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비아 무전전도여행 - 라민
감비아 무전전도여행 - 라민
  • 민성현
  • 승인 2009.12.17 2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전전도여행 감비아 - 라민

마지막 무전 전도여행을 앞두고.
 한국에 돌아가기 전 두 번째(마지막) 무전 전도여행이 결정이 나고 어디로 가야할지 정해야 했다. 지난번에 갔던 파라페니에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곳에서 맛보았던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깊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다시 한 번 살아계신 하나님,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만나고 싶었다.
 이번에 파라페니(Farafenni)에 다시 가게 되면 저번 여행에서 하지 못했던 바이블 세미나도 하고, 우리가 준비하는 작은 퍼포먼스도하고, 찬송도 함께 부르고, 여러가지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이 마음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줄로 믿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결정 난 곳은 파라페니가 아닌 ‘라민(Lamin)’이라는 곳이었다. 마음이 크게 실망이 되었다. ‘왜 막으셨지?’하는 의문감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 마음이 하나님을 떠나 내가 전도도 할 수 있고 복음도 전할 수 있고 바이블세미나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사실 마음 한편에 마지막 무전 전도여행인 만큼 하나님의 은혜도 크게 받아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왠지 거리가 먼 지역에 가서 하나님께서 차비를 주셨다는 간증, 또 끼니마다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셨다는 간증들,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 사람들이 구원받았다는 간증을 기대했다. 그래서 정말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시고 싶어 하시는 마음이 무엇인지는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참 교만한 마음이었다. “하나님 제가 좀 무전전도여행에 대해서 알아요, 멀리가면 차비도 주실 거고, 복음전하면 밥도 주실 거죠?”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마음을 원치 않으시기 때문에 파라페니에 갈 수 있는 것도 막으시고 우리의 모든 계획을 막으셨다. 사실 실망이 되었지만 우리의 계획과 마음이 한 번 무너지고 나니까 오히려 이번 여행에서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으실까 하는 소망감과 함께 하나님의 일들이 기대 되어졌다.


[전도여행을 떠나는 날]

 전도여행을 가는 날 아침 선교사님께서 다시 한 번 토요일 영상교제 말씀을 들려주셨다. 영상교제에서 사도행전 8장 4절 말씀을 하셨다. 복음을 전할 때에 어려가지 어려움들을 만난다. 스데반이 죽는 것이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핍박들이 그냥 성경에서만 얘기하는 것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었다. 우리에게 있는 부담과 피하고 싶은 마음들, 또 말씀을 전하면서 따르는 여러 어려움들이 그냥 어려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큰 뜻을 위한 것들이라는 말씀이었다.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가 이 살아있는 복음을 가지고 이슬람교인 감비아에서 하나님을 전할 수 있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우리가 어려움을 우리 눈으로 보았을 때에는 어려움이겠지만 하나님 안에서는 이미 모든 어려움이 또 하나의 계획이시고 그것들을 보여주시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들었을 때 우리 마음이 소망으로 가득 찼다. 굶는 은혜도 입어보라고 하시는 선교사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웃을 수 있었다.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시는구나!
 떠나는 날 아침, 사모님이 차려주시는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은 후 잠깐 기도회를 가지고 두 팀으로 나눠져 돈 한 푼 없이 전도여행을 떠났다. 라민까지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차를 두 번 갈아타고 한 시간 정도 걸려 ‘라민(Lamin) 뉴 마켓’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교회 자매인 자타(Jatta)를 만나서 함께 자타네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해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사를 하는데 아이들이 모두 ‘안녕하세요’ 라고 했다. 반갑고 신기했다. 알고 보니 자타가 아이들에게 가르쳤던 것이었다. 자타가 우리에게 마음을 쓰는 부분이 보여서 너무 고마웠다.


[우리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던 아이들]

 먼저 짐을 풀고 앞으로 우리가 가야될 라민에 대해서 길도 좀 묻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타가 사는 곳은 ‘반줄린딩’이라는 곳이고, 우리는 그 바로 옆 지역인 라민으로 가서 전도를 하게 되었다. 전도를 나가기 전 자타가 점심으로 빵하고 가루주스를 타주었다. 우리는 받기가 참 미안했지만 자타의 마음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렇게 첫 날 은혜로 점심밥을 먹게 되었다.


[자타가 준비해준 첫 날 점심]

 우리는 어디로 가야될지 잘 몰랐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조금 걷다 보니 한 집이 나왔고 돼지를 키우고 있었다. 감비아는 이슬람교이기 때문에 돼지를 부정한 짐승이라고 해서 먹지 않는다. 그런데 한 집에서 돼지를 키우는 것을 보고 그 곳에 크리스천이 사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수잔과 빠뚜마라는 부인을 만났다.  문제가 있었다. 그들이 영어를 못 하고 감비아 지역언어인 만딩카 밖에 할 줄 몰랐다. 어떻게 말씀을 전해야 될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하나님께서 사람을 보내주셨다. 먼저 우리 소개를 잠깐하고 복음을 전했다. 우리는 만딩카를 할 줄 모르는데 하나님이 도우시니까 만딩카도 문제가 안 되고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것도 문제가 안 되었다. 너무 신기했다. ‘아, 오늘 이 시간, 이 사람들, 이 형편들 가운데 하나님이 계시는구나. 지금도 일을 하시는구나.’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다음 집을 향했다.


[‘수잔’과 ‘빠뚜마’ / 감비아에서는 크리스천만이 돼지를 먹는다]

 전도여행을 떠난 첫 날 아침부터 김유리 자매가 많이 아팠다. 환절성 알레르기가 있어 콧물과 기침이 멈추질 않았고 기관지가 심하게 부어 열이 많이 나는 상태였다. 자매는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었고 자매 마음에서는 그냥 눕고만 싶은 마음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김유리 자매에게 사람을 붙여주셨다. 몸이 너무 힘들어서 교제고 뭐고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하나님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주셨다. 스데반이 복음 때문에 죽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복음을 전하는 게 어려웠을 것인데, 전했다는 마음이 들면서 이 사람은 꼭 하나님이 붙여주셨다는 마음이 들어 아프지만 복음을 전했다. 코맹맹이 소리로 복음을 전했다. 감사하게도 복음을 전하는 동안 아픈 것도 모두 잊었다.


[아프지만 교제했던 사람(‘봄바‘)과 맨 오른쪽이 ‘알칼리’]

 좀 앉아서 쉬려고 했는데 하나님께서 사람을 붙여주셨다. 젊은 청년이었다. 그의 이름은 알칼리였다. 그에게 왜 공부를 하며 왜 출세하려고 하냐고 물어보았다. 좋은 차, 좋은 집, 예쁜 아내를 얻어서 잘 살고 싶은 것이었다. 모두 그렇게 살아가지만 결국 그것이 끝까지 우리를 채우지는 못한다고 하였다. 이것 때문에 우리가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종교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쭉 나누었다. 그가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들었다.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의 죄를 씻으실 수 있고 너의 기도하는 것, 착한일 하고 금식을 하며 종교생활을 하는 것으로는 평생가도 죄를 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슬람교도 나라에서 살면서 종교에 대해 생각 없이 살아왔다. 학교에서나 부모님들 모두 착하게 살면 천국 간다고 하는데, 우리의 선한 것은 하나님이 절대 받으시지 않는다고 하고 인간의 마음은 더럽고 추하고 악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처음 만나보았을 것이다. 마지막에 그가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고 진리가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순간 그의 표정이 바뀌면서 너무나 감사해했다.
 그를 통해 ‘아 정말 하나님이 일하시는구나! 너무 감사하다! 사람의 마음을 바꾸시는 건 오직 하나님이시고 복음뿐이구나.’ 그와의 교제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우리를 구원해 주신 감사함으로 마음이 뜨거워졌다. 우리 또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인데 복음앞에서 이런 귀한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 너무 감사했다. 마지막에 그는 우리 선교회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슬람교도인 그가 예수님의 죄사하심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한지 아프리카에 와 보지 않고서는 모를 것이다.



[빵과 홍차 / 자타가 준비해준 저녁식사 (감비아 음식인 ‘도모다‘)]

 다음 날 아침 나가기 전, 자타가 빵과 차를 준비해주었다. 그리고 어제 아팠던 자매의 몸 상태도 하나님의 은혜로 굉장히 많이 좋아졌다. 열도 떨어지고 움직이는 것도 어제보다 훨씬 편해졌다. 자타와 우리 모두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길을 가다가 문 앞에 십자가가 그려져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샴페르’라는 청년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감비아 사람인데 영어를 잘 못 했다. 그때, 같은 집에 사는 ‘포피스’라는 친구가 지나가다가 우리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그에게 시간이 있으면 이 교제를 통역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볼일을 마치고 와주었다. 샴페르는 크리스천이었고 포피스는 무슬림이었다. 그 교제를 통해서 포피스에게도 복음이 전달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포피스에게 죄가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았다. 사라졌다고 했다. 그럼 오늘 당장 다시 죄를 지을 텐데 그 죄는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보았다. 자기 죄는 죽을 때까지 사라졌다고 했다. 너무 감사했다.
 우리는 그가 통역만 할 것 같았는데 하나님은 말씀도 듣게 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일은 정말 놀랍다. 이런 하나님의 일들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지칠 수가 없었다.


[‘포피스’와 ‘썀페르’]

 한참 길을 걷고 있는데 사진을 찍는 우리를 보면서 한 사람이 말을 걸어 왔다. 그는 ‘모듀’라는 청년이었는데 자신이 포토그래퍼라고 했다. 지금은 이웃집 페인트칠을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 들어오라고 했다. 그래서 그 집 주인 ‘바나드’아저씨도 만나게 되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모듀에게 자신을 믿는 길과 하나님을 믿는 길은 너무도 다르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가면서도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선한 마음을 가지고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더욱 더 착한 일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교제 중에 갑자기 그가 기도를 하러 가야한다고 했다. (이슬람교는 하루에 5번 기도를 한다.) 그에게 “지금 기도하러 가지 않아도 천국에 갈 수 있어요. 하나님이 분명히 성경에 그렇게 말씀해 놓으셨어요. 가지 말고 한 번 내 얘기를 들어봐요!” 마음에서 우러난 말이었다. 하나님께서 용기를 주시고 그에게 말씀 듣기를 허락하시는 것 같았다. 그가 가지 않고 앉아서 말씀을 들었다.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다. 조금 배고플 때였는데 하나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여셔서 점심밥을 우리에게 주셨다. ‘츄 듀티’라는 감비아 음식인데 흡사 우리나라 고등어찌개와 같다. 꿀맛 같았다.


[‘바나드’ 아저씨와 / 너무 맛있었던 ‘츄 듀티’]

 하나님은 계속 우리에게 하나님을 알리셨다. 길을 가다가 나무 아래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서 ‘압둘라이’아저씨를 만나 그에게 복음을 전했다. 하늘에는 이슬람도 기독교도 힌두교, 불교도 모두 없다. 예수님을 빼고서는 어느 종교를 믿든 누구나 같다고 말해 주었다. “당신은 죄를 사하기 위한다면서 매일 모스크에 가는데, 왜 지금 당신 마음에서 죄가 여전히 남아 있나요? 이상하죠? 우리는 지금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가 생각을 한 번 꺾게 되면서 “기독교나 무슬림이 중요한 것이 아니구나, Belief!(믿음이구나!)” 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를 떠난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에 대한 말씀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리 마음에 그가 말씀을 듣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하나님이 이끌어 주시는 것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그 아저씨와는 집에 돌아가기 전까지 매일 찾아가서 복음도 전하고 한국 이야기도 들려드렸다.
 아프리카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다 큰 어른들이지만 여전히 순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작은 말에도 반응을 하고 자신의 솔직한 마음도 이야기하고 체면 차릴 필요 없이 기분을 표현한다. 그래서 그들과 대화하면서 내 가식이나 머리 아프게 말할 필요도 없다. 유치해도 좋고 실수를 해도 편하고 좋다. 우리의 모든 모습을 그대로 받아준다. 이방인이지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한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그 동안 오만가지 기준과 내 생각대로 사람들을 판단하고 마음을 닫아버린 모습들을 떠올렸다. 부끄러웠다.


[‘압둘라이’ 아저씨 집에서 (맨 오른쪽이 압둘라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어떤 16살짜리들 여자아이들이 우리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아미’와 ‘빠뚜’는 우리 가방을 사이좋게 나눠 매고 반갑다면서 계속 난리였다. 가는 길 내내 우리에게 만딩카를 알려주었다. 사람들한테 만딩카로 인사를 하니까 너무 좋아했다.
 그 동안 1년 가까이 살면서 우리가 만딩카를 공부했다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있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언어를 공부하는 것 또한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고 하셨는데 영어하나에도 제대로 마음 쓰지 않은 부분이 무척 후회스러웠다.


[우리에게 만딩카를 가르쳐준 '아미‘와 ’빠뚜‘]

 세 번째 날, 걸어가면서 ‘오늘 하루도 주님이 예비하신 사람을 만나게 해주세요.’ 기도를 했다. 그 때 어떤 부인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 부인을 통해 그의 가족들에게 이른 아침,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그때 크리스천이었던 ‘존‘과 ‘아루만도‘에게 복음의 확신을 심겨주었다.
 크리스천이지만 그들 마음에 죄를 씻지 못하는 불편함과 고통이 있었다. 가난하기 때문에 돈을 벌어서 잘 살고 싶은 욕망이 그 두 젊은 청년의 마음을 꽉 잡고 있었다. 물질적으로는 우리가 그들에게 해 줄 것이 없었지만 복음을 들려주었다. 복음으로 하나님께서 그들을 충분히 감동 시키셨다. “존, 아루만도! 내가 엄청난 돈을 가지고 와서 당신에게 줄게요, 대신 당신이 지금 받은 구원을 저에게 달라고 하면 줄 수 있나요?” 물었다. 그들은 “Never!(절대 안 된다!)” 어떤 값진 것보다 구원이 훨씬 귀하다는 것을 그들의 솔직한 대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처음에 존은 옆에서 끼어들어서 헛소리만 했다. 교제를 시작하며 우리 기준에서 존은 그냥 쓸데없고 시끄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그의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게 되니까 그가 밝아졌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사람들 / 구원을 받고 기뻐했던 ‘존‘과 ‘아루만도‘]

 셋째 날 저녁, 일이 터지고 말았다. 은혜를 입어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밤이 되니까 집으로 가는 길을 찾지 못했다. 알 것 같았는데 막상 밤이 찾아오고 나니까 우리의 기억력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1시간 정도가 더 지나고 나서야 우리는 자타의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서 자타를 만날 수 있었다. 분명 많이 화가 나 있는 모습이었다.
 우리 때문에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자타 어머니는 나가서 계속 찾아보라고 화를 내셨다고 했다. 떠나오기 전 선교사님께서 우리에게 자타네 집에서 복음교제를 하라고 하셨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마음을 보면 하나님과 상관없이 우리끼리 정하고 그 길로 가고 우리 기준에 팔려 있다 보니까 무엇이 진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지 모르는 상태였다.
 자타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좋다 여기고 했던 행동의 결과는 처참했다. 여러 사람 걱정하게 만들고, 길 잃어버리고, 특히 정말 중요한 복음도 못 전한 꼴이 된 것이다.
 자타의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나름대로 은혜를 정하고 그것을 입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이 우리를 제대로 알려주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좀 편하게 좀 살아라, 내가 알아서 하는데 너희가 왜 그렇게 애써서 은혜 받으려고 하냐!’ 하시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하나님이 보여주신 은혜를 은혜로 생각하지 않고 사탕 까먹듯 까먹고 있었다.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정확히 알고 나니까 어리석었던 마음을 버릴 수 있었다.


[자타가 만들어 준 ‘마스포테이토‘ / sister ’자타’와 우리들]

 그 다음 날 첫 날 만났던 ‘멘디’라는 분에게 다시 한 번 가기로 했다. 다행히 그가 집에 있었다. 그런데 많이 피곤해 보였다. 교제하는 내내 멘디는 졸았다. 그에게 교회에서 목사님이 무엇을 가르치시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십계명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인데, 성경에 분명히 그렇게 나와 있는데 그것을 지키라고 한다면 그것을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했다.
 멘디가 그때부터 졸지 않고 듣기 시작했다. “멘디, 예수님으로 우리의 죄가 충분히 씻어 졌어요!” 그리고 “봐봐요!” “하나님께서 너의 죄를 기억치 않는다고 하시잖아요. 멘디 당신은 예수님으로 인해 거룩함을 얻었어요.”라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멘디는 내가 죄를 여전히 짓고 있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우린 함께 죽은 거예요. 그런데 사단이 너 죄인이야! 봐봐! 죄짓잖아, 이렇게 속이는 거예요” 하나님의 생각과 사단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그가 나중에 자신은 의인이고 앞으로의 죄도 모두 예수님께서 가져갔다며 참 기뻐하는 것을 보며 우리 또한 감사했다.


[구원을 받고 기뻐한 ‘멘디‘ 아저씨]


전도여행을 정리하면서.
 복음을 전하면서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너무 많고 대답을 잘 못해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이 우리를 도우셨고 우리에게 지혜를 허락하셨다.


[우리를 너무나 아껴주신 ‘자타의 어머니’(마마)와 함께]

 우리가 감비아 단기 선교사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했다. 라민에 있는 시간이 너무도 짧았다. 돌아볼 집과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5일이라는 그 짧은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여행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보여주셨다. 우리가 계획하는 길과 하나님이 이끄시는 길이 다름을 보았고 그 길에는 항상 은혜가 넘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전도여행의 피곤함보다는 마음 깊이 감사함과 주님의 사랑이 남았다.
 늘 좋은 것을 받는 것에만 익숙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들을 위해 하나님이 벌여놓으신 이 잔치 안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함을 맛보고 돌아간다.
 아무것도 아닌 우리에게 그들의 마음을 항상 주고 싶어 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찡해져왔다. 마지막 날에는 자타 어머니가 우리에게 10달라씨를 손에 쥐어 주셨다. 10달라씨는 한국 돈으로 400원정도 된다. 그 분이 돈을 주셔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항상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에게 쏟는 정과 사랑이 너무도 감사했다. 그 돈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이 돈으로 우리는 편하게 교회로 돌아올 있었다.


[5일간 머물렀던 자타의 방 / ‘마마’가 주신 눈물의 10달라씨]

 그 동안 자타를 봐오면서 교회에서 그냥 인사하고 이야기 하는 게 다였는데 이번 여행에서 자타가 보여준 정성과 베풀어준 은혜는 너무나 컸다. 우리가 어떤 특별한 사람들도 아닌데 항상 최고의 것들로만 받아서 너무 죄송하고 또 감사하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마음이 일어났다. 정말 떠나기 싫었다. 좀 더 함께 있고 싶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다. 이런 귀한 마음들이 우리에게는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감동시켜 주셨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정말 하나님 없이는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과 그 동안 가까이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새롭게 알게 된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 수 있었던 5일간의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고린도후서 6:1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