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와 올무
산토끼와 올무
  • 편집부
  • 승인 2014.04.01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루터기에 앉아

 
어린 시절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어느 산골 마을에서 살았다는 기쁜소식양천교회의 홍순구 집사. 학교에 가려면 마을에서 40분은 걸어야 했단다.
산골 마을 아이들에게 산은 놀이터요, 때로는 고픈 배를 채워 주는 자연의 창고였다. 가을이 되면 아이들은 산토끼를 잡으러 산으로 올라갔다. 산토끼를 잡는 데 필요한 것은 철사 두어 발. 그걸로 올가미 네댓 개를 만들면 끝이다. 산골 아이들 눈에는 산토끼가 다니는 길이 보이는데, 그 길에 올가미를 놓고 며칠 후에 올라가면 거기에 토끼가 걸려 있는 것이다. 산토끼 잡이는 봄까지 계속되는데, 여름에는 올가미에 걸려서 죽은 토끼가 빠르게 부패하기 때문이다.
산토끼를 잡는 것은 겨울이 가장 재미있었다. 눈이 쌓인 산으로 올라가면서 산토끼의 발자국이 보이면 거기에 올가미를 놓는다. 그리고 토끼 발자국을 따라 산을 한 바퀴 돌면 토끼가 올가미에 걸려 있는 것이다. 산토끼는 늘 다니던 길로만 다니지 다른 길로는 가지 않기 때문이다. 산을 도는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토끼가 피하는데, 늘 자신이 다니던 길로만 가기에 아이들이 올가미를 놓아둔 곳을 지나가다가 거기에 걸리고 마는 것이다.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나뭇가지에 불을 피워 잡은 산토끼를 구워먹었다. 먹을 것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 산토끼는 산골 아이들에게 아주 좋은 먹을거리였다. 말린 가죽을 팔아서 마련한 돈은 용돈으로 요긴하게 쓰였고.
산토끼는 안전하게 자신이 다니던 길로만 다니지만 산골 아이들은 그런 습성을 이용해서 토끼를 잡는다. 또 다른 사냥꾼이 있다. 인간을 사로잡는 사탄이다. 사탄은 인간의 습성을 아주 잘 안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 올무를 놓고 기다리는데, 누구도 그 올무를 피해 가지 못한다.
그런데 사탄이 놓은 올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다니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가는 사람들이다. 성령의 인도를 받는 사람, 교회와 목자의 인도를 받는 성도들이다. 성령과 목자의 음성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은 사탄이 올무를 놓은 곳과 전혀 상관없는 곳에 서 있는 것이다.
누가 사탄보다 지혜로워서 그가 놓은 올무를 피할 수 있겠는가! 성령의 음성이 들리는 사람, 목자의 음성이 들리는 사람, 그는 오늘도 사탄이 놓은 올무들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다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