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 김신용
  • 승인 2020.12.07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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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키즈마인드
이야기 보따리

해마다 12월이 되면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오 <메시아>에 나오는 합창곡 ‘할렐루야’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오라토리오는 줄거리가 있는 음악으로, <메시아>는 이 세상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의 생애에 대한 성경 구절을 가사로 하여 노래합니다. 총 3부에 걸쳐 쉰세 곡을 노래해, 연주하는 데만 두 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1부에서는 예수님에 대한 예언과 천사들이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장면, 예수님이 하늘나라 복음을 전파하시는 장면을 노래합니다. 2부에서는 세례 요한이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라고 외치는 데서 시작해 예수님이 고난받고, 부활하는 장면을 노래합니다. 3부에서는 다시 오실 예수님과 성도들의 부활에 대한 소망을 노래합니다. 연주가 시작되면 청중들이 모두 일어서서 듣는 것이 관습이 될 정도로 유명한 이 곡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1741년 겨울, 헨델은 과거의 명성을 뒤로한 채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한때 영국과 유럽에서 왕과 귀족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으며 화려하게 지낸 작곡가이지만 생각지 못한 불행한 일을 만나 자신의 오페라극장이 파산하는 일을 겪고 감옥살이까지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중한 병까지 얻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절망 속에서 살아가던 어느 날 저녁, 헨델이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집에 소포 한 뭉치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 소포는 성경 구절로 작사한 가사들이 적힌 종이 뭉치였는데, 시인인 찰스 제넨스가 헨델에게 작곡을 부탁하기 위해 보낸 것이었습니다. 헨델은 가사를 읽어 내려가다가 한 대목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자신의 영혼을 살리는 가사에 가슴이 벅차오른 헨델은 급히 펜을 들고 악상이 떠오르는 대로 악보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24일 동안 제대로 먹지도 않고 잠도 안 자면서 작곡에 몰두한 끝에 대곡 <메시아>를 완성했습니다. 
 “저는 실패한 사람들을 위해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절망뿐인 사람들에게 메시아를 소개하고자 한 헨델. 그는 자신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때는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 자신을 믿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으며 진정한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헨델은 왕 중의 왕이자 모든 인생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발견한 기쁨을 오라토리오 <메시아>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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