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 안에 비밀이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 안에 비밀이 있어서
  • 신란희(북부산교회)
  • 승인 2016.01.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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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자녀 기르기 2

2011년 결혼하고 바로 임신해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아이의 황달 증세가 2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병원에서는 황달 수치가 높지는 않으니 계속 지켜보자고 했기에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황달 증세가 사라지고 얼마 되지 않아 볼살이 거칠어지고 울긋불긋 태열이 올라왔다. 병원에서는 다양한 연고들을 처방해주며 보습을 잘 해주면 낫는다고 했다. 나는 연고를 열심히 발라주며 아이가 낫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아이를 데리고 겨울캠프에 참석했다. 수양관에 도착했는데, 잠시 후 아이가 심하게 울면서 두 뺨의 살이 터지기 시작했다. 터진 살 사이로 진물이 나왔고 뺨에 진물과 공기 중의 먼지가 엉겨붙기 시작했다. 처음 겪는 일인지라 너무 당황스러웠다. 밤이 되면 아이는 더 아파했다. 친정엄마와 함께 밤새 아이를 안아 진정시키는 일 외에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하나님을 향해 원망하는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캠프에 참석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이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캠프가 끝나기 전날, 자매님들이 환자 안수기도를 받아보라고 해서 기도를 받았다. 내 생각에는 “이 아이가 병에서 벗어나게 해주시고 얼른 낫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를 해주시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목사님은 아이가 복음의 일꾼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다. 내 마음과는 전혀 다른 기도였다. ‘병이 낫는 것이 우선이지, 무슨 복음의 일꾼이지?’ 하며 내 마음 한쪽에 기도를 덮어 두었다.
 캠프를 마치고 바로 아토피 치료 전문가이신 황효정 장로님이 원장님으로 계시는 운화한의원에 갔다. 장로님은 “자매님, 아들은 아토피보다 더 심각한 ‘건선’이라는 병입니다”라고 하셨다. 건선이 깊어지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하나님을 원망하던 마음이 바뀌어 하나님 앞에 무릎이 꿇어졌다.
 약을 지어서 집에 오면서 ‘하나님이 왜 이런 일을 허락하셨을까? 왜 하필 우리 아들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허락하신 일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황 장로님은 약을 먹으면 아이의 증상이 더 심해질 거라고 하시며, 약을 먹는 중에는 절대 로션이나 보습제, 피부 연고를 바르지 말라고 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약을 먹은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진물과 피고름이 아이의 얼굴을 덮었다. 아이는 밤새도록 울며 얼굴을 계속 긁었다. 아이가 얼굴을 긁지 못하도록 밤에는 남편과 교대로 아이를 안고 잠을 자기도 했다. 손가락으로 긁어 통증이 심해지자 아이는 긁는 대신 손등으로 비비기 시작했다. 4개월밖에 안 된 아기가 조금이라도 덜 아프려고 이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니 내 마음이 더 아팠다. ‘하나님, 왜 이런 일이 있는 거지요?’ 하는 의문은 계속되었고 아이 때문에 고통스런 날들이 계속되자 ‘이 아이가 내 아들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와 남편의 마음으로는 더 이상 아이를 돌볼 수 없는 한계가 찾아왔다. 그제서야 우리 부부는 아이를 안고 목사님께 나갔는데, 목사님은 요한복음을 펴시며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로 이를 인하여 영광을 얻게 하려함이라.’ 하시더라.”(요 11:4)
 목사님은 아이의 병을 통해 하나님이 영광을 나타내실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우리가 말씀을 믿어야 할 것을 교제해 주시며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셨다. 짧은 교제였지만 목사님이 보여주신 말씀 한 구절이 나와 남편에게 문제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건선을 주신 이유는 아이를 죽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시기 위함이구나!’
 나로서는 가질 수 없는 소망이 생겼다. 여전히 약을 먹으면 먹을수록 환부는 이마와 손등까지 번져갔지만 마음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다 나은 병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흉측한 아이의 모습을 보는 친척들과 주변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며 뭐라도 발라주고 싶어하셨다. 그럴 때면 나와 남편은 “지금 치료하고 있습니다. 다른 연고는 절대 바르면 안됩니다” 하며 다른 약을 바르지 않도록 부탁드렸다. “정말 병이 낫긴 낫는 거니?” 하시며 의심하는 분들도 많았다. 걱정해 주시는 분들의 반응을 보면 볼수록 신기하게도 마음에 ‘아, 아들의 병 때문에 많은 분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겠구나.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볼 수 있겠구나’ 하며 마음에 약속이 더 깊게 새겨졌다. 하나님이 나와 남편의 마음을 지켜나가시는 것을 보았다.
 교회 형제 자매님들도 한마음으로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마음을 써주셨다. 부모인 나도 아이의 얼굴에서 흐르는 진물과 냄새 때문에 아이를 안는 것이 힘든데, 형제 자매님들이 전혀 싫어하지 않고 아이를 안아주고 돌봐주시며 형편에 흔들리지 않도록 교제도 해주셨다. 하나님은 아이의 병을 통해 종과 교회의 마음을 알게 해주셨고, 약속의 말씀 때문에 기쁜 삶을 살게 해주셨다.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은 안쓰러운 마음에 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게 된다. 하지만 목사님과의 교제 후 더 이상 아픈 아이가 아니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가 떼를 써도 ‘이건 안 되는 거야’라고 꺾어줄 수 있었다. 보통 얼굴에 진물이 나면 잘 때 진물이 이불에 묻고 굳으면 이불을 뗄 때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흔히 부모가 밤새 안아서 재운다. 그러나 믿음이 생긴 후로는 아이를 뉘어서 재울 수 있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수면 습관 때문에 힘들어 하는데, 우리에게는 약속이 있어서 감사했다.
 아이가 약을 먹은 지 1년이 지난 후부터 신기하게도 아이의 얼굴과 손등에 있던 아토피가 말끔하게 사라졌다. 아토피는 평생 관리해줘야 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나님이 아들에게서 아토피가 완전히 떠나도록 해주셨다. 깨끗해진 아들의 얼굴을 보는 분들마다 하나님이 일찍 아이의 병을 드러내셔서 아이가 자기의 모습을 알기 전에 온전하게 해주셨다고 기뻐한다. 아직 교회에 나오지 않으시는 시부모님도 아이가 낫는 것을 보시고 교회에 마음을 활짝 여셨다. 약속대로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 것이다. 

 

 작년에는 네 살 된 아이가 말이 좀 늦어 걱정을 했다. 하루는 목사님이 지나가시면서 “아이랑 마음의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라고 하셨다. ‘아이가 말도 잘 못하는데 어떻게 마음의 이야기를 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아니야. 아이가 알아듣든지 못 알아듣든지 목사님 마음을 그대로 받아보자’고 마음을 바꾸어 아이와 마음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교회까지 오고 가는 차 안에서나 잠자기 전, 그리고 시간 나는 대로 아이와 이야기했더니,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아이의 말문이 트였다.
 앞으로도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줘야 할지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 안에 비밀이 있어서 교회와 종의 음성을 들을 때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아이의 마음을 잡아줄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평안하고 감사하다. 결혼하면 누구나 아이를 낳고 기르는 거라고 쉽게 생각했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 속에서 하나님을 찾게 되리라 예상하지 않았고 그랬기 때문에 믿음이 필요한지도 몰랐다. 아이의 병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고 말씀을 의지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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