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에 당신을 인정하는 장치를 주신 하나님
범사에 당신을 인정하는 장치를 주신 하나님
  • 김광운 (베냉 선교사)
  • 승인 2014.06.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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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수기 (6회)

 

“그곳에 가면 오리지널 아프리카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종종 한국에 계신 목사님들을 베냉에 보내 주셔서 성경세미나를 갖게 하신다. 몇 년 전, 어느 목사님이 베냉을 방문해서 성경세미나를 가질 때였다. 하루는 목사님이 “베냉에 좋은 데가 있느냐?”고 묻는데, 나는 대답하기 위해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베냉에는 특별히 가볼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무슨 볼거리가 있나?’ 하고 생각하다가, ‘아, 목사님이 다른 것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다운 아프리카를 보기 원하시는구나. 오리지널 아프리카를 보고 싶으신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 이곳에 좋은 데가 있습니다. 거기는 배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곳에 가면 오리지널 아프리카를 볼 수 있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목사님이 굉장히 기뻐하면서 거기에 가보자고 하였다.
그곳은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코토누에서 약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소창훼’라는 섬이었다. 소창훼에는 구원받은 형제 자매들이 몇 사람 있었다.

갑자기 천둥이 몰아치고 번개가 번쩍이고, 비가 매섭게 내렸다
오전 집회를 마치자마자 서둘러서 배를 탈 수 있는 곳으로 갔다. 단기선교사들과 몇몇 형제들이 동행했다. 선교학생 한 명을 미리 보내서 배를 준비하게 했기에 그 배가 오기를 기다렸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서둘러서 섬에 도착해 간단히 예배를 드리고 저녁 집회에 늦지 않게 돌아와야 하는데, 오기로 한 배가 오지 않는 것이었다. 준비하러 간 선교학생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그제야 배에 기름을 넣고 있다고 했다. ‘아침 일찍 배를 준비하라고 보냈는데 이제 기름을 넣고 있다니…’ 기가 막혔다.
배는 예정한 시간보다 1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도착했다. 우리는 서둘러 배에 올라타 소창훼로 향했다. 한 시간쯤 배를 타고 가서 섬에 도착하니 많은 아이들이 우리를 따라왔다. 그곳에서 몇 번 전도집회를 가졌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이 백인들이 왔다며 우르르 몰려드는 소창훼는 사람들이 참 비참하게 사는 곳이었다.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장소로 갔다. 시간이 없어서 단기선교사들이 댄스를 하고 강사 목사님이 곧바로 말씀을 전했다. 그런데 10분쯤 지나자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비가 쏟아졌다. 아주 맑았던 날씨가 갑자기 변한 것이다. 천둥이 몰아치고 번개가 번쩍이고, 비가 매섭게 내렸다.
목사님께서 설교 말씀을 마친 후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우리는 기도하면서 목사님도, 나도, 거기 있던 형제 자매들도 왜 그 선교학생이 배를 1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도착하게 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시간을 계산해 보니, 만약 배가 제시간에 도착했다면 우리는 돌아가는 배 안에서 그 폭풍과 비를 만나야 했던 것이다. 나중에 형제들이 말하기를 “이곳은 해마다 폭풍우에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있어서 죽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였다. 우리는 그제야 하나님이 우리에게 배를 늦게 보내신 것에 대하여 감사할 수 있었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사람들은 항상 좋은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간다.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기보다 우리 보기에 좋은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불평하고 실망할 때가 많다. 그런데 성경 잠언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 3:6)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할 때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시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을 때 화가 나고 분이 일어나지만, 하나님을 인정하면 그 즉시 화가 풀리고 원망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아프리카에 살면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기에 화가 치밀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을 인정하면 하나님이 내 길을 인도하시는 것을 경험한다.

‘저 외국 학생들, 희한한 댄스를 하네’
그때 우리는 시내 중심에 있는 극장을 빌려서 성경세미나를 갖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 극장에 도착하니 형제 자매들이 극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 있었다.
‘어! 시간이 되었는데 왜 아직 극장 안으로 안 들어가지?’
알고 보니, 극장 경비아저씨가 열쇠를 들고 가서 그때까지 오지 않아 극장이 잠겨 있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아니, 극장을 빌릴 때 선불을 주지 않으면 빌릴 수 없다고 해서 돈을 다 지불했는데, 아직까지 열쇠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집회를 방해해!’
마음이 불편하고 ‘집회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왜 경비아저씨는 아직도 오지 않는 거야?’ 하고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그렇지! 이것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거야. 하나님이 경비아저씨를 늦게 오게 하신 거야.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고 하셨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단기선교사들과 댄스 공연을 맡은 형제 자매들이 보여서 “야, 우리 극장 밖에서 댄스를 하자”고 했다.
우리는 밖에서 댄스 공연을 할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경비아저씨가 늦게 옴으로 인해 갑자기 댄스를 하게 된 것이다. 그때 극장 앞에 있는 호텔에 묵고 있던 한 할머니가 그 광경을 보고는 ‘저 외국 학생들, 희한한 댄스를 하네’ 하고 호텔에서 내려와 집회 장소로 왔다. 할머니는 우리가 진열해 놓은 설교집들을 보고는 “내가 내일 딸을 보러 캐나다에 가는데, 한 달 후에 돌아와서 전화할게요” 하고는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남기고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 설교집을 사가지고 갔다.
우리는 할머니가 한 말을 믿지 않았다. 이곳 사람들은 약속은 쉽게 하지만 거의 지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후 할머니는 정말 우리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다. 그 후 자매님은 한국에서 열린 월드캠프까지 참가해서 많은 은혜를 입었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땅을 교회에 드리는 등 주님을 섬기고 있다.
경비아저씨가 늦게 온 것 때문에 마음에 불평하다가 하나님을 인정했을 때 하나님이 우리 길을 인도하시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저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저에게 다윗을 저주하라 하심이니”
박옥수 목사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한번은 목사님이 고속도로에서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앞에 트럭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트럭에서 조그마한 자갈이 떨어져서 목사님 차의 유리를 깼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트럭을 세운 후 운전사에게 유리 값을 물어 달라고 하려다가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후 아침, 신문에서 목사님이 당한 것과 똑같은 일을 당한 사람에 대한 기사가 실린 것을 보셨다. 그런데 그 사람은 앞서 가던 트럭을 세운 후 트럭 운전사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뒤에 오던 차에 치여서 두 사람 다 죽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인정하고 살아갈 때 삶 속에서 많은 재앙을 피하며 사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을 인정하는 장치를 해놓으셨다. 그 장치가 없을 때 문제가 문제로 남아 있고, 사람을 원망한다. 사무엘하 16장에는 시므이가 압살롬을 피해 도망가는 다윗을 저주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때 아비새가 다윗에게 당장 시므이를 죽이자고 했다. 그러나 다윗은 “저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저에게 다윗을 저주하라 하심이니” 하며 하나님을 인정했다. 하나님을 인정하는 장치가 없는 아비새는 당장 시므이의 머리를 베어 죽이려고 했지만, 다윗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하나님을 인정하는 마음이 있기에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기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신을 인정하는 장치를 주신 하나님으로 인해 오늘도 자유와 쉼을 누리며 산다
교회를 잘 따르고 순종하다가도 하루아침에 등을 돌리고 교회를 비난하며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교회를 떠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온갖 비방을 하는 그들을 볼 때면 분이 일어나기도 한다. 아비새가 가졌던 마음 같은 마음이 절로 들 때가 많다. 그런데 하나님을 인정할 때 내 마음속에 있던 어두운 것들이 다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을 본다. 이곳 아프리카에서 살면서 하나님 앞에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당신을 인정하는 마음을 주셨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어려운 형편들과 열악한 환경, 그리고 우리를 어렵게 하는 사람들을 대하면서 당신을 인정하는 장치를 주신 하나님으로 인해 오늘도 나는 자유와 쉼을 누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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