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별들
다시 만난 별들
  • 지윤영 기자
  • 승인 2013.10.1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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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굿뉴스코 총동문회 대전에서 열려

 



 
작년 3월 24일, ‘선배와 함께하는 귀국발표회’를 계기로 총동문회 회장을 맡게 되었다. 솔직히 너무 부담스러웠다. 회사 일과 집안 일, 내 마음의 문제들…. 내 마음도 관리 못 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고 마음을 함께하는 일을 진행하는 것이 부끄러웠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정죄가 되었고 모든 것을 망칠 것 같아 두렵고 힘이 들었다.
그런데 하루는 부산에서 열린 아프리카 굿뉴스코 동문회 때 박옥수 목사님과 잠시 교제를 할 기회가 있었다. 동문회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과 목사님 마음에 동문회가 얼마나 크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또 동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약속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해외봉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각자의 목표를 사는 동안, 우리는 한때 우리가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도구였음을 잊고 산다. 때로는 눈앞에 펼쳐진 형편과 머리에 가득한 생각에 흔들리기도 하고, 내 원함대로 돕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흔들리고 변하는 것은 우리들이지, 하나님이 아니다. 9월 7일 대전에서 가진 총동문회 때 박문택 IYF 회장님의 말씀처럼, 예수님을 힘입어 특채의 줄에 서 있어야 할 우리가 어느 새 공채의 줄에서 스스로 힘만으로 경쟁하며 힘들어하고 있을 뿐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총동문회를 계기로 굿뉴스코 동문들이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도구로 쓰임받던 그날들을 기억했으면, 아니 앞으로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있는 도구임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10년 후, 20년 후, 하나님 안에서 세상의 리더로 성장해 있을 동문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굿뉴스코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그 변치 않으심에 감사드린다.

 
 

 
어떤 이들은 ‘기껏 1년 동안 해외봉사 다녀온 일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풍요롭고 잘사는 나라의 젊은이가 그 귀한 청춘의 시간을 해외에서 봉사하는 것은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참으로 순수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귀국발표회를 끝으로 세상일에 서서히 빠져들다 보면 그 아름다운 마음들은 단지 기억일 뿐 나와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리고, 오히려 해외봉사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힘들게 지내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굿뉴스코 총동문회는 귀국 후에도 계속 교회에 흐르는 예수님의 마음을 받아 행복하게 지내는 동문들은 물론, 마음이 연결되지 않고 힘들어하는 동문들도 동참함으로써 함께 행복할 수 있고자 출범했다. 길은 결국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열리게 되어 있다. 총동문회에서는 의료와 문화 사업을 위해 병원·의과대학·음악학교 설립, 한국학 교실 개설 등 아프리카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에이즈 퇴치를 위해 (주)운화와 연계하고, 현재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지원도 진행할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한 발짝 두 발짝을 떼며 걸음마를 익히듯, 우리도 회칙을 공표하고 임원진을 구성하고 연락망을 개편하는 등 새롭게 나아가고 있다.
학생, 취업준비생, 직작인 등 동문들 각자가 처한 환경은 다르다. 성실하게 살되, 거기에 기대를 두지 말고 우리 안에 있던 마음을 펼치고 나누게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도 좋지만, 시야를 해외로 돌리면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자신이 해외봉사를 다녀온 나라로 돌아가 먼저 그곳에 가 있는 분들과 함께 지내며 새로운 영역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보다 일하기 쉬울 수도 있고, 교회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선교사님들도 구원받은 한국인 청년이 교회에 함께 있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하신다.
마음에 분명한 목표가 있고, 이를 향해 달려간다면 오늘과 내일이 같을 수 없다. 1년 후, 10년 후에도 우리는 굿뉴스코 봉사단이었을 때처럼 여전히 아름다운 별로 빛날 것이다.

 
 

 
“서울에서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마음이 들어. 어떨 때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좋고 평생 이 일만 하고 싶어. 그런데 가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싶을 때가 있어서 답답해. 세상 사람들은 다 잘났더라.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안무면 안무…. IYF 안에서 뮤지컬 공연할 때가 좋았어. 실력이 부족해도 문제가 안됐는데, 세상은 다르더라. 그렇게 지내다가 총동문회 한다는 소식 듣고, 굿뉴스코 동문들이 보고 싶어서 첫차 타고 내려왔어. 하하.”
총 동문회 때 만난 어느 형제가 해 준 얘기다. 수 년 전 뮤지컬 <허준>을 함께 준비했던 친구이기도 하다. 불과 47일 만에 기적적으로 준비해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전국 곳곳의 크고 화려한 무대에 오른 뮤지컬 <허준>! 그때 마음으로 참 많이 울기도 웃기도 했는데…. 서울에서 뮤지컬 배우로 있는 그는 새벽 첫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왔다고 했다.
 
동문회가 시작되기 전, 둘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굿뉴스코를 다녀온 이후, 복학, 취업, 결혼 등 자기 삶을 살며 뿔뿔이 흩어졌던 우리들이 총동문회를 계기로 다시금 만날 수 있어 감사했다.
살면서 내 마음에 찾아오는 불신, 부담스러운 일은 아예 피하고픈 마음, 수시로 올라오는 교만과 거만, 꺾이기 싫어하는 아집 등…. 이런 문제들을 두고 다시금 굿뉴스코 동문들과 서로 깊이 생각하고 같이 싸우고 싶다. 앞으로 이런 총동문회 모임을 정기적으로 열어 흩어진 수많은 별들이 하나님 앞으로 돌아올 수 있길 기대한다.
“봉사 갔던 나라에서 온갖 어려움들을 함께 헤쳐 나갔던 친구들, 다들 어디 갔어? 친구들아, 돌아와. 보고 싶다!”

 

 

 
 

 

 

 
나는 중국 광저우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다. 첫 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은 나는 방학동안 부지런한 생활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몇 가지 생활규칙을 정했는데, 보름 정도 지키다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시에서 중국 굿뉴스코 동문회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 광저우에서 웨이하이까지는 기차로 36시간이나 걸린다. 비행기를 타도 3시간 반이 걸리니, 한국보다 먼 거리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매달 30만 원씩 용돈을 받는다. 중국 돈 1600위안 정도다. 웨이하이까지 갔다 오는 침대칸 왕복 기찻삯은 960위안, 동문회 참가비는 400위안이었다. 게다가 기차를 타고 오가는 동안 열 끼를 사먹어야 했다. 동문회 참석은 가능해도 다녀오면 생활이 불가능했다. 결국 돈을 아끼기 위해 동문회 한 달 전부터 식사를 두 끼, 심지어 한 끼로 줄였다. 그래도 기찻삯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동문회에 참석하느냐, 내 능력 안에서 사느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원래의 이영표라면 참석을 포기하고 부담없는 길을 택했을 테지만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중국 전도사님께서 “영표 네 하나님은 도대체 뭘 하고 계시냐?”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 앞에 마음을 정했다. 방학기간 흐트러진 내 생활을 정상궤도에 올리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을 배우고 싶었다.
결국 나는 동문회를 다녀왔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보통 나는 한 달에 1600위안 정도를 쓰는데, 동문회에 다녀온 내 수중에는 1740위안 정도가 있었다. 오히려 돈을 번 것이다. 엘리사가 말하든 게하시가 말하든 하나님의 말씀에는 능력이 있어 그대로 된다는 것을 보았다.
은혜로웠던 동문회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이번 동문회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큰 선물이다.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굿뉴스코 단원들이 하나님을 경험하고, 복음을 전하는 데 쓰임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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