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문화 속 소중한 추억을 만들다, 터키
신비한 문화 속 소중한 추억을 만들다, 터키
  • 이강용(굿뉴스코 터키 봉사단)
  • 승인 2020.04.13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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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키즈마인드
지구촌 한바퀴

 

한국을 위해 싸워주었던 ‘형제의 나라’

아시아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해 있어 서 아시아와 유럽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터키는 아름다운 흑해와 에게해, 지중해로 둘러싸여 있는 나라야. 로마 제국, 오스만제국 등의 역사적인 유적지가 있고, 골로새, 에베소, 안디옥 같은 성경에 등장하는 장소들이 터키에 있지. 뿐만 아니라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터키는 대한민국과 인연이 아주 깊어. 6.25전쟁 당시 터키 군 이 유엔 연합군으로 참전하여 우리나라를 위해 싸워주었거든. 그래서 터키 사람들은 한국을 친근하게 느끼며 ‘칸카르데쉬’, 즉 ‘피로 맺어진 형제’라고 부른단다. 터키는 또 ‘신들의 휴양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자연이 아름다워. 특히 눈 덮인 산처럼 보이는 ‘파묵칼레’는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인데, 몸에 좋은 온천수가 솟아나와 많은 사람들이 온천욕을 즐기기 위해 방문한단다. ‘안탈리아’라는 해변의 휴양지도 인기를 끌고 있어. 많은 유명한 운동선수들이 이곳을 찾아 훈련한다고 해.

피자의 어머니 ‘피데’
이탈리아 피자가 터키의 ‘피데’라는 음식에서 유래했다는 말이 있어. 피데는 터키 사람들이 아주 오래 전부터 즐겨 먹었는데 소금, 올리브유, 우유를 넣어 반죽한 밀가루를 길고 납작하게 만들어서 굽는 음식이야.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그 위에 야채와 고기, 치즈 등을 얹어 구워 먹으면 더욱 맛이 있단다.

 

 

터키 사람들의 별난 행동
터키 사람들이 무언가가 만족스러울 때 자주 하는 동작이 있어. 손가락을 만두처럼 말아서 얼굴 앞에 대고 까딱까딱 움직이는 행동인데, 바로 ‘좋아!’라는 뜻이야. 나는 처음에 나를 놀리는 줄 알고 오해했어. 하마터면 싸움이 날 뻔했지 뭐야. 특이한 행동이 또 하나 있어. 사람들이 보통 안타까운 일이 생겼을 때 혀끝을 차잖아. 그런데 터키 사람들은 ‘아니야’라는 의미를 전달할 때 혀끝을 차더라고. 이런 행동을 보고 당황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나도 따라하며 터키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단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케밥’  
‘케밥’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야. 터키 말로는 ‘됴넬’이라고 하는데 ‘돌다’ 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 음식점에 가면 실제로 긴 꼬챙이에 커다란 고기를 끼워 놓고 돌리면서 먹기 좋게 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빵은 두께가 얇은 것부터 두꺼운 것까지 다양한데 그 속에 야채와 함께 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선택해서 넣을 수 있어. 특유의 향이 나는 터키 소스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최고의 음식이 탄생한단다. 

 

 

 

‘손님’을 사랑하는 나라
터키는 손님을 대접하는 문화가 발달한 나라야.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차를 대접하고 가족처럼 맞아준단다. 한번은 내가 무전여행을 다니고 있었어. 그런데 어떤 호텔 사장님이 나를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무료로 호텔에서 머물고 식사도 할 수 있게 해주었어. 또 어떤 날은 버스에서 만난 친구가 자신의 집에서 쉬었다 가라며 초대해주었지. 터키에서 손님으로 사랑받았던 일들을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져. 

 

 

 

MY STORY
‘무랏’이 알게 해준 행복

글 | 이강용

터키에 처음 도착했을 때 너무 기뻤단다. 푸른 하늘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 곳에서 맛있는 터키 음식을 먹으며 지내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했어. 사람들도 순수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어디를 가든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지.
그렇게 터키에서 즐겁게 지내던 어느 날, 봉사단 지부장님께서 터키 보이스카우트 활동에 참여해보라는 제안을 하셨어. 그래서 지원했고, 숲속에서 열린 캠프에 참가했단다. 어린 학생들이 많이 참가한 캠프에서 나는 교사를 돕는 역할을 맡았어. 아이들이 캠프 프로그램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일을 했는데, 장난꾸러기들과 매일매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 저녁이면 마당에 모여 즐겁게 노래하고 연극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어.
그런데 하루는 ‘무랏’이라는 아이가 연극을 보다가 옆 친구를 괴롭히며 큰 소리로 떠들어서 “쉿! 조용히 해, 무랏”이라고 귓속말을 했어. 그러자 무랏이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텐트로 뛰어가는 거야. 나는 너무 놀라고 걱정도 되어서 무랏을 따라갔어. 그리고 혼자 울고 있는 무랏에게 다가가 물었지. “무랏, 무슨 일 있니? 재미있는 캠프에 왔는데 왜 울고 있어?” 무랏은 이렇게 대답했어. “선생님, 저는 이 캠프가 너무 싫어요. 제가 캠프에 왜 왔는지 아세요? 저는 부모님이 안 계셔서 고아원에서 살아요. 고아원에서 저를 매일 캠프에 보내는 거라고요. 친구들은 캠프가 끝나면 부모님이 데리러 와서 안아주고 집으로 데려가지만 저는 고아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단 말이에요!” 울음을 터뜨리는 무랏이 안쓰러워서 나는 무랏을 안아주었어. 그리고 슬플 때, 힘들 때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해주었단다. 나는 캠프가 끝날 때까지 매일 무랏에게 관심을 가지고 무랏이 즐겁게 지낼 수 있게 보살펴 주었어. 그리고 무랏을 보며 내가 그동안 한국에서 어떻게 지내왔는지 생각해보았지.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있어.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해주시는 밥을 먹는 것이 감사한 일이었구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즐거운 일이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는 것이 더없이 행복한 일이었네!’ 
나는 행복해지고 싶어서 터키에 갔어. 그런데 내가 이미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터키에 가서 발견한 거야. 터키에 다녀온 후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 내가 누리는 것들에 대해 감사할 수 있게 해준 터키에서의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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