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처럼 (6)
북유럽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처럼 (6)
  • 김우림_핀란드 헬싱키
  • 승인 2014.12.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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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선교사의 일기
우림이는 3살 때 한국을 떠나 선교사이신 부모님(김진수 선교사)과 함께 핀란드에 갔어요. 성경을 통해 행복한 마음을 전하는 아빠를 존경하여 선교사의 꿈을 키우는 우림이는 북유럽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외국어 공부가 한창이에요. 북유럽에 복된 소식을 전하는 우림이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 부탁해요.
 
 
2014년 10월 26일  춥고 어두컴컴한 겨울엔 공부를
오늘 서머타임이 끝났다. 한 시간 더 잘 수 있어서 좋지만 핀란드의 길고 긴 겨울이 시작되는 것이라 아쉽다. 요즘은 오후 4시면 해가 진다. 눈이 오는 한겨울에는 눈 때문에 사방이 환한데, 눈도 오지 않는 요즘은 너무 깜깜하다. 그래서 바깥 활동을 많이 할 수 없다. 대신 공부를 많이 한다.
지난주부터 수학, 영어, 스웨덴어, 역사, 자연, 물리 시험을 보았다. 수학 점수가 나왔는데, 10점 만점에 6점을 받았다. 엄마는 성적이 낮은 것보다도 아는 것을 틀렸다며 꾸중하셨다. 문제를 빨리 대충 읽고 풀었다가 틀린 것이다. 핀란드어로 된 지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틀리기도 했는데, 잘 안다고 생각했던 핀란드어를 제대로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도 지금은 좋아진 편인데 나는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힘들다. 책상 앞에 앉아서 아무리 집중을 하고 싶어도 잘 안 됐다. 한번은 엄마에게 “열심히 공부해도 점수가 잘 안 나와요. 어떻게 해요?”라고 했더니, 엄마는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부를 하는 마음가짐이야.”라고 하시며, 공부를 하든 다른 무엇을 하든 마음을 써서 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하셨다. 엄마는 내가 공부를 통해서 마음 써서 차근차근 하는 것을 배우길 바라셨다. 이번에 대충하는 습관대로 했다가 실수를 많이 했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차근차근 배워나간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겠다.
 
▲ 따냐 누나가 집에서 공부를 도와줘요.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어서 무엇이든 척척 맞출 수 있어요.
2014년 10월 29일  마음이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
벌써부터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다. 아직은 눈이라고 부르기보다 알갱이에 가깝지만 눈싸움도 하고 썰매와 스케이트를 탈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핀란드 사람들은 개인용 스케이트 신발을 가지고 있다. 겨울이 되면 운동장에 물을 뿌려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주는데 누구나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또 겨울이 시작되니까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
핀란드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일 년 중 가족이 다 모이는 가장 큰 휴일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낮 12시 이후로 다른 집을 방문해서는 안 된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방문하면 평화를 깬다고 생각해 신고를 할 만큼 가족과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도 전에는 매우 조용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런데 작년에는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날에 교회에 모여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교회 이모, 삼촌들이 공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 아빠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말씀하셨는데,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핀란드 사람들은 아직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지만, 복음을 듣고 크리스마스의 참 뜻을 알고 감사해하는 이모, 삼촌들처럼 구원받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작년 크리스마스 행사. 교회에 모여 공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었어요. 아빠가 하는 성탄절 메시지를 들으며 예수님 탄생의 참뜻을 생각했어요.
 2014년 11월 2일  복음을 전하는 즐거움
지난 월요일에 한국에 계시는 큰아빠네 교회에서 한 이모네 가족이 핀란드에 여행을 오셨다. 이모는 구원을 받으셨지만 아들인 4학년 경수와 조카인 대학생 형들은 구원을 안 받았다. 그래서 아빠가 주일예배 때 복음을 전하셨다. 점심을 먹고 어른들은 하멘린나 모임에 가시고 나와 내 동생 우빈이와 경수가 남아서 놀았다.
저녁때가 되어 유학생 예은이 누나가 오더니 경수에게 복음을 전해주자고 하며, 먼저 내가 구원받은 이야기를 해주라고 했다. 나는 경수가 귀 기울여 듣지 않을 것 같아서 간증하기 싫었다. 그러자 누나는 “너희 아빠가 복음 전하시는 모습 봤지? 네가 그런 아빠와 마음을 함께하는 것이 아빠를 존경하는 것이야.”라고 했다.
저녁 시간이 되어 내가 경수에게 계란밥을 만들어 주었다. 경수가 맛있게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 구원받았는지 이야기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셔서 내 죄를 담당하게 하셨고, 예수님이 나를 위해 죽으셔서 내가 의인이 되었다고 했다. 그 다음에 누나가 복음을 전해주었는데, 처음에는 경수가 장난치고 잘 듣지 않다가 이야기를 계속하자 조용히 앉아 듣고 대답도 잘했다. 오늘 경수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나도 복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어 좋았다.
 
▲ 수도 헬싱키에 있는 중앙역이에요. 핀란드의 주요 도시와 연결되는 것뿐 아니라 러시아까지 연결된 국제 철도가 다니는 철도 교통의 중심지예요.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먼곳까지 복음을 전하러 갈 것을 생각만 해도 설레요.
2014년 11월 2일 일기를 마치며
6개월 전, 키즈마인드에 내 일기를 소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쁘기도 했지만 걱정도 되었다. 나는 워낙 밖에서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기를 쓰려다 보니 생각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눠야 했다. 제일 부담스러운 것은 한글로 글을 적는 것이었다. 너무 어렸을 때 핀란드에 와서 한글로 글 쓰기를 안 해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기를 쓰면서 조금씩 한국말도 공부하고 글 쓰는 것도 늘었다. 그리고 무엇을 쓸지 고민할 때마다 하나님이 쓸 것을 알려주셨다. 일기를 쓰면서 내가 핀란드에 와서 지난 것을 다시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신 일, 나를 도와주신 일을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나는 앞으로 통역사가 되고 싶다. 그래서 아빠가 복음을 전하시는 곳마다 따라가서 통역을 하며 복음을 전하고 싶다.
 
▲ 키즈마인드 친구들! 그동안 제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고마워요. 핀란드에 있는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모두들, 휘바 요우루아! (Hyvaa Joulua,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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