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의 이름은 별!
그대들의 이름은 별!
  • 편집부
  • 승인 2014.03.04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돌아온 단기선교사들의 이야기

 
 

 
 
 
 
 

 

 
미국 뉴욕으로
아버지가 목회자인 까닭에 나는 교회 안에서 자랐다. 그런데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교회의 일들을 나의 시각으로 보았다. 교회에서 행해지는 여러 일들이 사람으로 말미암아 이뤄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서운할 때가 있었고, 불평하는 마음도 자주 가졌다. 그래도 교회에서 본 것이 많기 때문에 내가 단기선교를 가면 복음의 일을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선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미국 동부로 단기선교를 지원한 아이들과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에 지원한 아이들, 모두 100여 명이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내가 나이도 있고 교회에서 오래 지냈기 때문인지, 하나님이 부족한 나를 반장으로 세우셔서 아이들의 마음을 조율하는 일을 맡기셨다.
4월에 ‘바이블 크루세이드’를 가졌을 때나 8월에 있을 월드캠프를 준비하면서는 별 문제 없이 잘 지냈다. 자연스럽게 나를 믿는 마음이 커졌고, 영어가 서툰 선교사님들을 보면 ‘저런 영어로 어떻게 복음을 전했을까?’ 하는 마음을 가졌다. 나는 아버지가 미국에서 선교할 때 어려서 영어를 배워 영어를 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선교사님들이 하나님이 세운 종들이 아니라, 그냥 ‘선교학교에 갔으니까 선교사가 되어서 미국에 왔지’라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선교사님들이 하는 이야기를 쉽게 생각했다. 마음은 닫은 채 열심히 일만 하려고 했다.

 

내가 너무 악하고 거만해서 돌이킬 수밖에 없었다
6월에는 아이티 영어 캠프에 다녀왔고, 8월에는 뉴욕 월드캠프에 참석했다. 월드캠프를 마치고는 100여 명의 단원들이 15개 지역 교회로 흩어졌다. 나는 5명의 단원과 함께 뉴올리언스로 갔다. 뉴올리언스 교회는 형편이 열악하기 때문에 힘들고 고생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나님이 나를 그곳으로 보내신다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고, ‘내가 목사님의 아들이고 교만하니까 일부러 어려운 곳에 보내는구나’ 하며 서운한 생각만 들었다. 나는 뉴올리언스처럼 작은 교회가 아니라 고생할 일이 없는 큰 교회에 가고 싶었다.
뉴올리언스에 도착해,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최인호 목사님을 만났다. 목사님은 나처럼 어릴 적부터 영어를 배운 데에다 미국에서 계속 지내면서 영어를 사용했기에 내 영어 수준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세련된 영어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설교했다. 그동안 내가 영어가 서툰 선교사님들을 판단했던 것과 반대로, 목사님이 “네 영어 실력은 미국에서는 수준이 떨어진다” 하셨다. 그 외에도 목사님은 나를 한 부분 한 부분 간섭하셨다. 내가 바른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것, 선교사님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함께하지 않는 것 등등. 잔소리를 듣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최 목사님과 함께 두 달 동안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준비하고 홍보했다. 함께 지내다 보니 목사님이 인간미가 없고 차갑게 느껴졌다. 나와는 성격이 안 맞는 것 같고 마음도 흐르지 않아서 ‘빨리 시간이나 흘러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칸타타를 준비하고 홍보하는 일은 하나님이 아름답게 하셨다. 공연장을 빌리고, 많은 대관료를 내는 일들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내 마음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뉴올리언스의 칸타타 공연일은 10월 6일이었다. 그런데 공연일 직전에 허리케인이 올라오고 있어서 시에서 ‘모든 공연이나 행사를 취소하라’고 했다. 뉴올리언스는 전에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도시가 쑥대밭이 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목사님은 기도회를 인도하면서 “물이 포도주로 변하듯 하나님이 칸타타를 이미 아름답게 바꾸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떠다 주기만 하면 됩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이야기가 내 마음에 흘러들어올 리 만무했다. ‘차라리 허리케인이 와서 공연이 취소되면 좋겠다’는 악한 마음까지 품었다. 다른 형제 자매들은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있는데…. 그런 내 모습이 내가 봐도 불쌍했다. 비로소 내 모습이 보였다. 내가 얼마나 악한지, 얼마나 교만한지, 얼마나 교회와 목사님을 대적하고 있는지 하나님이 보게 하셨다.
나는 구원받은 후 하나님 앞에서 마음을 돌이켜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너무 추악하고 거만해서 마음을 돌이킬 수밖에 없었다. 쓰레기요,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내 모습을 알게 되니까 내가 복음의 일에 쓰임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하나님이 내가 그런 사람인 것을 발견하게 해주신 것이 감사했다. 목사님이 하시는 이야기가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난생처음 마음으로 돌이키고, 마음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멕시코 영어 캠프에 참가할 자원봉사자를 10명만 모집하자”
뉴올리언스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워싱턴 교회로 갔다. 나는 단기선교사로 지낼 수 없을 만큼 교만한 사람인 것을 알았기에, 목사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마음에 그대로 받고 싶었다. 하나님의 종이 하는 이야기는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마음이 무너지니까 실제로 목사님의 음성이 마음에 크게 들렸다.
워싱턴 교회의 김상열 목사님은 우리에게 “멕시코 영어 캠프에 참가할 자원봉사자를 10명만 모집하자”고 하셨다. 멕시코까지 오가는 데에만 왕복 50시간이 넘게 걸리기에, 한 사람의 자원봉사자도 찾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생각을 믿지 않았다. 목사님이 하신 이야기를 하나님이 하신 말씀으로 믿었다. 그렇게 믿고 일하니까 하나님이 신실하게 역사하셨다. 일주일 남짓 홍보했을 때, 우리가 한 일은 별로 없는데도 정확히 10명이 멕시코 영어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가겠다고 했다. 그것은 정말 우리가 일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당신의 말씀대로 일하신 것이었다.
우리는 10명의 친구들에게 우리가 하는 활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들은 우리 이야기를 듣고는 ‘마인드 교육도 받고 싶고, 50시간 차를 타고 오가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복음도 듣고 싶다’고 했다. 열 사람 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을 우리가 찾으려고 하면 한 사람도 찾기 힘들 텐데, 하나님이 그렇게 준비해 주신 것이다. 열 사람 다 캠프 참가 비용도 냈다. 나중에 그 친구들은 멕시코 영어 캠프에 참석해서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다. 정말 감사했다.

“이번에는 워싱턴 시민들에게 필요한 돈을 도네이션(기부) 받자”
김 목사님은 다시 우리에게 “멕시코까지 가려면 15인승 차가 필요하고, 거기에 드는 기름 값이 1,500달러다. 이번에는 워싱턴 시민들에게 우리가 멕시코에서 영어 캠프를 하는 취지와 그 규모를 설명하고, 필요한 돈을 도네이션(기부) 받자”고 하셨다. 이번에도 내 마음이 목사님의 마음과 하나가 되었다. “하나님이 이 일을 이미 정하셨으니 되지 않겠습니까!” 하고 발을 내디뎠다. 그 후 우리가 도네이션을 받으러 나가기만 하면 하나님이 기부할 사람들을 준비해 주셨다. 3일 만에 1,500달러를 다 채웠고, 일주일 만에 4,000달러의 기부금이 모였다. 하나님을 알리고 영어 캠프를 알리니까 시민들이 좋아하고, 더 많은 돈을 후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사람들에게 기부금을 받아서 우리 마음이 기쁜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시는 것을 보는 것이 정말 기뻤다. 하나님은 매일 우리에게 당신이 일하신 간증을 주셨고, 우리는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말하며 마음에 기쁨이 가득했다. 내 생각 안에 머물러 있을 때에는 몰랐지만, 하나님을 믿고 나가니까 불가능한 상황에서 하나님이 신실하게 일하시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하나님이 다 준비해 주셨으니 하나님을 믿고 가자!’
워싱턴 교회에서 10분 거리에 조지메이슨 대학이 있고, 거기에 정유선 교수님이 있다. 그분은 뇌성마비에 걸렸지만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교수가 되었고, 2012년에는 한국 여성으로는 최초로 그 대학에서 ‘최고 강의상’을 수상했다. 하루는 청소년 마인드 잡지 <Tomorrow 투머로우>에서 그 교수님의 삶 이야기를 잡지에 싣고 싶다며, 나에게 글로벌 기자 신분으로 인터뷰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 든 생각은 ‘내가 어떻게 그런 교수님을 만나서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였다. 하지만 그것은 내 생각이었다. 교만하고 쓰레기 같은 내 생각을 더 이상 받아줄 수 없었다. ‘이번에도 하나님이 다 준비해 주셨으니 하나님을 믿고 가자!’ 하는 마음으로 교수님을 만나기로 했다. 교수님께 연락해 인터뷰하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12월 23일에 우리를 교수님 댁으로 초청해 주셨다.
교수님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터뷰를 한 시간으로 계획했기에 거기에 맞춰 질문할 내용을 준비해 갔다. 그런데 교수님이 우리 이야기를 듣고 <Tomorrow>를 향해 마음을 활짝 열고, IYF 활동의 순수함을 무척 좋아하셨다. 교수님은 마음을 다 쏟아서 당신의 이야기를 2시간 이상 우리에게 들려주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이분을 준비하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인터뷰 기사가 <Tomorrow> 3월호에 실리는데, 정말 감사했다.

 
이젠 내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고 싶다
요셉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애굽의 총리가 되었다. 그 어려움들이 없었다면 총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요셉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겪는 어려움들을 자신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으로 보았다. 그랬기에 소망을 갖고 어려움들을 넘을 수 있었다. 요셉에게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도 뉴올리언스에서 굉장히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고, 그것이 나를 하나님께로 가게 해주었다.
워싱턴에서는 하나님을 믿고 나갔을 때 하나님이 일하셔서 내 삶을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시는 것을 보았다. 교회에 허락된 일들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알고 모든 것을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받아들였을 때, 내 마음에 어려움이 남는 것이 아니라 감사가 넘치는 것을 보았다.
내 삶을 내가 계획하고 결정하면 허무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젠 내 인생을 내가 계획하고 결정하고 싶지 않다. 나를 주관하는 하나님께 맡기고 싶다. 그 인생이 가장 아름답고 복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