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사람이 답을 얻는다
질문하는 사람이 답을 얻는다
  • 김응대
  • 승인 2016.09.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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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로 배우는 공부마인드

학생들이 새해 목표를 세울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부 잘하기’예요. 과연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10회에 걸쳐 공자와 논어를 통해 진정한 공부의 의미와 방법을 찾아가는 공부마인드 여행을 떠나볼게요.

 

배움은 묻는 데에서 시작한다
지난 시간에 우리는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배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배움을 뜻하는 말인 ‘學(배울 학)’이라는 한자는 옛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물 짜는 방법을 알려주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라고 합니다. 양식이 귀했던 옛날, 물고기는 매우 긴요한 식량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른들께 그물 짜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물 짜는 것을 배우는 것으로 ‘배움’의 글자가 만들어졌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가르쳐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재밌고 즐거운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차이가 뭘까요? 그건 바로 ‘질문’입니다. 질문하는 사람에게는 배우는 것이 즐겁지만 질문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배움이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 됩니다. 학교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학생은 수업이 재미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수업이 지루합니다. ‘학문’이란 단어는 ‘學(배울 학)’과 ‘問(물을 문)’을 붙여 만든 말로, 학문은 묻는 것을 통해 배움이 완성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질문하지 않으면 어떠한 배움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질문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 학교에서 뭐 배웠니?”라고 묻지요? 그런데 유대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오늘 학교에서 무엇을 물었니?”라고 물어본다고 합니다. 또한 듣기만 하는 학생들보다 질문하는 학생들의 창의성이 더 뛰어나다고 하는 연구결과는 질문이 배움을 이루는 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묻는 것이 서툰 우리나라
여러분은 어떤가요? 질문을 많이 하나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특징 중 하나가 수업시간에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는 그나마 모르는 것이 나오면 선생님께 묻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올라갈수록 점점 질문이 줄어듭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저 책상에 앉아 선생님이 알려준 내용만 정리하고 외우는 식의 주입식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20개국의 정상들이 모인 G20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정상회담의 폐막식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이 개최국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셨으니까요.”
그런데 한국 기자들 중에 아무도 질문을 하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시 오바마 대통령이 “누구 없나요?” 하고 물었지만 한국 기자 중 그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한 기자가 일어나 “저는 중국 기자입니다. 제가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해도 되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오바마는 다시 한 번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주었지만 역시 어떤 한국 기자도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질문권은 중국 기자에게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이 일은 질문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문제를 심각하게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공자의 특별한 제자 훈련법
논어에 ‘不恥下問(불치하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아랫사람에게조차 물어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말로,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묻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러운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말입니다. 3,000명의 제자를 두었던 공자에게는 특별한 제자 훈련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제자로 받아들였지만 질문하지 않는 제자에게는 가르침을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농민들에게도 묻고 배운 왕
우리나라 최고의 왕으로 꼽히는 세종대왕 때 조선은 흉년과 홍수가 연이어 닥쳤습니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그때를 살기 좋은 때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시 조선은 중국의 농사법을 따라 농사를 지었는데 자연조건이 달라서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세종대왕은 우리 토양에 맞는 농사법을 개발하여 책으로 담고자 했습니다. 그 일을 고민하던 세종대왕은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농사에 경험이 많은 농부들을 찾아가 우리나라에 맞는 농사법을 물아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종대왕은 각 지방에 관료들을 파견하여 농부들을 만나 그들에게서 좋은 씨앗을 선택하는 법, 씨앗을 뿌리는 법, 논밭갈이법과 재배법 등을 알아보고 정리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궁궐 안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농부들이 알려준 방법이 정말 좋은지 실험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알아낸 내용을 담은 책이 바로 ‘농사직설’입니다. 농사직설이란 ‘농민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정리한 책’이란 뜻입니다.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 때 왕이 농부들을 만나 배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종대왕은 꼭 필요한 일을 두고 아랫사람에게라도 묻고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불치하문’을 실천함으로써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폭넓은 배움의 자세
지혜는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직접 경험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많은 경험을 통해 많은 지혜를 갖출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경험을 묻고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지혜를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으세요? 많이 물어보면 됩니다. 운동을 잘하고 싶으세요? 그것도 물어보면서 하면 됩니다.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히 생각하는 것’ 이 세 가지가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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