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이 가득한 어느 형제와의 대화
불신이 가득한 어느 형제와의 대화
  • 박옥수 (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4.02.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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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

 
“하나님의 성령이 살아 계셔서 우리가 매일 변하고 있어.”
얼마 전, 어느 젊은 형제와 교제를 나누었다. 형제의 마음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교회에 대해 불신하는 마음도 있고, 하나님의 종에 대해 불신하는 마음도 있었다. 형제는 시험에 깊이 들어서 절망에 빠져 있었다. 형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듣다가 나도 가슴이 아팠다.
구원받은 사람이 예수님 안에서 거룩하고 복된 삶을 살아야 하는데, 때로 형제 자매들이 죄 속에 빠지거나 잘못을 저지르는 수가 있다. 목회자들 가운데에도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어서 가슴이 아팠다. 형제가 그런 이야기를 할 때 굉장히 괴로웠다. 나는 형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형제, 그 말이 맞아. 구원받은 우리가 거룩하고 복된 삶을 살고 복음을 위해 살아야 해.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어. 전도자들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하지만 때로 실수하고 잘못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야. 나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성경이 정말 좋고 은혜로워서 성경에 빠져서 살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성경을 읽으려고 해도 잘 읽혀지지 않고 잡념만 떠올라. 기도하려고 해도 자꾸 걱정거리만 떠오르는 때가 있고. 나도 하나님 앞에서 잘못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내 이야기를 듣고 형제가 다시 어떤 이야기를 하기에 내가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지만 우리 교회는 달라. 형제들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우리 안에는 하나님의 성령이 살아 계셔서 우리가 매일 변하고 있어. 전도자들도 변하고 있고. 작년과 올해가 달라. 물론 전도자들이 다 변한 것은 아냐. 하지만 육신에 속한 삶을 살다가 계속해서 믿음 편으로 옮겨져서 변하고 있어.”
형제는 깜짝 놀라면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작년 한 해에도 우리 교회 안에 사역자들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려움을 겪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은 형제 자매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령의 은혜로 참 많은 사역자들이 변화되어 가고 있는 사실을 절대로 마음에서 지울 수 없다. 변화되어 새 삶을 사는 사역자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듣고 그가 전하는 말씀을 들을 때 정말 기쁘고 즐겁다.

“병원은 병을 고치는 곳인데, 환자가 많아.”
젊은 형제에게 이어서 이야기했다.
“형제, 내 이야기 잘 들어봐. 병원은 병을 고치는 곳이야.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그러니까 환자가 없어야 하는데, 환자가 많아. 특별히 병을 잘 고치는 병원일수록 환자가 더 많아. 서울에도 삼성병원이나 아산병원 같은 병원은 규모가 얼마나 큰지, 건물도 크고 병실도 많아. 그런 병원일수록 환자들이 가득 차 있어. 그리고 병원인데도 환자들이 죽어서 나가는 영안실도 있고.”
언뜻 생각하면, 병원은 병을 고치는 곳이니 환자가 없어야 하고 사람들이 다 나아야 한다. 그런데 병을 잘 고치는 병원일수록 환자가 많이 모이고 죽어 나가는 사람도 많다. 만약 그 병원에 가서 다 죽어 나간다면 누가 그곳에 가겠는가? 그 병원에 가서 누어 있다가만 온다면 누가 그곳에 가겠는가? 좋은 병원에는 아픈 몸으로 갔다가 병이 나아서 건강한 몸으로 퇴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환자들 중에는 아직 병이 낫지 않은 사람이 있고, 나아 가는 사람이 있고, 개중에는 낫지 못해서 죽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병원에서 어떤 사람이 병으로 죽었대. 어떤 사람은 병이 아직 안 나았대.” 하고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그러하다는 이야기를 형제에게 해주었다. 우리 교회에 처음 오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문제와 절망 속에 있다가 구원받은 사람들이 많다. 구원받고 난 뒤 그들의 삶이 새로워지고 밝아져서 그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실수할 때도 있고, 잘못할 때도 있다. 그렇게 살면서 ‘아, 나는 정말 부족하고 연약한 인간이구나!’ 하고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주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그러는 가운데 믿음이 점점 자라서 하나님의 귀한 일꾼으로 세워져 가는 것이다.
형제는 내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내가 이야기를 이었다.
“형제, 초대교회 때에 예루살렘에서 수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았어. 그리고 핍박이 일어나자 성도들이 흩어져서 복음을 전했고, 빌립은 사마리아에 가서 복음을 전했어. 그처럼 어려움 가운데에도 복음을 전한 믿음의 사람들이 있었고, 베드로나 바울이나 바나바처럼 능력 있는 사람이 있었어. 반대로 형제 자매들의 마음을 찌르고 슬픔을 주는 가시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도 교회 가운데 있었어.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가룟 유다가 있었고, 성령이 충만하게 역사한 초대교회 때에도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있었어. 교회는 항상 완벽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야. 죄 속에 빠진 사람들이 와서 구원을 받고, 어둡게 살았던 사람들이 점점 밝게 변화되는 곳이 교회야. 병원에서 병을 고치지만 병실에 누워 있는 사람도 있고, 죽어 가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우리 교회에 와서 구원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아주 드물게 있는 것이 사실이야. 그리고 구원받았지만 아직 육신에 속한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말씀으로 형제 자매들이 점점 자라 가고, 복음을 위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있어. 그래서 온전하고 거룩한 삶을 사는 형제 자매들이 많아.”
형제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렇구나!’ 하고 마음을 열었다.

‘교회는 완벽한 사람이 모이는 곳이 아니구나!’
형제에게 덧붙여 이야기했다.
“나는 지금까지 50여 년을 복음 안에서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어.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는 것을 보았어. 그런데 그들이 다 믿음에 서는 것은 아니야. 어떤 사람은 구원받은 후 삶이 달라져서 복음을 위해 자신을 다 드려. 그처럼 주님 앞에 귀히 쓰이는 사람도 많지만, 구원받고 다음날 시험 들어서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어. 다른 사람을 찌르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람들이 성령 안에서 점점 새로워지고 달라지는 곳이 교회야. 하나님이 교회 안에 계셔서 우리를 이끌고 사람을 바꾸시는 것을 봐.”
형제는 오랫동안 시험 가운데 있었지만 그날 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아, 교회는 완벽한 사람이 모이는 곳이 아니구나! 병들고 추하고 연약한 사람이 와서 구원받고 밝게 살면서 변화되어 가는 곳이 교회구나!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 과정 가운데 있는 것이구나!’
우리 교회를 보면, 작년 한 해에 구원받고 간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모습을 보면 한없이 기쁘다. 그러나 아직도 신앙이 어린 상태에서 육신 속에 빠져 있는 사람도 없지 않다. 하나님께서 이런저런 일을 통해서 그런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믿음으로 세워 가고 변하게 하신다. 그런 모습을 보면 얼마나 감사한지…!
나는 복음을 전할 때 내가 복음을 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복음을 듣는 사람들도 하나님이 준비하신 사람들이다. 구원받고 교회 안에 시험이 든 사람이 있어도 하나님이 달라지게 하신다. 그처럼 사람들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 앞에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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