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상(換錢商)의 눈속임
환전상(換錢商)의 눈속임
  • 조경원 선교사(가나)
  • 승인 2013.08.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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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 살면서…

 








 
가나는 불어를 사용하는 나라인 토고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가나에서는 ‘가나 시디’를 사용하고 토고에서는 ‘프랑 세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두 나라의 국경을 통과하는 곳에는 돈을 바꾸어주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내가 가나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토고 선교사님이 나에게 “국경에서는 환전하지 마세요.” 하셨다. 환전상들이 돈을 바꾸면서 눈을 속인다는 것이었다. 나는 어떻게 속이는지 실감이 잘 가지 않았다.
한번은 여행하던 중에 국경에서 환전하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 보통은 여행하기 전에 내가 사는 테마에서 돈을 바꾸는데, 그날은 국경을 지나면서 돈을 바꾸어야만 했다. 한국에서 온 어느 장로님과 함께 돈을 바꾸려고 나섰다. 내가 “100달러를 바꾸겠습니다. 프랑 세파는 얼마입니까?” 하자, 환전상들이 “48,000세파!” “50,000세파!” 하였다. 50,000세파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 그 사람한테서 돈을 바꾸기로 했다.
그 사람이 돈을 세어서 주는데, 5,000세파 지폐가 아홉 장밖에 되지 않았다. 내가 “이거, 아홉 장이잖아.” 하자 자기가 다시 세더니 “어? 한 장 부족하네.” 하고는 동생을 부르며 “한 장 가져와!”라고 소리쳤다. 동생이 5,000세파 지폐를 한 장 가져오고, 그 사람이 내가 보는 앞에서 그 지폐를 아홉 장 위에 올려놓고 다시 세기 시작했다. 나도 눈으로 따라서 세었다. 정확히 열 장이었다. 나는 세파를 건네받고 그에게 100달러를 건넸다.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주위에 도둑들이 있는 것 같아, 나는 돈을 얼른 호주머니에 넣고 자동차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차안에서 돈을 꺼내서 다시 세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2장이 부족했다. 차에서 내려 그 사람을 찾았지만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 꼼짝없이 속고 만 것이다. 동행한 장로님에게 무척 미안했다. 그 후로 나는 돈을 바꿀 때마다 마지막에 내가 다시 세어본다.
한번은 박옥수 목사님과 여행하던 중에 돈을 바꾸어야 했다. 가나에서 달러를 가나 시디로 바꾸려는데, 환전하는 사람이 돈을 적게 주었다. 내가 돈이 적다고 하자 자신이 다시 세어보더니 “두 장이 모자라다”며 내 눈앞에서 두 장을 더 올려놓고 다시 세었다. 다 센 후 나에게 주기에 내가 다시 세었다. 이번에는 네 장이 모자랐다. “당신은 도둑이야! 당신과는 환전 안 할 거야!” 나는 돈을 던져주고 나왔다.
내 눈을 믿었다면 2장을 올려놓았으니 다시 셀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한 번 속았기 때문에 내가 다시 돈을 센 것이다. 사탄은 사람보다 훨씬 지혜롭다. 그래서 내가 보는 것, 내가 아는 것, 나를 믿는 것을 통해서 우리를 속인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사탄에게 자주 속으면서도 또 우리 자신을 신뢰하면서 산다.
“아무도 자기를 속이지 말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미련한 자가 되어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미련한 것이니 기록된 바 지혜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궤휼에 빠지게 하시는 이라 하였고”(고전 3:18~19)
나를 믿는 것은 사탄에게 자신을 내주는 것임을 우리는 발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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