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딸이 준 크리스마스 선물
여섯 살 딸이 준 크리스마스 선물
  • 편집부
  • 승인 2013.12.1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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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에 앉아

 
경북 영천에 사는 구원받은 어느 형제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순조롭게 해오던 양돈업을 그만두고 새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몇 년 되지 않아 쫄딱 망하고 말았다. 사업을 정리하고 회사원 생활을 시작했는데, 전에 대출받은 돈의 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해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은행에서 다 가져가버렸다.
그 해 크리스마스에 형제는 딸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었다. 여섯 살 된 딸은 ‘마이쮸’라는 캔디를 받고 싶어했다. 다행히 며칠 전에 통장에 돈이 몇 만 원 있는 것을 확인한 터였다. 딸은 아빠 손을 잡고 집 밖으로 나가면서 신이 났다. 형제는 현금지급기 부스에서 기기에 카드를 넣고 돈을 인출하려고 했다. 그런데 잔액이 하나도 없었다. 그 사이에 은행에서 다 빼가버린 것이다. 추운 날씨에 딸은 부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형제는 부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한참을 멍하니 서 있는데, 밖에 있던 딸이 아빠를 불렀다. 돌아보니 딸이 “아빠, 나 갑자기 마이쮸가 먹기 싫어졌어.” 하였다. 형제는 부스 밖으로 나와 딸을 꼭 안았다.
눈물이 흘렀다. 서러워서 흐르는 눈물이 아니었다. 자신의 욕망을 좇아간 삶의 결과가 얼마나 어두운지를 생각하며 돌이키는 눈물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처럼 어리석게 살았는데도 아빠의 어려운 상황을 헤아리는 예쁜 딸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해서 흐르는 눈물이었다.
많은 것을 잃었지만 형제에게는 서로 아껴 주는 가족이 있었다. 그 가족은 자신의 능력으로 얻은 재산이 아니라, 하나님이 값없이 주신 선물이었다. 형제는 자신의 인생 전체가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아, 내가 지금까지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왔구나!’
그 후 형제는 욕망이 아닌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으로 양계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제법 넉넉하게 살고 있다. 이제는 딸에게 마이쮸를 얼마든지 사줄 수 있지만, 형제에게 가장 행복했던 때는 몇 년 전 크리스마스의 밤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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