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에서 목이 꺾인 암송아지
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에서 목이 꺾인 암송아지
  • 박옥수 (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4.10.2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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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설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어 
            얻게 하시는 땅에서 혹시 피살한 시체가 
            들에 엎드러진 것을 발견하고 
            그 쳐죽인 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거든, 
            너의 장로들과 재판장들이 나가서 
            그 피살한 곳에서 사면에 있는 각 성읍의 원근을 잴 것이요, 
            그 피살한 곳에서 제일 가까운 성읍 곧 그 성읍의 장로들이 
            아직 부리우지 아니하고 멍에를 메지 아니한 암송아지를 취하고 
            성읍의 장로들이 물이 항상 흐르고 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로 
            그 송아지를 끌고가서 그 골짜기에서 그 송아지의 목을 꺾을 것이요”(신 21:1~4)

 

 

어떤 골짜기이기에 갈지도 못하고 씨를 심지도 못하는 땅일까?
언젠가 이 말씀을 읽다가 갑자기 ‘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 그런 골짜기가 도대체 무얼 말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짜기에는 항상 물이 흐르는데, 어떤 골짜기이기에 그곳은 갈지도 못하고 씨를 심지도 못하는 그런 땅일까?’ 아마 단단한 바위로 된 골짜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골짜기에 물이 항상 흐르는데, 그곳을 갈지도 못하고 씨를 심지도 못하는 단단한 바위로 되어 있는 상태를 생각하다 보니 갑자니 내 마음이 생각되었다. 내 마음이 얼마나 단단하고 딱딱했는지, 꼭 그 골짜기의 모습과 같았던 나의 마음을 발견했다.

내가 옳기에 남의 이야기를 손톱만큼도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
나는 어려서부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다. 내 생각보다 더 좋은 생각이나 내 마음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을 만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늘 내 생각대로 살았고, 항상 내가 옳았다. 그래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도 나는 상대의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항상 내가 옳다고 여겼기 때문에 친구들과 의견에 차이가 생기면 다투고 싸웠다. 친구들이 내 의견을 받아주지 않으면 친구들의 의견대로 안 되도록 하려고 애를 썼다. 그랬기 때문에 친구들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볼 때는 내가 항상 옳은데, 친구들이 왜 내 생각을 받아주지 않는지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처럼 내가 옳기에 남의 이야기를 손톱만큼도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 그것이 바로 갈지도 못하고 심지도 못하는 땅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왜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 땅 위에서 암송아지의 목을 꺾을까?
성읍 장로들이 아직 부리우지도 않고 멍에를 메지도 않은 암송아지를 취해 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로 끌고 가서 거기에서 송아지의 목을 꺾었다. 왜 다른 곳을 다 두고 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 땅 위에서 목을 꺾을까?
지금 생각하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나는 늘 내가 옳다고 주장하며 다투고 싸우기만 하던 사람이었는데, 하나님이 내 마음에 많은 일을 하셨다. 내가 열 아홉 살이 되던 때까지 무얼 잘해 보고 싶고, 잘살아 보고 싶은데, 제대로 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지나온 날들을 죽 돌아보니 내가 잘난 것 같았지만 하는 것마다 실패였다. 그리고 내가 한 일들은 악하고 더러운 것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발견한 때부터 내가 잘났고 똑똑하고 옳다는 생각들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힘을 잃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히 내가 옳아서 어떤 것을 주장했는데, 지나 놓고 보면 내가 틀린 것이었다.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나중에 보면 내가 잘난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정직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거짓말을 하고 악을 행하고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나를 믿는 마음이 무너졌고, 바위처럼 굳고 단단한 내 마음이 조금씩 깨지는 것을 느꼈다.
그 후에 나는 예수님을 믿어 죄 사함을 받았다. 나같이 더러운 인간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고 돌아가신 주님을 생각하니, 한없이 감사하고 기뻐서 내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변했다. 내가 변하려고 해서 변한 것이 아니었다. 너무 나쁘고 추한 인간이요, 하는 일마다 실패한 인간인데, 그런 나를 위하여 예수님이 피를 흘려 돌아가신 십자가의 은혜를 생각할 때 내 마음이 많이 무너져내려 부드러워졌다. 전에는 내 마음에 맞지 않는 이야기는 마음에 두려고 하지도 않고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는데, 내 마음이 씨앗을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은 어떻게 이처럼 말씀하실 수 있을까?
구원받고 먼저 달라진 것은, 전에는 성경을 아무리 읽어도 보여지는 게 없었는데,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말씀이 내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었다. 성경을 읽다 보니, 간음하다 잡힌 여자는 돌에 맞아 죽어야 하는데 너무나 신기하게 그렇지 않았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그 여자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예수님에게 올무를 놓으려고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는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고 했는데, 선생은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이 돌로 치라고 하시면 죄인을 구원하려고 온 예수가 돌로 치라고 한다고 비방을 받게 되고, 치지 말라고 하면 율법을 어기기 때문에 고소를 당하게 되고, 예수님은 이래도 걸리고 저래도 걸리게 되었다. 그때 예수님께서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여자를 돌로 치라” 하셨다. 그 말씀 한 마디로 모든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이기고 간음한 여자를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지혜를 보았다.
‘예수님은 어떻게 이처럼 말씀하실 수 있을까? 예수님에게는 이런 지혜가 있구나! 그러면 내 안에 있는 예수님에게도 이런 지혜가 있겠구나! 내가 예수님과 가까우면 이런 지혜를 얻겠구나!’
그렇게 말씀 앞에서 내 생각, 내 잘난 것이 또 다 무너졌다. 너무나 신비로운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들어와 그 말씀이 싹이 나고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놀라웠고, 하나님께 감사했다.

예수님은 나도 그 여인처럼 바꾸셨다
바위처럼 단단하고 거칠었던 내 마음 안에 예수님의 말씀이 들어와 싹이 날 수 있는 땅으로 변해갔다.
‘예수님의 마음은 이런 마음이구나!’
하나님이 내 속에서 나를 바꾸는 일을 이루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나님의 마음이 그러시구나, 하나님의 마음이!’
전에는 성경을 읽을 때마다 골치가 아프고 짜증이 나고 잠이 왔는데, 그렇게 보기 싫었던 성경이 이제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하나하나 자리를 잡았다. 갈지도 못하고 심지도 못하는 바위처럼 딱딱했던 내 마음에 하나님이 일하시니까 마음이 부드럽게 변해 갔다.
간음하다 잡힌 여자는 돌에 맞아 죽을 수밖에 없는 비참한 여자였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를 구원하셔서, 그의 마음에서 형언할 수 없는 감사와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솟아났다. 예수님은 나도 그 여인처럼 바꾸셨다. 스스로 잘났다고 여겨 내 귀에 거슬리고 내 생각에 맞지 않는 이야기는 손톱만큼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내 마음에, 그렇게 맞지 않고 읽기 싫었던 성경 말씀이 하나하나 들어와 내 마음에 보배가 되었다. 그 말씀이 내 마음에서 싹을 내고, 열매를 맺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의 희생이 지금도 강퍅한 마음을 녹이고 깨뜨려 …
부리우지 않고 멍에를 메지 않은 암송아지. 한 번도 남에게 이끌리거나 부림을 당하거나 남의 짐을 진 적이 없는 순수한 암송아지. 죄 없는 그 송아지가 갈지도 못하고 심지도 못하는 강퍅한 땅을 위하여 목이 꺾이고 피를 흘리고 쓰러져 죽는 모양을 본다. 그때 어떤 사람이든지를 불문하고 그 강퍅하고 악한 마음이 깨지고 무너져 씨를 심을 수 있는 땅, 싹이 나고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땅으로 변하는 모습을 성경은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암송아지 같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이 지금도 이 땅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강퍅한 마음을 녹이고 깨뜨려 부드럽게 하는지 모른다. 악한 인간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든다.
죽어가고 있던 그 땅에는 항상 물이 흐르기 때문에 땅만 부드러워지면 얼마든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런데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도 굳은 마음 때문에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내가 그와 같은 사람이었는데,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오늘도 하나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꾸고 계신지 모른다
지금도 내 주위에서 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본다. 그들의 마음이 강퍅하고 거칠지만, 자신의 악을 발견하고 예수님의 마음을 발견하면 변한다. 자기 마음을 버리고 자기 생각이나 마음과 맞지 않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으로 달라진다.
 바위 같은 마음을 부드럽게 하여 거기에 씨가 심기고 꽃이 피어나고 열매가 맺히게 하신 하나님! 오늘도 하나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꾸고 계신지 모른다. 하나님 앞에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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