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처럼 (2)
북유럽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처럼 (2)
  • 김우림_핀란드 헬싱키
  • 승인 2014.08.13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 - 핀란드의 여름 이야기
우림이는 3살 때부터 부모님(김진수 선교사)과 함께 핀란드에서 살았어요. 성경 말씀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아빠를 가장 존경한다는 우림이.  그래서 아빠와 같은 선교사가 되는 꿈을 품고, 핀란드어는 물론이고 스웨덴어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겨울이 긴 나라 핀란드에 따스한 햇살이 더욱 반갑듯이, 어려울수록 자신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더욱 감사하다는 우림이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봐요.
 
요르마 삼촌의 여름별장
오늘은 헬싱키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하멘린나에 있는 요르마(Jorma) 삼촌과 삐르꼬(Pirkko) 이모의 별장에 가는 날이다. 요르마 삼촌과 삐르꼬 이모는 2년 전에 단기선교사 누나, 형들이 무전전도여행을 갔다가 만난 분들이다. 그 뒤로 아빠가 한 달에 두 번씩 찾아가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오늘은 요르마 삼촌이 교회 식구들을 모두 별장으로 초대해 주셨다.
나와 동생 우빈이는 자동차에 자리가 없어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처음으로 기차를 타는 거라 조금 떨렸다. 빠르게 달리는 기차에서 밖을 내다보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 우빈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푸른 들판을 달렸다. 중간에 기차를 갈아탔는데 사람이 많아서 서서 가야 했다.
도착역에 내려 둘러보니 시골 마을이라 그런지 조용했다. 곧 아빠를 만나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 주변에는 초록 잔디와 자작나무 숲이 우거져 도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핀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별장을 가지고 있다. 여름휴가 동안 가족들과 함께 별장에서 쉬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넓은 잔디밭에서 축구를 하고 삐르꼬 이모가 준비하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둘러앉아 성경공부를 했다. 말씀도 듣고 서로 서로 이야기도 하며 자연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생각해 보니, 요르마 삼촌이 우리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초대해 주신 것이 고마웠다.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지만 복음 때문에 마음을 열고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신기하다.
▲ 삐르꼬 이모가 만들어주신 맛있는 음식.
여름캠프를 준비하며
7월 10일부터 여름캠프를 한다. 그래서 어제부터 거리에 나가 캠프를 알리는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오늘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중앙역으로 나갔다.
어제 발전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전기를 어떻게 구할지 걱정이었는데, 역 광장에 있는 편의점에서 전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정말 감사했다. 형, 누나들이 갑자기 음악을 틀고 댄스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쳐다보고 가까이 와서 구경을 하기도 했다. 나와 동생은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캠프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단지를 받아 보았고 어떤 사람들은 캠프에 오고 싶다고 했다. 캠프에 오겠다고 접수하는 것을 보니 기운이 팍팍 솟았다.
그렇지만 한참을 춤을 춘 형, 누나들도 지치고 계속 서서 돌아다닌 우리도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똑같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지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여름이 되어 제과회사에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무료로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것이었다. 마침 오늘 나눠주다니! 우리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땀을 식혔다.
오늘 홍보하러 나가기 전에 아빠가 우리는 원래 하나님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망치는 방해꾼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 마음을 비우고 은혜를 입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정말로 하나님이 전기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해 주셨고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주셨다. 또 댄스를 틀리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좋아해 주었다. 이런 것이 아빠가 말씀하신 ‘하나님의 일은 은혜를 입어서 하는 것’인가 보다. 몸은 피곤했지만 정말 보람찬 하루였다.
▲ 여름캠프를 알리기 위해 역 광장에 나가 홍보활동을 했어요. 슬슬 지칠 때 쯤,하나님이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주셔서 기뻤어요. 대학생들이 우리가 소개하는 내용을 듣고 캠프에 오겠다고 접수하는 것을 보니 기운이 팍팍 솟았어요.
드디어 여름캠프 시작!
드디어 여름캠프가 시작됐다. 아침 일찍 일어나 마리나 누나와 미아 누나와 함께 캠프가 열릴 문끼부오렌(Munkkivuoren) 청소년센터로 갔다. 이번이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 번째 캠프인데, 이전에는 숙박시설이 있는 캠프장을 구하지 못해서 밤에는 활동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청소년센터에서 잠을 잘 수 있어서 2박 3일 동안 알차게 캠프를 할 수 있다.
청소년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참가자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나는 누나들을 도와서 짐도 옮기고 청소도 했다. 오전 10시가 되니까 대학생 누나, 형들이 한 명씩 오기 시작했다. 참가자 형, 누나들이 다 모이고 오리엔테이션(예비 교육)을 시작했다. 먼저 우리 형, 누나들이 건전댄스 공연을 하고, IYF를 소개한 뒤 참가자들을 나누어 반을 정했다. 그때까지는 다들 어색해 보였다. 핀란드 사람들은 대체로 내성적이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울려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아이스 브레이킹’ 게임을 하고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 클럽활동 시간에 태권도를 배웠어요.저도 뻣뻣한 팔, 다리를 가지고 열심히 따라해 보았어요.
나는 오늘 프로그램 중에 이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다.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나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의 이름을 종이 칸 안에 적는다. 칸 안에 이름을 다 채운 뒤 돌아가면서 이름을 맞추는 빙고게임을 했는데 어색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게임을 마치고 아프리카 아카펠라 공연을 했다. 그리고 다 같이 아카펠라를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진짜 신기했던 것은 처음 온 형, 누나들이 무대에 올라와서 노래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쑥스러워하던 형, 누나들이 하루 만에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놀라웠다.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실지 기대된다.
▲ 참가한 형, 누나들이 아프리카 노래를 배우고 있어요. 첫날이라 어색해하던 분위기가 싹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