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가득한 우크라이나
아름다움이 가득한 우크라이나
  • 김종수(굿뉴스코 우크라이나 봉사단원)
  • 승인 2021.05.25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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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키즈마인드
지구촌 한바퀴

이곳에 가면 양파 모양의 황금색 지붕을 가진 성당들과 알록달록한 건물들을 볼 수 있어요. 조금 걷다 보면 드넓은 공원과 파란 하늘이 나타나지요. 사람들을 만나면 환한 미소에 말을 걸고 싶고 그들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받아요. 아름다움이 가득한 나라 우크라이나를 소개할게요.

우크라이나는 동유럽에 있는 나라야. 러시아 서쪽에 위치해 있고 수도는 키예프란다. 오래전 러시아와 하나의 나라였다가 1991년에 독립을 선포하고 별개의 나라가 되었어. 인구는 대한민국보다 조금 적지만 면적은 여섯 배나 더 큰, 넓은 땅을 가진 나라야. 산이 거의 없고 대부분 평평한 땅이어서 차를 타고 아무리 가도 높은 곳으로 올라갈 일이 없지. 우크라이나는 특히 기 름진 흑토에서 아주 많은 양의 곡물을 수확할 수 있어서 ‘유럽의 빵바구니’ 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 땅이 넓고 먹을 것이 많아서인지 사람들의 마음이 무척 넓고 정이 많단다.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지. 상대방의 어려움을 이해하면서 서로 나누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배울 것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꼭 한번 우크라이나를 방문해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길 바라.

시원한 수박이 오백 원?
주머니에 오백 원이 있다면 뭘 사 먹고 싶니? 한국에서는 오백 원 으로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도 사기 힘들 거야. 우크라이나 에서는 달콤하고 맛있는 과일들을 사 먹을 수 있어. 그것도 큼직한 수박을 말이야. 기름진 땅에서 농산물을 많이 길러내는 덕에 과일과 음식이 아주 싸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배고플 일이 없단다.

한국엔 김치찌개, 우크라이나엔 보르쉬
보르쉬는 비트의 뿌리를 넣고 끓인 수프야. 우크라이 나와 여러 동유럽 나라 사람들이 즐 겨 먹는단다. 감자, 당근, 고기 등을 넣어서 영양이 아주 풍부해. 크림소스인 스메따 나를 얹어서 먹으면 더욱 맛이 있지. 빨갛지만 전혀 맵지 않으니 걱정 말고 보르쉬를 즐겨봐!

하루 세 번 차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매일 아침, 점심, 저녁에 거르지 않고 하는 게 있는데 뭔지 아니? 바로 ‘차 마시기’야. 식사 후에는 꼭 차를 마시면서 대화 하는 시간을 갖는데 얼마나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지 싸우는 것처 럼 보일 때도 있단다. 또 차를 마실 때는 초콜릿과 젤리, 과자를 함께 내어 즐겁고 달콤한 대화시간이 되도록 하지. 한국에도 이런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지?

산책하기 문화
차 마시기와 함께 매일 하는 활동이 한 가지 더 있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하루 한 시간 정도 친구와 산책을 해. 어딜 가든지 근처에 공원이 있기 때문에 공원에서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는단다. 푸른 하늘과 초록빛 잎사귀들을 보며 친구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정말 행복해 보여.

움츠렸던 가슴을 펴게 해준 사람들

우크라이나에서 하루는 비가 오는데 거리에 나간 적이 있어. 날이 아주 어둡고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지.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솨’ 하며 비가 줄기차게 내렸어. 그런데 이상한 건 주위 사람들이 아무도 우산을 쓰지 않는 거야. 나는 한 사람에게 다가가 서 왜 우산을 쓰지 않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그 사람이 “안 써 도 괜찮아요.”라고 하지 뭐야. 그래서 “비가 오는데 우산을 안 쓰면 다 젖잖아요.”라고 했지. 그때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어차피 비가 그치면 마르잖아요.”라고 하는 거야. 우크라이나는 공기가 좋아서 비를 맞아도 괜찮은 건 사실이지만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 나와는 너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거든.
나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속을 썩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에 말과 행동을 조심하며 소극적으로 지냈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신나게 놀 줄도 모르는 아무런 재주가 없는 아이였지. 대학생이 될 때까지 그렇게 조용히 지내다가 우크라이나에 갔는데, 그곳에서 나와 너무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본 거야. 나는 순수하고 자유롭게 마음을 표현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부러웠고 나도 그렇게 지내고 싶어졌어. 그들과 함께하면서 움츠렸던 내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단다.
한번은 산책 시간에 어느 친구가 “종수야, 오늘은 어떻게 지냈어?”라고 물었어. 나는 그 전날에도 이야기를 했기 때문 에 특별히 할 말이 없어서 대답을 길게 하지 않았어. 그랬더니 친구가 내 생활을 궁금해하며 자꾸 묻는 거야. 그래서 얼마 전에 한글을 가르치면서 어려웠던 일과 몸이 힘들었던 이야기를 했어. 친구는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며 자기 집에서 일어난 일도 말해주었지. 그날 우리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어. 그리고 그렇게 매일 대화하다 보니 어느새 나도 자유롭게 표현하고 못할 것만 같았던 일에도 도전하는 사람이 되었어.
한국에 있을 때 나는 소극적이고 답답한 내가 싫었지만 어 쩔 수 없었어. 그런데 이곳에 와서 부족한 내 모습 그대로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었지.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마음을 표현하려는 사람들 속에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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