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문제는 혼자 풀려고 해서 풀리는 게 아니다
'교류' 문제는 혼자 풀려고 해서 풀리는 게 아니다
  • 키즈마인드
  • 승인 2013.06.1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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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서로 흐르는 교류
교류(交流)란 근원이 다른 물줄기가 서로 섞여 흐른다는 뜻입니다. 둘 이상의 사람이나 단체가 경험이나 생각들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 ‘교류한다’고 합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지만 고여 있는 물은 썩습니다. 마음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생각 안에 갇혀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마음에 병이 듭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다 보면 문제에서 벗어나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물에 빠져서 발버둥치고 있을 때 물 밖에서 누군가 조금만 끌어당겨주면 쉽게 나올 수 있지 않습니까? 우리 마음에 어떤 문제가 있을 때에도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면 어렵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책을 찾으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굉장히 쉬워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혼자 고민하고 혼자 괴로워하다가
초등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심각하게 염려할 것이 아닌데도 혼자서 고민하다가 문제를 크게 키우기도 합니다. 학교공부, 친구관계, 부모님과의 갈등 등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기만 해도 웬만한 문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를 놓고 혼자서 고민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몰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학생은 학교성적 때문에 걱정하다가 그 스트레스를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다가 자살을 택했습니다. 이렇게 마음의 고통을 다른 사람과 나누지 못하고 혼자서 괴로워하다가 안타까운 결과를 맞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 반드시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 주변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어른들에게 이르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이 두려워서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은데, 어른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마음의 문제도 대화로
“저를 그냥 내버려 두세요. 전 안 돼요. 상담도 여러 번 했지만 안 돼요!”
자기 생각만 믿고 어둡게 지내는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마인드교육을 해주시는 박옥수 목사님이 그 학생을 만나 이야기했습니다.

“네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구나. 너와 같은 학생을 둔 부모님이 이혼하시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니? 아버지는 너를 아버지 편으로 만들려고 하고 엄마는 어떻게든 너를 엄마 편으로 만들려고 할 거다. 그래서 두 분 다 네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네가 원하는 대로 맞춰줄 거야. 네가 잘못해도 꾸짖지 않고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할 테고. 또 너는 엄마하고 있다가 짜증나면 아버지한테 가면 되고, 아버지하고 있다가 불편하면 엄마한테 가면 돼. 그렇게 네 멋대로 살기 때문에 너를 잡아줄 사람이 없어. 그것이 너를 불행하게 만드는 거야.
목사님은 계속해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학생이 한참을 듣더니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습니다.

“목사님 말씀이 맞아요. 저는 정말 그렇게 살았어요. 부모님이 다 잘해주시긴 했지만 아무도 저의 행동을 바로잡아주지 않았어요. 저는 멋대로 살고 이렇게 고집불통 문제아가 된 거예요.”

“너는 문제아가 아니야. 그냥 마음을 열면 돼. 처음에 너는 상담해도 안 된다고 했지? 그렇게 안 된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안 될 수밖에 없었어. 이제 마음을 열어 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 그러면 네가 달라져.”
그 뒤로 그 여학생은 친구들과 대화도 하고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밝은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유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비싼 값에 사와야 수 천만 대의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습니다. 원유가 없으면 사와야 하는 것처럼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법도 같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내가 해결할 힘이 없으면, 나 혼자 끙끙대며 힘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누구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면 고립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장왕의 1차적인 생각과 2차적인 생각
옛날 중국 초나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번은 초나라 장왕이 전쟁을 끝내고 고생한 장수들을 불러 격려해 주고자 왕궁 뒤뜰에서 큰 잔치를 열어주었습니다. 장왕과 신하들은 술을 마시며 흥겹게 잔치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별안간 바람이 불어 연회장 촛불들이 다 꺼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어두컴컴한 연회장 한쪽에서 장왕의 애첩이 “앗!” 하고 비명을 지르더니 소리쳤습니다.
“폐하, 어떤 자가 내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신하들이 웅성웅성하며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왕의 애첩은 “폐하, 그 자의 관 끈을 뜯었으니 빨리 불을 켜서 관 끈이 없는 자를 찾아 처형해 주시옵소서.” 하고 소리쳤습니다. 잔치 자리가 조용해지고 장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습니다.
‘감히 내 앞에서 그런 행동을? 당장 잡아 죽이리라!’
그런데 잠시 생각해 보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오늘 나라를 위해 충성한 신하들을 기쁘게 하려고 잔치를 베풀었는데, 이런 일로 신하를 처형한다면 잔치가 어떻게 되겠는가? 나도 술에 취했을 때 실수한 적이 있는데, 술에 취해 실수한 것을 가지고 벌을 내리면 안 되겠다.’
조금 전까지는 1차적인 생각으로 그 신하를 당장 잡아 죽여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다시 생각하니 벌을 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여봐라! 불을 켜지 마라!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관 끈을 전부 뜯어 던져라. 만일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그냥 두지 않겠다. 알겠느냐?”
사람들은 장왕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모두 관 끈을 뜯어 던져버렸습니다.
“이제 불을 켜고 다시 연회를 즐기자!”
연회장에 촛불이 켜지고 장왕과 신하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즐겁게 잔치를 즐겼습니다.
세월이 흘러 3년 뒤 이웃 진나라에서 군사들을 이끌고 초나라를 쳐들어왔습니다. 그때 한 장수가 “소신이 목숨을 다하여 적을 무찌르겠나이다.” 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 장수는 부하들을 이끌고 나가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기세등등하던 진나라 군사들은 사기가 꺾여 도망을 갔고 초나라가 승리했습니다. 전쟁이 마치고 장왕이 그 장수를 불렀습니다.
“그대가 이 나라를 구했도다! 내가 큰 상을 베풀겠노라.”
그런데 그 장수는 납작 엎드리며 이상한 말을 했습니다.
“폐하! 저를 죽여주시옵소서!”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생명을 돌아보지 않고 나라를 구한 그대를 죽이다니. 그대에게 마땅히 상을 내리리라.”

“폐하! 3년 전 왕궁 잔치 자리에서, 술에 취해 폐하의 애첩에게 입을 맞춘 사람이 바로 접니다. 그날 소신은 죽었어야 하는데 폐하께서 살려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폐하께 은혜 갚을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하늘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겼으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를 죽여주시옵소서.”
장왕이 장수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습니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그대가 나라를 건지고 나를 살렸소!”
이 이야기는 1차적인 생각과 2차적인 생각의 결과가 얼마나 다른지를 잘 보여 줍니다. 1차적인 생각은 어떤 문제나 현상을 대할 때 즉각적으로 반응해 나오는 것입니다. 만약에 장왕이 마음이 상한 1차적인 생각에서 끝냈다면 그 신하는 그날 죽고, 얼마 뒤 나라는 큰 어려움에 빠졌을 것입니다. 장왕은 1차적인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좀더 깊이 생각했기 때문에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1차적인 생각을 넘어서
마음이 고립되고 자기를 믿는 사람들은 1차적인 생각에 머물러 있습니다. 늘 1차적인 생각으로 끝내고 행동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고 어려움을 겪으며 후회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생각하기를 귀찮아합니다. 그래서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하고 생각하지 않고 행동합니다. 미술 시간에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빨리 대충 작품을 끝내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꾸 더 생각하다 보면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처음 생각한 대로 했다가는 큰일 났겠다!’ 하면서 잘못된 상황에서 벗어나는 사람으로 바뀝니다. 우리는 반드시 깊이 생각해야 하고 그럴수록 좋은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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