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뉘게 은혜를 입으면
내가 뉘게 은혜를 입으면
  • 조규윤(기쁜소식한밭교회 목사)
  • 승인 2018.06.08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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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사다리 2편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의 친족 중 유력한 자가 있으니 이름은 보아스더라. 모압 여인 룻이 나오미에게 이르되, ‘나로 밭에 가게 하소서. 내가 뉘게 은혜를 입으면 그를 따라서 이삭을 줍겠나이다.’ 나오미가 그에게 이르되, ‘내 딸아 갈지어다’ 하매 룻이 가서 베는 자를 따라 밭에서 이삭을 줍는데 우연히 엘리멜렉의 친족 보아스에게 속한 밭에 이르렀더라.”(룻 2:1~3)
나오미는 모압에 머물렀던 10년 동안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남편을 잃었고, 그의 두 며느리 룻과 오르바도 똑같이 남편을 잃은 슬픔 가운데 있었다. 그들에게 저주가 임해 아무런 소망도 기대도 가질 수 없었다.
나오미가 모압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돌아가자 룻은 나오미를 붙좇아 갔고 오르바는 그 백성과 신에게로 돌아갔다. 오르바는 결국 자기 길을 갔다. 그 후 성경 어디에도 그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오르바는 왜 저주 받은 땅인 모압으로 갈 수밖에 없었을까? 룻은 어떻게 자기 길을 버리고 나오미를 붙좇을 수 있었을까? 두 사람이 똑같이 남편을 잃은 저주를 받았으나 오르바는 그의 마음에는 저주가 임하지 않았고, 룻은 그의 마음에 저주가 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룻은 자기 길을 끝내고 나오미를 인도하는 하나님을 발견하여 나오미와 함께 베들레헴에 갈 수 있었다.
“룻이 가로되, 나로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유숙하시는 곳에서 나도 유숙하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장사될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와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룻 1:16~17)
룻이 마음을 굳게 정하고 나오미를 붙좇아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룻은 자신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을 이끌어 주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기 마음을 믿는 자는 미련한 자요”(잠 28:26)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하나님 앞에서 가장 큰 죄는 자신을 믿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믿고 살아간다. 구원받은 형제 자매들도 자신을 믿는 마음을 처리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믿고 예수님도 믿고 살아간다면 그 속에 하나님이 역사하실 수 없다. 나를 믿는 마음을 버리고 예수님만 믿을 때 주님이 역사하실 수 있다. 신앙은 회개와 믿음으로 이루어진다. 참된 회개가 마음에 임하면 믿음에 이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 자신이 미워지고 싫어져야 한다. 그래야 나에게서 돌아설 수 있다.

나는 2015년 3월부터 약 2년간 기쁜소식강남교회에 부사역자로 있었다. 20여 년 동안 나 자신을 믿고 살아 더 이상 사역할 수 없는 사람이었던 내가 박옥수 목사님 곁에서 사역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고, 은혜였다. 구원받고 교회에서 양육을 받듯이 박 목사님의 삶을 보면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하고 복된 시간이었다.
 나는 무슨 일을 할 때마다 그 일을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나 자신에게서 조건을 찾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무슨 일에든 내게 필요한 것은 은혜라는 조건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수양회에서 강사가 되어 말씀을 전하는 것이나 마인드 강사가 되어 대학 총장과 교수들 앞에서 강연할 수 있는 것이나 육아로 지친 엄마들이나 학부모들 앞에서 강연을 할 수 있는 것은 은혜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일일지 모르지만 누구보다도 부족한 나에게 이러한 일들은 감격스러울 뿐이다
작년 10월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서 홍콩에서 열린 기독교지도자대회에 참석하고, 아프리카 4개국 정상을 만나는 일정에 동행하여 스와질란드 국왕을 만났다. 얼마 전에는 인천에 있는 어느 아동 센터에서 강연도 했다. 하루하루 은혜를 입어 사는 것이 놀랍고 감사하다.
룻은 은혜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은혜를 바라며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러자 하나님이 룻을 보아스의 밭으로 인도하셨다. 성경에는 우연이라고 나오지만 그것은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로 네게 비취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어다.”(민 6:24~26)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을 주시고 은혜를 베푸시고 평강을 주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그 하나님과 연결되어 살면 무엇이든 부족함이 없는 삶이 될 줄 믿는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다.
 “보아스가 룻에게 이르되, 내 딸아 들으라. 이삭을 주우러 다른 밭으로 가지 말며 여기서 떠나지 말고 나의 소녀들과 함께 있으라. 그들의 베는 밭을 보고 그들을 따르라. 내가 그 소년들에게 명하여 너를 건드리지 말라 하였느니라. 목이 마르거든 그릇에 가서 소년들의 길어 온 것을 마실지니라.”(룻 2:8~9)
“식사할 때에 보아스가 룻에게 이르되, 이리로 와서 떡을 먹으며 네 떡 조각을 초에 찍으라. 룻이 곡식 베는 자 곁에 앉으니 그가 볶은 곡식을 주매 룻이 배불리 먹고 남았더라. 룻이 이삭을 주우러 일어날 때에 보아스가 자기 소년들에게 명하여 가로되, 그로 곡식 단 사이에서 줍게 하고 책망하지 말며 또 그를 위하여 줌에서 조금씩 뽑아버려서 그로 줍게 하고 꾸짖지 말라 하니라.”(룻 2:14~16)
 룻은 은혜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을 내디뎠고, 보아스의 밭에 이르러 그곳에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룻이 이삭을 주우려면 누군가의 은혜를 입어야 했는데, 룻에게 보아스에 의해서 모든 은혜가 입혀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처럼 누구든지 주를 의지하여 발을 내디디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세계를 맛보게 된다. 이삭을 줍는 것도 룻이 수고해서 줍는 것이 아니라 종들이 단에서 한줌씩 이삭을 뽑아 버린 것을 은혜로 줍는 것처럼 발을 내딛기만 하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이다.
“룻이 가로되, 내 주여 내가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룻 2:13)
“... 그가 생존한 자와 사망한 자에게 은혜 베풀기를 그치지 아니하도다....”(룻 2:20)

은혜 입기를 원하는 룻의 마음과 은혜 베풀기를 원하는 보아스의 마음이 만날 때 주의 은혜를 입는 것이다. 성도들도 이제 일어나 발을 내딛자. 그러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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