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예수님을 세우고 싶다
이제는 예수님을 세우고 싶다
  • 안현주 (뉴스팀, 부매니저)
  • 승인 2014.03.0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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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GBS방송국 이야기 (12회)

 

실패는 축복의 전주곡이었음을…
한국에서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4~5년을 방방곡곡 안 다닌 곳 없이 방송국마다 시험을 치러 다녔지만 번번이 미끄러졌다. 이상하게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은 합격을 곧잘 했다. ‘하나님이 정말 존재하나? 나도 교회나 다녀볼까?’ 친구를 따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한 친구의 소개로 작은 케이블 방송국에서 리포터로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맡은 프로그램이 곧 종영되는 바람에 회사를 떠나야 했다. ‘방송국과 나는 인연이 아닌가?’ 결국 모두 포기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2008년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그 해 6월, 호주 시드니에서 기쁜소식선교회를 만나 구원을 받았다.
구원을 받고 보니, 젊은 날 꿈을 가지고 도전했던 그 모든 것이 결국 나 하나 세우기 위해 생고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신 교회 안에서 형제 자매님들이 복음만을 위해 순수하게 사시는 것을 보며 나도 이제는 그들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후 교회 안에서 결혼해 남편과 함께 케냐에 와 GBS의 일원이 되어 함께하고 있다.

GBS, 나의 하루
현재 나는 GBS 뉴스팀 부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나의 하루는 새벽 5시 10분에 기상해 새벽예배를 마치고 첫째 아이 성준이의 도시락을 싸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침식사를 한 후, 남편은 방송국으로 출근한다. 나는 첫째 성준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둘째 아이 민준이의 기저귀와 이유식, 그리고 간식을 챙겨 교회 자매님께 맡기고, 방송국까지 100m 되는 거리를 고속 질주한다. 보통 일을 가진 엄마들이 그렇듯, 하루 일과 중 아침은 정말이지 정신없이 바쁘다.
오전 8시, 방송국에 도착하면 뉴스팀 회의가 나를 기다린다. 팀원들이 둘러 앉아 전날 뉴스 방송분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들을 쏟아낸다. 진지한 긴장 속, 작성된 기사와 뉴스 촬영, 편집 등에 대해 한차례 진땀나는 신랄한 평가가 있은 후, 오늘의 취재 안건을 기획한다. 9시, 리포터와 촬영 기자들이 취재 현장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겨우 한숨 돌린다. 이제 책상에 앉아 그날 신문을 훑어보고, 케냐 및 전 세계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기 시작한다. 10시, 편집부와 한 번 더 모임을 갖고, 오늘의 취재내용을 구성하고 토론하며 1시에 방송될 뉴스를 준비한다. 3시가 되면 뉴스팀 기자들이 사무실로 돌아온다. 기자들은 기사를 작성하고 각종 취재물을 편집하기 시작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시간이라 서로에게 말 걸기도 조심스럽다. 
오후에 한 차례 앵커 교육이 있는데, 발성법과 대본을 연습하고 카메라테스트를 하면서 서로의 모습을 냉정하게 평가해준다. 무엇보다 방송인으로서 가져야 할 마인드를 배우며 하나님을 찾는 시간이다. 6시 30분, 스와힐리어 뉴스가 방송되고 이어 8시 40분, 프라임 뉴스 방송이 있다. 집에 오면 또 많은 집안일이 나를 기다린다. 방송국 일과 남편 뒷바라지, 자식을 키우는 것이 나로서는 참 벅찬데, 부족한 나를 불평 없이 도와주는 남편에게 고맙다. 또한 나와 예수님이 하나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이기고 감사할 수 있다.

 
나를 더욱 주밀하게 하시는 하나님
어린이 프로그램, ‘마더스 스토리텔링(Mother’s Storytelling)’을 맡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들 입장에서 마음의 세계를 가르치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반응이 좋아서 사람들이 종종 나를 알아보았고, 나는 나를 방송국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큰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홈쇼핑 매니저로 부서가 옮겨졌고, 나 자신을 ‘GBS를 위해 기여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던 내 착각은 여지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가는 곳마다 문제가 생기고, 부족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내 근본 모습을 알게 하셨다. 결국에는 그런 나를 인정하기 싫어 피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으로 가고 싶었고,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그런데 계속 간섭을 받다 보니,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지내는 동안 생각하는 것이 주밀해졌다. 말씀을 듣는데 내가 세워져 내 삶에 예수님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되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
하나님이 내 꿈을 이뤄주셨다. 세상, 어느 방송국에서도 받아주지 않던 나를 하나님은 내가 그토록 들어가고 싶었던 방송국에, 그것도 하나님의 방송국으로 인도하셨다. 구원받기 전, 5년간 방송국 시험에서 낙방한 것은 GBS를 위해 예비된 길이었다. 처음에는 복음의 일도 하면서 나를 알려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을 품고 일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나님의 귀한 도구로만 사용되고 싶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랑을 방송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다. 교회의 마음에 GBS 방송국은 이미 아랍권까지 들어가 있다. 방송으로 땅끝까지 복음이 전파될 것을 생각할 때, 무척 소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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