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참된 지혜는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이다
'지혜' 참된 지혜는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이다
  • 엮은이_김신용
  • 승인 2013.04.12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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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만 잘하면 뭐든지 일등?
살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속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믿는 것 대신에 자기를 믿게 됩니다. 자기를 믿는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그런 사람의 삶은 불안하고 위험합니다. 사람은 누구도 완벽하지 않기에 자신의 판단이 늘 옳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기 판단이 옳은지 아닌지 살펴봐야 하는데, 자기를 믿는 사람들은 자기를 돌아보는 과정 없이 자기 생각을 따라 살아갑니다.
 
 
특히 어린이들은 아직 세상을 많이 경험하지 못하였기에 자기 생각이 옳은 줄로 알고 자기생각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공부만 잘하면 자신이 가장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에서는 통지표에 시험점수나 등수를 표시하지 않고 그 학생의 학습 및 생활태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적습니다. 다시 말해 학교에서의 성적은 시험점수뿐만 아니라 수업태도, 교우관계, 생활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정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학생들은 자기가 기말평가나 수학경시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반에서 일등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험점수가 높아도 생활태도가 좋지 못하거나 다른 학생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주 다투거나 수업시간에 학원숙제를 하는 등 불성실한 수업태도를 보이는 경우 평가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한쪽으로 잘하는 것만 생각해서 마음을 높이고 남들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면서 남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사와 뱃사공
작은 배로 강을 건너려는 사람들을 태워다 주고 돈을 받는 나이든 뱃사공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젊은 박사님이 강을 건너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나룻배에 탔습니다. 어릴 때 고향을 떠난 박사님은 열심히 공부해서 유명한 사람이 되었는데, 가만히 보니 오래 전 자기가 동네를 떠날 때 그 뱃사공이 여전히 노를 젓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박사님은 평생 노를 젓고 사는 뱃사공이 하찮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쭐한 마음으로 사공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사공 어른, 철학을 아십니까?”
“철학이 뭡니까? 생전 처음 듣는 소리인데요.”
“아니, 삶 자체가 철학인데 철학을 모르시다니. 그렇다면 사공 어른의 인생은 4분의 1이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뱃사공은 속이 좀 상했지만 아무 말 못하고 노만 저었습니다. 조금 지나자 박사님이 또 물었습니다.
“사공 어른, 그럼 문학은 아십니까?”
“문학이라는 게 뭡니까? 나는 문짝, 문지방은 알아도 문학은 모르는데요.”
“세상에! 이 아름다운 강가에 살면서 문학을 알았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글을 썼겠습니까? 그런데 문학을 모르시니 사공 어른의 인생은 4분의 2가 죽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도 뱃사공은 속이 많이 상했지만 잠자코 노를 저었습니다. 잠시 후 박사가 또 물었습니다.
“그럼 천문학은 아시겠지요?”
“나는 그런 것도 모릅니다. 저녁노을이 붉으면 이튿날 날이 쾌청하고 아침노을이 붉으면 날이 흐리다는 건 알아도 천문학은 모릅니다.”
“허허! 사공 어른, 천문학도 모르고 이 강에서 노를 젓습니까? 사공 어른의 인생은 4분의 3이 죽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사공은 마음이 언짢았지만 묵묵히 노를 저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강 한가운데 바위가 있는데 그것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쿵!’ 소리가 나더니 배에 구멍이 뚫려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사공이 박사님께 물었습니다.
“박사님, 수영할 줄 압니까?”
“아니요. 수영을 못하는데 어떡하죠?”
“어떡하긴요. 박사님의 인생 4분의 4가 물속으로 들어가지요.”
박사님은 이것저것 아는 것은 많았지만 수영은 할 줄 몰랐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보다 못나 보인다고 사공을 무시했던 것입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사람들은 평등을 부르짖으며 누구나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면 자기가 남보다 더 잘 살고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남보다 잘하는 것이 있고 나은 것이 있을 때 기뻐합니다. 자기가 남보다 낫다는 생각이 분명할 때 ‘자만심’이 만들어집니다. 그 사람은 남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며 자기 생각이 옳다고 믿고 자기 생각대로 삽니다. 그러나 조그만 깊이 생각해 보면 자기도 잘못한 일이 많고 실패한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실을 인정하면, ‘내가 정말 생각을 잘못했구나! 내가 잘난 게 아닌데 속았구나!’ 하고 자신을 정확히 알게 됩니다.
 
자신을 믿는 마음에서 나오는 생각들은 1차적인 생각들입니다. 1차적인 생각만 하는 사람은 잘못을 하고 죄를 지으면서도 자기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못합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자기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2차적인 생각이라고 합니다. 1차적인 생각은 잘못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자동적으로 올라오는 1차적인 생각만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1차적인 생각이 들 때,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보자. 과연 나의 이 생각이 옳을까?’ 하고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기가 잘났다고 남을 무시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잘난 사람들을 만나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믿는 사람도 자기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바로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안에서 보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자기가 제일 큰 줄로 압니다. 그렇게 살다가 우물 밖으로 나와서 황소를 보면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이처럼 좁은 세계 속에서 살면서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자기 생각이 옳은 줄로 아는 사람은 살다가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약하지만 강한 것을 지켜주는 퓨즈
어린이 여러분, ‘퓨즈’라는 것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까? 퓨즈(fuse)는 낮은 온도에서도 잘 녹는 납이나 아연 등으로 만든 짧은 전선이 들어 있는 전기 안전장치로, 전자제품에 꼭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전기 배선에 퓨즈를 설치하면 갑자기 높은 전기가 흘렀을 때, 퓨즈가 먼저 녹아 전류를 차단하여 다른 부품을 보호할 수 있고 과열되는 것을 막아 화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비싼 텔레비전에 퓨즈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텔레비전이 처음 만들어질 때 그 제품에 맞는 전류의 양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해진 전류의 양보다 많은 전기가 흐르게 되면 부품들이 타버려 텔레비전 자체를 쓸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퓨즈가 있으면 다른 부분보다 약한 퓨즈가 먼저 녹아 끊어져서 더 이상 전기를 흐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다른 부품들은 안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값싼 퓨즈만 새로 바꾸면 되고 값비싼 텔레비전을 다시 사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퓨즈는 전기회로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지만 이 약한 부분이 나머지 강한 부품들을 지켜줍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또 자신의 약한 점은 없애거나 감춰버리고 강한 점은 살리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이런 약한 부분이 오히려 우리 자신의 연약함을 알게 해서 우리 마음을 지켜줍니다. 또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알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자신이 가지지 않은 마음을 흘러받을 수 있습니다. 
 
부족함을 알고 겸손한 마음으로
진정한 지혜는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데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보다 잘난 사람도 만나 봐야 하고, 실패도 해 봐야 합니다. 잘못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자신이 생각보다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면 겸손해지고 진지해지고 성실해집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잘난 맛에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내세우기 바쁩니다. 그런 사람은 마음이 높으니까 자기를 다스릴 자제력이 부족해 도박이나 게임이나 마약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합니다.
 
마음이 높거나 자기를 믿으면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고,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잘났다는 1차적인 생각만 하지 말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를 알아서 겸손한 사람으로 바뀌면 삶이 훨씬 보람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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