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건강하다 갑자기 다리를 다쳐 꼼짝 못하고 누워 있게 되었다면 어떨까요? 불편하고 답답해서 빨리 회복될 날만 손꼽아 기다릴 것입니다. 또 갑자기 피로해진다든지, 숨이 차서 걷기가 힘들다든지 하는 등 몸에 이상이 생기면 어떨까요? 얼른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고 이상이 발견되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 병을 고치려 들 것입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몸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든 고치려고 애를 쓰는데, 마음이 병든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병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마음에 병이 나도 모르고 그냥 살고 있습니다.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음의 병인데, 그것을 모르니까 늘 거만하게 행동해서 주변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만들면서도 그냥 자기 잘난 맛에 삽니다. 늘 불안에 빠져 있는 사람도, 그 상태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니까 그냥 불안한 상태로 삽니다. 언제나 남을 놀리거나 트집을 잡는 학생들도 그것이 마음의 병인 줄 모르고 그냥 그 상태로 살아갑니다. 또 수업시간에 잘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을 하다가 선생님께 꾸중을 듣는 학생들을 보면 꾸중을 들을 때뿐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장난을 치거나 딴짓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듯 마음의 세계를 모르면 마음의 병을 고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범죄자가 되거나 주변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그만하고 싶거나 그만해야 할 때가 되었는데도 멈추지 못하고 계속 게임을 하고 있다면 게임에 중독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게임에 중독되어 심각한 상태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게임중독인 줄도 모르고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이것도 마음에 병이 든 것입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방과후 수업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어린이들도 스마트폰을 많이 가지고 다니면서 채팅이나 게임을 즐겨합니다. 그러다보니 게임에 빠져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교 숙제도 해 오지 않고, 학원에도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느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휴대전화가 울려서 수업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걷어놓았다가 집에 돌아갈 때 돌려주십니다. 그런 경우 몇몇 학생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불만을 표현하고 항의를 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휴대전화를 적절하게 쓸 수 있는 자제력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몇 년 전, 자동차 공장에 견학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과 기계가 일을 나누어 3만여 개의 부품을 조립해 자동차 한 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부품 조립을 마치고 완성된 자동차는 반드시 주행 테스트를 거칩니다. 자동차를 최대한 빨리 달리게 하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서 차가 잘 멈추는지 검사하는 것입니다. 달리던 차의 브레이크를 밟아서 잘 멈추면 통과하지만 멈추지 않으면 아무리 좋아보여도 그 차는 불량품인 것입니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엔진입니다. 엔진이 만들어내는 동력이 바퀴로 전달되어서 자동차가 움직이기 때문에 엔진이 강하고 튼튼하면 자동차가 잘 달릴 수 있습니다. 엔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달려가는 차를 멈춰 세우는 브레이크입니다. 그런데 만약 브레이크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엔진이 강해서 빨리 달릴 수 있는 차라도, 브레이크가 없으면 장애물이 나타나도 멈출 수 없으니 처음부터 아예 빨리 달릴 수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의 세계도 자동차와 똑같습니다. 자동차에 엔진이 있듯, 사람의 마음에도 무엇을 하려고

달려가는 욕구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하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음식을 보면 먹고 싶고 좋은 옷을 보면 입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또 공부를 잘하고 싶다거나 장래에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도 있습니다. ‘나는 방송국 아나운서가 되겠다’ ‘난 축구선수가 되겠다’ 등과 같이, 하고 싶은 욕구가 우리를 이끌어 무언가를 하게 합니다.

어린 학생들이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오히려 젊은 사람이 아무 욕구도 없이 멍하니 살면 아무 데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나는 장차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다’ ‘나는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와 같은 욕구가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놀고 싶어도 그 마음을 누르고 열심히 공부하기도 하고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욕구는 자동차의 엔진과 같아서, 엔진이 자동차를 달려가게 하는 것처럼 사람을 끌고 가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사람에게 욕구만 있어서는 안 되고, 욕구를 멈추게 하는 브레이크가 있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다고 계속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멈춰 설 수도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놀고 싶어서 게임을 하다가도 ‘게임을 너무 오래 했어. 이제 공부를 해야 하니까 게임은 그만해야겠다’ 하고 멈출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제력입니다.

마음의 브레이크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게임을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만둘 수 없어서 ‘한번만 더, 한번만 더’ 하다가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하게 됩니다.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참고 기다리는 자제력이 없다면 원하는 물건을 갖기 위해 도둑질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게 됩니다. 마약에 빠진 사람들도 마음의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서 호기심에 끌려가고 결국 자신을 믿는 마음으로 마약중독자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마시멜로 실험’에 대해 들은 적이 있습니까? 어린아이들에게 달콤한 마시멜로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주겠다고 한 뒤 반응을 살펴 본 실험입니다. 실험에 참가한 어린아이들 중에 15분을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어린이들도 있었지만, 먹지 않고 참은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 어린이들의 10년 후를 살펴 본 결과,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은 어린이들은 참지 못하고 먹은 어린이들에 비해 학업 성적이 더 좋고, 스트레스 관리도 잘하고 친구 관계도 더 좋았다는 것입니다. 즉, 어린 나이에도 ‘내가 지금 마시멜로를 먹으면 하나밖에 못 먹지만 조금만 참으면 두 개를 먹을 수 있어’ 하고 생각할 줄 알고 유혹을 참을 줄 알았던 아이들이 인생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린이들이 열심히 뛰놀기도 해야 하지만, 생각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사고력을 키워야 합니다. 컴퓨터 게임은 깊게 생각하는 기능을 막고 감각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하게 하는 것들이 많아, 그런 게임을 오래 하다보면 사고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텔레비전에서 얼마나 새롭고 많은 것을 배우는데요.” 할지 모릅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폭넓은 정보와 지식을 얻는 것은 사실이지만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 수는 없습니다. 어려운 책을 읽다가 뜻을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고 생각하고 넘어가지만 텔레비전은 별 생각을 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고 받아들이기 쉬워서 사고력이 점점 약해집니다. 사고력이 약해지면 어떤 것이 유익이 되는 것인지, 해가 되는 것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다가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