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가 아닌 지체로 사는 우리
개체가 아닌 지체로 사는 우리
  • 박영준 (부산대연교회 목사)
  • 승인 2014.05.08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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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 삶

지네와 닭, 닭과 들개

 
수 년 전, 광주에서 사역할 때의 일입니다. 예배당을 새로 지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예배당 안에 지네들이 들어왔습니다. 자는 아들 배 위로 손바닥만한 지네가 지나가기도 하고, 거실에도 지네들이 유유히 지나다녔습니다. 지네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날 나이 많은 자매님이 ‘교회 뒤 산자락에 닭을 키우면 닭이 지네를 잡아먹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닭을 열 마리 정도 사서 풀어놓았는데, 정말 지네가 싹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들개가 나타나서 닭을 일곱 마리나 잡아먹었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들개와 한참 동안 전쟁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이 말씀에 잡아먹히면
지네가 닭에게 잡아먹히면 그때부터 지네의 모습은 사라지고 닭의 피와 살이 됩니다. 그 닭이 들개에게 잡아먹히면 다시 닭의 형상은 사라지고 들개의 한 부분이 됩니다. 그것처럼 우리도 우리 생각이 하나님의 말씀에 잡아먹히면 그때부터 우리 생각은 사라지고 하나님의 말씀만 남게 됩니다. 반대로 잡아먹히지 않으면 우리 생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양식이 없어서 아기까지 삶아먹는 사마리아 성 사람들에게 어느 날 양식을 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한 장관은 “여호와께서 하늘에 창을 내신들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기 생각이 말씀에 잡아먹히지 않고 그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죽음이었습니다.
야곱은 늘 형 에서를 부러워하고 에서처럼 되고 싶어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 리브가가 야곱에게 “내 말을 좇아 내가 네게 명하는 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야곱의 생각을 잡아먹었고, 그때부터 야곱은 어머니와 하나가 되어서 움직였습니다. 그 결과는 축복이었습니다. 나아만 장군도 자기 생각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종이 한 이야기가 결국 그의 생각을 잡아먹어서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잠가 깨끗하게 나았습니다.

우리는 그 몸의 지체임이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의 생각이 잡아먹힌 사람은 교회의 지체가 됩니다. 에베소서 5장 30절에 보면, “우리는 그 몸의 지체임이니라”고 했습니다. 구원받은 우리는 말씀에 잡아먹힌 사람들이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지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구원받고도 ‘지체’가 아닌 ‘개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체란 독립된 존재를 말하고, 지체란 몸의 한 부분을 말합니다. 개체는 지체와 달리 자기 모양대로 살아갑니다. 잠언 18장 1절에서 “무리에게서 스스로 나뉘는 자는 자기 소욕을 따르는 자”라고 했는데, 이러한 사람이 바로 개체인 것입니다. 몸의 지체는 단독적으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팔이 움직일 때 손가락만 따로 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으면 교회의 지체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지체로서 삶을 마쳐야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개체로 흘러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체는 서로 연합하고 흐르기에
에베소서 4장에 보면 ‘지체’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옵니다.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입음으로 연락하고 상합하여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엡 4:16)
하나님이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각기 주신 은사와 직분은 모두 귀합니다. 눈이 하는 일, 귀가 하는 일, 입이 하는 일 등 하는 일은 각기 다르지만 귀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 지체들이 서로 연합하여 몸을 자라게 합니다.
“… 온 몸이 머리로 말미암아 마디와 힘줄로 공급함을 얻고 연합하여 하나님이 자라게 하심으로 자라느니라.”(골 2:19)
지체로 있는 동안은 하나님이 공급해 주시는 것들이 서로 흐르기 때문에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나에게 어떤 문제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른 지체들에게서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을 얻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선교사님들이 외국에서 몇 년씩 떨어져서 살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들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서 사역자들과 교류하며 마음이 흐르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없습니다. 성경은 지체가 서로 흐르면 공급하는 이로 말미암아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개체가 되면 복음의 일에 함께할 수 없다
사탄은 우리 영혼을 황폐하기 만들려고 우리를 지체의 위치에서 떠나게 합니다. 저도 교회에서 내가 잘하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나를 나타내고 싶고, 사람들에게 옳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습니다. 교회의 지체로 살아야 하는데, ‘나는 잘하고 있어, 나는 남보다 나아’ 하며 자신의 기능을 따로 키워갔던 것입니다. 그렇게 살다가 어느 날 웃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웃사는 잘하고 싶은 마음을 따라서 즉흥적이고 반사적으로 하나님의 궤를 잡았다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말씀 앞에서 웃사의 죽음이 나의 죽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사탄에게 속아 잘못된 길을 가고 있던 나를 제하셔서 몸인 교회의 지체로 살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복음의 일에 사용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사역하는 동안 가는 곳마다 복음을 전하게 하셨고, 기쁨과 행복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성경에서 우리에게 “너희는 지체이며, 하나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교회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큰 일들을 하며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구원받은 우리가 지체가 되지 않고 개체가 되면 이 큰 복음의 일에 함께할 수 없습니다. 구원받은 우리는 지체로서 살고, 지체로서 삶을 마쳐야 합니다.

예수님의 두 번째 몸의 지체로
예수님은 두 개의 몸을 가지고 계십니다. 첫 번째 몸은 이 땅에 오실 때 입으셨던 육체로, 예수님은 그 몸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두 번째 몸은 복음을 전하는 데 사용되는 성도들의 몸입니다. 구원받은 우리는 예수님의 몸의 지체가 되어서 복음 전하는 일에 쓰임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복음 전하는 일을 위해 구원받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개체가 아닌 지체로 만들어 가십니다. 그리고 사탄은 오늘도 이 일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를 몸에서 떼어놓는 일을 합니다. 그러한 사탄의 궤계에 속지 말고 우리가 지체임을 깨달아, 우리 삶이 끝날 때까지 지체로서 머리의 공급을 받으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성령이 우리를 통해서 큰 일들을 이루실 것입니다. 우리가 지체로 있는 동안 하나님이 우리를 쓰실 것입니다.
지체는 더 귀하고 덜 귀한 것이 없습니다. 모두 하나입니다. 교회가 가는 길에 함께 발을 내딛어 복음의 일에 참예하는 복된 성도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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