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숨겨진 보석 루마니아
유럽의 숨겨진 보석 루마니아
  • 김소은(굿뉴스코 루마니아 단원)
  • 승인 2020.12.1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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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키즈마인드
지구촌 한바퀴

양치기들 옆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떼, 들판에서 뛰어노는 말과 소, 산속에 우뚝 선 아름다운 성…. 어느 나라에의 풍경일까요? 유럽의 루마니아에 가면 이런 그림 같은 풍경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어요. 또 도시들에는 유럽의 옛날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답니다. 유럽의 숨은 보석 같은 나라 루마니아로 가볼까요?

루마니아는 유럽 남동부에 위치한 나라로 면적이 대한민국의 두 배 정도 된단다. 지도를 보면 땅 모양이 통통한 물고기와 비슷하지. 루마니아에는 수백 년간 변치 않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아서 유럽의 역사를 느낄 수 있어. 
특히 루마니아는 자연이 깨끗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해. 카르파티아산맥에 있는 ‘발레아 호수’는 산 위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인데 평온함과 신비로움으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단다. 또 ‘수체아바 시’에는 알록달록 다양한 모습의 수도원들이 많아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동유럽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시나이아 시’에 가면 성과 궁전들을 많이 볼 수 있지. 루마니아는 소박하면서도 차분한 문화 속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야. 
이렇듯 아름다운 루마니아도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아 자유를 빼앗기는 아픔을 겪었어. 하지만 루마니아 사람들은 원망하기보다 지난 시간들을 기억하며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현재의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것에 만족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안단다. 루마니아는 알면 알수록 따뜻한 나라야. 

<루마니아의 이모저모>

 

눈이 달린 집 
루마니아에서 걸어 다니다 보면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러면 갑자기 으스스해지지. ‘왜 이런 기분이 들까?’ 하고 주위를 살펴봤더니 집이나 건물 지붕에 있는 창문 때문이었어. 작은 창문들이 사람의 눈과 눈꺼풀을 닮아서 누군가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 거란다. 루마니아를 찾는 관광객들은 이 눈들 때문에 흠칫 놀라곤 해. 

 

 

 

구불구불 트란스파가라샨
‘트란스파가라샨’은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꼽는 곳이야. 아주 높고 넓은 산에 구불구불하게 도로가 나 있는데,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도로란다.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초원 위에 양떼와 노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밤이면 별이 가득한 하늘 아래 도로를 드라이브해보고 싶지 않니?

 

 

 

드라큘라 성
루마니아 하면 드라큘라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 루마니아에 ‘드라큘라 성’이라고 불리는 ‘브란 성’이 있기 때문이지. ‘브란 성’은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브램 스토커’가 쓴 소설 <드라큘라>의 무대가 된 곳이야. 그래서 많은 관광객들이 무서운 흡혈귀를 떠올리며 브란 성을 찾는단다. 하지만 원래 루마니아에 살던 드라큘라는 흡혈귀가 아니라 영웅과 같은 사람이었어. 나쁜 짓을 하고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벌주었지. 드라큘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브란 성을 방문해 봐!

 

 

한국에는 만두! 루마니아에는 사르말레!
‘사르말레’는 루마니아의 전통 음식이야. 원래 크리스마스 전날 먹는 음식인데 손님이 왔을 때도 대접하는 귀한 음식이란다. 만드는 법은 간단해. 다진 고기를 식초와 소금으로 양념해서 포도나무 잎이나 양배추 잎으로 싼 뒤 찌면 완성! 우리나라의 만두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맛있지. 루마니아 친구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사르말레’의 맛을 잊을 수가 없어.  

 

<MY STORY>
노란 꽃다발을 주신 할머니

굿뉴스코 유럽 봉사단원들은 해마다 12월에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찾아가 특별한 공연을 펼쳐. 바로 ‘크리스마스 미러클 투어’인데, 예수님의 탄생의 의미와 가족 간의 화목을 주제로 노래하는 뮤지컬 공연이야. 우리는 한 달 동안 버스를 타고 서른 곳이 넘는 도시들을 방문해 공연했어. 예상한 것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와서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고 박수를 보내주었단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미러클 투어’를 하는 동안 나에게 어려움이 찾아왔어. 유럽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매일 공연을 하다 보니 점점 지치고 나중에는 별 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났지. 버스에서 잠을 자며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것도 힘들어서 불평을 많이 했어. 그러다 드디어 루마니아에서 공연하는 날이 되었어. 나는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리허설을 마치고 화장실에 가다 공연장 입구를 보고 깜짝 놀랐어. 많은 사람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거든. 우리는 관객들로 가득찬 공연장에서 마음껏 노래하고 연기하며 준비한 순서들을 보여주었어. 
공연을 마친 후에는 관객들을 만나 인사하고 함께 사진도 찍었어. 그런데 한 할머니가 노란 꽃다발을 들고 나에게 오시는 거야.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말씀하셨어. “루마니아에서 이런 멋진 공연을 해주어서 정말 고마워. 공연을 보니 딸 생각이 났단다. 딸이 어렸을 때 내가 너무 바빴어.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 못했는데,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구나. 딸을 생각하게 해준 것이 고마워서 서둘러 예쁜 꽃을 사왔어.” 
나는 꽃다발을 받으면서 너무 부끄러웠어. 그동안 불평했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야. 우리가 준비한 공연을 보러 오는 분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나는 조금 불편하고 힘들다고 짜증만 내고 있었던 거야. 할머니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감사했어. 그리고 남은 공연도 즐겁게 할 수 있었지. 지금도 할머니를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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