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말씀을 전하는 벌(?)
한 달 동안 말씀을 전하는 벌(?)
  • 이동준(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15.03.03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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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간증

나는 지금 독일에 있다. 회사 일로 2014년 12월 28일부터 3개월 간 출장 중이다. 출장 기간이 마침 겨울 캠프 기간이었다. 구원받고 매년 수양회에 참석했지만, 갈 때마다 ‘한 번은 빠지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나는 육신적이고 나를 아끼는 사람이다. 그랬기에 이번 겨울에는 독일 출장을 핑계로 수양회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일이 염려되기는 했지만 조금은 기뻤다.
 독일로 가기 전에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독일에서 선교하고 있는 오영신 목사님을 뵈었다. 선교사님은 내가 독일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독일에 도착하면 꼭 연락을 달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누구의 간섭 없이 쉬고 싶었기에 독일에 가서 일부러 연락을 하지 않았다.
 독일에 출장 온 다른 직원들과 주말에 어딜 가면 좋을지 의논했다. 차를 빌려 첫 주에는 이곳을, 둘째 주에는 저곳을 돌아다녔고, 1월 셋째 주에는 프랑스 파리에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다음날 파리에서 모슬렘들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테러가 발생하자 동료들 모두가 파리 여행은 포기하자고 했다. 자연히 그 주의 주말 스케줄이 없어졌다. 그 전에 ‘나는 루드빅스하펜에 한번 다녀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직원들이 나에게 ‘그때 루드빅스하펜에 갔다 오라’고 했다. 
 

 

일요일 새벽에 차를 운전해 루드빅스하펜 교회를 찾아갔다. 오영신 목사님 내외와 형제 자매님들이 나를 보고 굉장히 반가워하며 기뻐했다. 몸 둘 바를 몰랐다. 오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일에 언제 왔어?”
 “12월 말에 왔습니다.”
 “어? 그런데 왜 이제 온 거야?”
 “여기 길도 모르고, 운전도 미숙해서….”
 “진작 연락을 주지. 지금 뒤셀도르프 한대희 목사님이 한국에 가셔서 교회가 비어 있어.”
 목사님 말씀을 듣고 나는 속으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했다.
 “형제가 여기 있는 걸 알았으면 뒤셀 교회에 보냈을 거 아냐? 진작 연락하지….”
 “헉! 제가요?”
 “다음 주에는 형제가 뒤셀 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를 인도해.”
 ‘아, 내가 잘못 왔구나! 그냥 숙소에서 쉴 걸….’
 주일 예배를 드린 후 숙소로 돌아와서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루드빅스하펜에 가라고 한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나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성경이 펴지고 기도가 되었다.
 1월 넷째 주에는 스위스에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사람들에게 사실 그대로 이야기하고 같이 못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염치없는 마음으로 “죄송한데, 일요일에는 제가 차를 꼭 써야 하니 토요일 하루로 다녀오십시오” 하고 부탁했다. 
  한 주가 흐르고, 일요일 새벽에 뒤셀도르프 교회로 떠났다.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예배가 시작되고, 내가 말씀을 전했다. 내 예상과 달리 형제 자매님들의 눈이 초롱초롱했다. 말씀을 굉장히 잘 들었다. 예배를 마친 후 점심도 맛있게 해주셔서 잘 먹었다. 뒤셀 교회는 저녁 예배 대신 오후 2시 30분경에 오후 예배를 드리기에, 점심을 먹고 잠시 후 다시 예배를 드렸다. 간증 시간에 세 분의 성도가 나와 ‘오전에 내가 전한 말씀을 듣고 마음이 바뀌었다’고 간증했다. “오전에 들은 말씀대로 제 앞에 있는 일을 믿음으로 하겠습니다….” 크게 충격을 받았다.
 ‘내가 뭔데? 나는 수양회 안 가고 독일에 왔다고 좋아한 사람인데…. 지난 주에 루드빅스하펜 교회에 갔다고 후회한 사람인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오후 예배를 마쳤다. 형제 자매들이 집으로 가야 하는데, 가지 않고 내 주변으로 모였다. 신앙 교제를 더 하고 싶다며. 우리는 저녁 8시까지 교제를 나누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내 속에서 큰 기쁨이 일어났다. 형제 자매님들이 “다음 주에도 꼭 오세요!” 하고 말했다.
 “아, 예…. 오영신 목사님과 이야기해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오 목사님은 내 이야기를 전해 들으시고는 ‘한 목사님이 돌아올 때까지, 한 달 동안 뒤셀 교회에 가서 예배를 인도하라’고 하셨다.
 “정말 그래도 돼요?”
 “예, 꼭 그렇게 하세요. 하나님이 형제님을 딱 맞춰서 독일에 보내 주신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후로, 직원들이 나를 다른 사람 취급을 했다. 전에는 어디에 갈지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내가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알기에 내 앞에서는 여행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사람들은 주변 국가들을 한 나라라도 더 가서 카메라에 담아오려고 노력하는데, 나는 뒤셀 교회가 더 좋아졌다. 주일 예배에 가서 무슨 말씀을 전할지 생각하고 묵상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했다. 교회에서 들은 말씀들 가운데 내 마음에 머물러 있는 말씀을 중심으로 성경을 펴서 묵상하며 주님이 주신 마음을 정리하고, 또 정리했다. 한 주 내내 주일이 기다려졌다.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았다. 신기하고, 감사했다. 한국에서는 잘 하지 않던 기도를 요즘은 수시로 하고 있다. 예배를 인도하다 보니 순간순간 하나님을 찾을 일이 많았다. 그래도 하나님이 결국 아름답게 하시는 것을 보았다.
 2월 8일 주일에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큰 선물을 주셨다. 어느 자매님의 인도로 독일 남성 분이 교회에 왔는데, 자매님이 나에게 복음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통역으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그분이 복음을 아주 쉽게 받아들이셨다. 구원을 받으셨다! 말할 수 없이 감사했다.
 내가 한 것은 하나도 없고, 매주 주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벅차다. 뒤셀도르프 교회에서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주님이 감사할 뿐이다. 한국에 가서도 뒤셀도르프 교회를 잊지 못할 것 같다. 수양회에 가지 않는다고 좋아했다가, 하나님께 ‘한 달 동안 뒤셀도르프 교회에서 주일 예배 말씀을 전하는’ 벌(?)을 받은 나의 간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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