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 새로 지은 아이티 교회

네. 그럼 선교사님, 아이티의 미래를 상상하신다면 어떤 마음이 드십니까?

2010년에 큰 지진이 왔습니다. 아직도 그 순간을 기억하는 이들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하고, 그 때 이후로 삶을 포기하고 인생을 막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티가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캠프를 통해 IYF에 대한 인식이 ‘열정이 있고 진정한 희생을 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라는 것으로 너무나 좋게 심어져 있습니다. 그런 인식 속에서 IYF에서 다른 행사를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 행사에 참석해 복음을 들을 것입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 만명이 복음을 듣고 그 다음 캠프에 2만명, 그 다음 캠프에 3만명 이렇게 참석한다면 아이티는 복음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 아이티 교회 합창단

그럼, 아이티의 미래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런 말을 해도 되지 모르겠지만 다시 아이티에 지진이 난다면 그들은 이제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하나님이 아이티를 지진이 나도 하나님을 힘입어 일어설 나라로 바꾸실 것을 믿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아이티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는 선교회 식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관심만 가지지 마시고 좀 오세요. 얼마나 좋습니까. 직접 오셔서 함께 해주세요. 하나님이 아이티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끼실 수 있습니다.

 

선교사님과 대화를 나누는 내내 소소한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이 오고 갔다. 솔직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아이티에 대한 소망을 얘기하시는 선교사님을 보면서 정말 ‘지진이 다시 일어난다면 이제 이들은 다시 일어서겠다.’란 마음이 들었다. 자신들이 타락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지진으로 아이티를 저주하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이티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저주가 아니라 사랑을 주고 싶음을 알려주고 계신다. 하늘의 무수한 별과 같이, 바다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이티 사람들을 구원하시고 그 사람들로 아이티를 번성케 하실 하나님. 당신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아이티를 만들어 가시는 것을 볼 때 하나님 앞에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글/ 굿뉴스코 12기 미국 동부 안우림, 이현정, 임현아

사진 / 김진욱, Anthony Ar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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