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복음을 전하며 행복 속에 살았어요
[라이프] 복음을 전하며 행복 속에 살았어요
  • 담당 김양미 기자
  • 승인 2021.03.1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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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호 기쁜소식
단기선교사 이야기

2020년이 가장 행복했다는 이들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안전한 시기에 무전전도여행을 다니며 복음을 전했을 때 말로만 듣던 그  행복을 느끼고, 비로소 복음의 가치를 알았다는 19기 단기선교사들. 작년 한 해 하나님이 그들에게 베푸신 은혜가 놀랍고, 감사하다. 


가나

이슬람 도시 전도 여행
이곳은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야

글 | 신영균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것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구나.’
교회 안에 살면서도 내 마음과 눈은 세상으로 향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이 참 부담스러웠고, 친구들이 나에게 이상한 소리를 할 것 같아서 한국에서는 복음을 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가나에서 1년을 보내며 큰 은혜를 입었다. 처음에는 한계와 부담을 아주 많이 만났다. 코로나로 인해 밖에 나갈 수 없었지만, 한국어 아카데미와 한국어 캠프를 온라인으로 하면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도 하고, 아카펠라를 부르며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나에게 이 모든 것이 부담스러웠다. ‘나는 노래를 못하니까 노래는 안 할 거야’ 했는데 부담을 넘고 노래를 했고, 내 노래 실력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고 기뻐했다.
무엇보다 가장 부담스러웠던 것은 복음 전하는 것이었다. 전도하러 나가면 그저 형식적으로 복음을 말하곤 했다.
어느 날 선교사님이 말씀하셨다.
“영균아, 복음 전해야 해. 한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열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백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
선교사님의 말씀을 받아서 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로마서 3장을 펴서 23절을 읽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23절에서 우리는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죄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24절을 보세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우리가 죄인이었는데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었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내가 어떻게 의인이 될 수 있어? 나는 죄인이야.” 하는 것이다.
더 부담스러웠다.
‘어떻게 여기서 복음을 전하지?’
설교 시간에 들었던 민수기 13장 27절 말씀이 생각났다.
“모세에게 보고하여 가로되, 당신이 우리를 보낸 땅에 간즉, 과연 젖과 꿀이 그 땅에 흐르고, 이것은 그 땅의 실과니이다.”(민 13:27)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것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구나.’
나는 말씀을 의지해 계속 복음을 전했다.
“내가 의인이구나. 나는 거룩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학벌도 아니고, 복음이구나.’
내 마음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가나 사람들이 국영방송 TV로 복음을 들을 수 있다니
2020년에 코로나 때문에 선교회의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가나에서도 방송국을 찾아갔다. 선교사님을 따라 방송국을 방문하여 박옥수 목사님의 성경세미나 말씀을 송출해 주기를 요청했다. 초반에는 돈을 요구하는 곳도 있었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찾아가서 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가나 국영방송사에서 무료로 성경세미나 말씀을 방송해주었다. 지금은 박 목사님의 주일예배 말씀을 매주 방송해주고 있다. 하나님이 방송의 길을 여시는 것을 직접 보면서 너무 놀라웠다.
교도소 전도의 길도 방송을 통해 여셨다. 그동안 목사님이 교도소에 가서 마인드강연을 하고 복음을 전하셨는데, 코로나 때문에 문을 열 수 없는 곳이 교도소가 되었다.
‘교도소에서는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코로나 때문에 말씀이 갈급한 사람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더 말씀을 전해야 한다는 말씀을 받으신 선교사님은 더 힘있게 일하셨다. 교도소에 텔레비전을 기증하면서 재소자들도 박 목사님의 성경세미나 말씀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교도소에서 복음 전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교도소에서도 복음 전도의 문이 열렸다. 너무 감격스러웠다. 가나 사람들이 TV에서 박 목사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교도소 안에서도 박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감사했다.
목사님이 복음을 전하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 적이 있다. 복음을 전하실 때 정전이 된 적이 있는데 목사님은 어둠 속에서도 계속 복음을 전하셨다. 그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 ‘복음을 전하며 사는 삶이 정말 행복한 삶이구나.’ 한 번도 가져보지 않은 마음이었다.

“할머니, ‘아프지만 나았다’를 믿어보세요”
한국으로 돌아오기 두 달 전에 가나 북부에 있는 도시 타말레로 한 달 동안 전도여행을 갔다. 가나는 기독교 국가이기 때문에 타말레 도시도 당연히 기독교 도시인 줄 알았다. 그런데 99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믿는 도시라고 했다.
‘이슬람 도시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하지? 못 할 거 같아. 이건 불가능해.’
그때 마침 민수기 말씀이 다시 생각났다.
‘그래 하나님이 나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보내셨다고 하셨어. 그럼 타말레는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야. 그럼 하나님이 복음을 전하게 해주시겠구나.’
타말레에 계신 현지 목사님에게 여쭈었다.
“목사님, 무슬림에게는 어떻게 복음을 전하세요?”
마인드교육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간 후 복음을 전한다고 말씀하셨다.
목사님의 마음을 받아서 서툴지만 마인드 강연을 했다.
무슬림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따갑게 느껴졌지만, 그들에게 다가갔다. 부족한 나의 강연을 듣고 많은 사람이 반응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감사했다.
어느 날 잘리아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위궤양을 앓고 계셨다.
‘할머니의 위궤양을 어떻게 낫게 할 수 있지? 말씀을 어떻게 전해야 하지?’.
박 목사님이 위궤양에서 나은 간증을 하실 때 말씀하시는 ‘아프지만 나았다’가 생각났다.
“할머니, ‘아프지만 나았다’를 믿어보세요. 할머니는 비록 위궤양에 걸리셨지만 다 나으셨습니다.”
“그래, 나 위궤양 나았어.”
나도 할머니가 위궤양에 걸린 사람이 아니라 다 나은 사람이라고 믿었고, 할머니도 내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셨다. 이슬람 도시에서도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셨다.
나는 교회 안에서 살면서도 복음보다 돈, 명예, 내 인생이 중요한 줄 알았다. 그런데 1년간  해외봉사를 하면서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복음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복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나에 다시 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다. 가나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받고 싶다. 

 


 에스와티니 

나는 부족하고 연약하니까
하나님의 음성만 따라야 하는구나

글 | 이소원

나는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을 살았고,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이유는 ‘만약 하나님이 계신다면 나에게 이런 지옥 같은 삶을 주시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빠가 내 인생의 저주라고 느꼈고, 아빠만 없다면 더없이 행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에스와티니에 가서 이런 어두운 내 마음을 처음으로 이야기했다. 선교사님은 “아빠가 네 인생의 축복이야”라고 하셨다. 선교사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후 사모님과 꾸준히 교제하면서 이사야 38장 17절 말씀이 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보옵소서. 내게 큰 고통을 더하신 것은 내게 평안을 주려 하심이라. 주께서 나의 영혼을 사랑하사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지셨고, 나의 모든 죄는 주의 등 뒤에 던지셨나이다”(사 38:17)
나는 교만하고 나밖에 몰라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고, 교회 안에 있지 못할 사람인데, 내 인생에 아빠라는 꼬리표를 주셨음을 알았다. 
‘하나님을 찾으라고 아빠를 주셨구나. 아빠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었구나’ 나는 그동안 아빠를 마음속에서 수없이 죽였는데, 이런 악한 나의 모든 죄 또한 기억하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셨다. 내 죄가 깨끗이 씻어진 사실을 알았다.
“또 저희 죄와 저희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지 아니하리라 하셨으니”(히 10:17)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내가 무슨 일을 해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선물로 내가 구원을 얻은 것이 너무 기뻤다.

지금까지 내가 대우를 받으며 살았구나
나는 에스와티니에서 새롭고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다. 먼저 월드캠프 때의 일이 생각난다. 코로나 때문에 월드캠프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나는 참가자들에게 선물할 노트북을 후원받는 일을 담당했다. 이곳저곳에 다니며 월드캠프를 소개하고, 후원을 부탁했다. 노트북이 현지 화폐로 3,000메말라게니, 한화로 30만 원 정도라서 큰 금액을 후원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연락해서 내가 모아뒀던 돈을 보내 달라고 할까?’ 고민도 했다. 그렇게 하면 안 되었기에 후원받기 위해 계속 다녔다. 가끔 심한 말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 내가 이렇게까지 무시를 받아야 하나?’
그 순간 지금까지 내가 대우를 받으며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만약 마음이 낮다면 조금 무시당해도 문제가 안 될 텐데, 내 마음이 높은 것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뒤 후원금을 모을 수 있었고, 노트북과 블루투스 헤드셋을 구매해 선물할 수 있어 감사했다. 

하나님이 준비해 주신 것들을 만나다
두 번째 마음에 남았던 일은 무전전도여행에서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놓으신 하나님을 만난 것이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열 명 이하로 줄면서 외출이 가능해졌을 때 우리는 지방으로 무전전도여행을 갔다.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마실 물, 음식, 잘 곳 등을 다 좋은 것으로 주셨다. 더운 여름에 한 아주머니가 얼린 물 1.5리터를 주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들이라며 숙소도 제공해주고 맛있는 저녁도 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지금까지 내 기준과 내 생각으로 살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예비해두신 최고의 길을 내가 보지 못했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도 있었지만, “이는 우리가 믿음으로 행하고 보는 것으로 하지 아니함이로라.”(고후 5:7) 말씀처럼 ‘하나님이 나를 단기선교사로 여기 보내셨으니까 사람들의 생명을 구원하는 일에 나를 쓰신다.’는 마음으로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다.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나는 의롭습니다.’라고 간증했다. 어떤 분은 자기가 이웃을 위해 죽을 수 있다며, 십계명을 지켜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창세기 6장 5절과 히브리서 10장 14절 말씀을 전하자 자신이 악한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예수님이 나의 모든 죄를 씻으셨구나. 그래서 내가 죄가 없구나. 지금까지 잘못 믿었구나.” 하며 이제 천국에 갈 수 있다고 기뻐하셨다.

네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구원받다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모든 것을 같이 준비했다. ‘시간이 없고 인원도 부족한데, 댄스 공연도 하고, 1막 예수님의 탄생, 2막 안나 이야기, 그리고 3막 음악 콘서트까지 어떻게 다 준비하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 사모님이 갈릴리 혼인 잔치에서 예수님이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말씀을 전해주셨다. 그 말씀이 우리 모두에게 형편을 보지 않는 힘을 주셨다.
순회공연이 시작되었다. 무거운 무대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를 끌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는데, 길이 너무 험해서 차가 움직이지 않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도 자주 만났지만, 하나님이 그때마다 도우시고 지켜주셨다.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듣고 감사해하는 모습을 보며 참 행복했다.
공연 일정을 마치고 함께했던 네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주일예배에서 간증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믿고 있는 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었고, 이제 자신이 의롭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간증하는 것을 보며 감사했다.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 안에 있음을
에스와티니에서 1년을 보내며 ‘나는 원래 부족하고 악한 사람일 수밖에 없는데, 하나님이 나를 복되게 하신 거구나. 그러니까 내가 하나님의 음성만을 따라가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배웠다. 또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하고, 내가 아무리 부족해도 좌절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나에게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라는 것을 느꼈다. 또한 진정한 행복은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 있음을 알았다. ‘행복’이라는 감정을 모르고 살던 내가 작년 한 해 행복 속에서 살다 올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말라위 

복음을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을 주셨어요

글 | 김미성

말라위에 도착했을 때 나는 낯선 환경 때문에 다른 단원에 비해서 잘 적응하지 못했다. 마음을 바꾸고 싶어도 나에게는 마음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없었다. 말라위 청소년센터 건축 봉사를 하면서 하나님이 내 모습을 보여주셨다. 기쁜소식릴롱궤교회는 2015년에 정부로부터 땅을 기증받아서 청소년셴터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선교사들도 매일 공사에 함께했다. 처음에는 건축 봉사를 좋아하지 않았다. 3월에 5일간 2층에 콘크리트를 붓는 공사를 했다. 셋째 날 크레인이 고장나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기계가 고장났으니까 일을 못 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앉아서 쉬고 있었다. 잠시 후 보니 형제들이 2층 난간에 사다리를 놓고 양동이에 콘크리트를 담아서 2층으로 올리고 있었다.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구원받으셔서 나는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자라면서 구원받았지만 한번도 내 삶을 교회를 위해 드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도리어 그런 삶을 사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말라위에서 자신의 삶과 시간을 교회에 드리는 형제 자매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최빈국인데, 형제 자매들이  자신을  위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말라위와 건축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맛본 ‘복음을 전하는 행복’
2020년에는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외부 활동이 조금 힘들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다른 나라는 온라인 활동이 활성화 되었지만 말라위는 인터넷 보급률이 낮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하나님이 이런 상황을 미리 아시고 말라위에는 GBS 방송국을 허락해주셨다. 7월에는 3일간 방송으로 텔레캠프를 진행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큰 복음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텔레캠프가 끝나고 단기선교사들은 노트북과 usb와 성경을 가지고 22개 지역으로 파견되어 여러 활동을 했다. 나는 칼리예카 지역에 가서 어린이캠프를 했다. 정말 많은 어린이들이 참가했고, 내 생애 처음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말라위는 기독교 국가여서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 찾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말씀의 뜻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7세, 10세 되는 어린아이들도 ‘회개를 하고 기도를 해야 천국에 갈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박옥수 목사님이 항상 죄에 대한 판결문이라고 하신 로마서 3장 23~24절 말씀으로 복음을 전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 3:23) 23절에는 우리가 죄인이라고 나와있지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4) 24절에는 명확하게 우리가 의인이라는 판결문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 말씀 한구절을 가지고 계속 복음을 전했다. 아이들이 순수하게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복음을 전하는 행복이 이거구나.’ 처음으로, 목사님들이 말씀하시던 ‘복음을 전하는 행복’을 맛보았다.

하나님이 나를 통해서 복음을 전하기 원하시는구나
이 일을 계기로 하나님께서 내게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셨다. ‘제가 말라위를 떠나기 전까지 100명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저를 복음의 도구로 써주십시오’. 하고 매일 기도했다. 말라위에는 매주 아카데미 활동을 진행했다. 아카데미를 통해 만난 친구들, 일요예배에 오시는 분들께 조금씩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한국에 오기 일주일 전, 목사님과 단원들이 세 군데 지역으로 전도여행을 갔다. 첫날 방문한 마디씨 지역은 한 시간 정도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간 곳으로 물도 전기도 없는 시골이었다. 우리가 간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사람 150~200명이 모여있었다. 하나님이 힘있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셨다. 3일간의 전도여행에서 하나님은 500명의 사람들을 모아주셨고, 그 앞에 복음을 전했다. 전도여행에서 내 마음에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정말 하나님이 나를 통해서 복음을 전하기 원하시는구나.’라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복음을 위해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복음을 위해 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복음을 전하는 삶이 가장 복된 삶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그렇게 살 자신도 믿음도 없었다. 구원받았기 때문에 내 안에 하나님이 성령을 선물로 주셨고 계속해서 하나님이 성령으로 내 마음을 이끌어가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에게도 복음을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을 주셨다
어려서부터 말씀을 들었지만 복음의 가치를 모르고 감사함도 없이 살았다. 그런데 말라위에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없는 마음을 주셨다. 목사님들이 “복음을 위해 사는 삶이 행복하다. 이것만큼 가치 있는 삶이 없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그래 복음을 위해 사는 삶이 행복하지.’라고 머리로만 이해했지 마음에서는 ‘아멘’ 되지 않았는데 복음을 전해보니까 복음을 전했을 때 행복이 있고, 그 행복은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것을 느꼈다. 하나님이 나에게도 복음을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을 주셨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면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이렇게 살고 싶다. 저렇게 되고 싶다’ 하고 나만의 길이 많았다. 그런데 하나님이 내 발걸음을 이끄시는 것을 보면서, 무엇보다 안될 거 같은 형편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나라는 사람을 통해서 복음을 전하시는 것을 보면서 정말 감사했다. 일 년  동안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하나님 앞에 감사를 드린다.

 


 가나 

서툰 영어, 서툰 현지어로  전했지만

글 | 이혜진

코로나가 심하지 않고 안정적일 때 나는 기니에서 유학 온 룻 자매와 ‘에부리’라는 지역교회에 갔다. 출발하기 전에 선교사님이 말씀해 주셨다. 
‘그곳은 8개월 동안 비어 있던 곳이고 먹을 음식도 너희를 챙겨 줄 사람들도 없다. 하지만  다른 건 걱정하지 말고 복음만 생각해라. 아침에 눈을 뜨면 나가서 복음을 전하고 돌아와 점심을 먹고 쉬고 다시 나가서 복음을 전하고 늦은 오후가 되기 전에 돌아와라. 나도 그곳에 수요일, 일요일마다 형제들과 갈 것이니 걱정하지 말아라.’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에부리’는 산 위에 북쪽에 있어 오후가 되면 날씨가 춥고 비가 많이 오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 나를 데려다준 형제님께 교회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형제님이 작은 건물을 가리키며 “여기가 교회예요.”라고 했다. 창고처럼 작은 건물이었고, ‘막달리’라고 하는 17세 고등학생 여자 친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그마한 예배당에 우리가 묵을 방과 주방이 있었고 먼지만 가득 쌓여 쾌쾌한 냄새가 뿜어져 나왔다. 물은 산 아래 있는 우물에서 떠와야 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둘째 날이 밝았다.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용기도 나지 않았다. 영어도 못 하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현지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동네여서 더 그랬다. 우선 룻과 함께 아침 일찍 나가서 수요예배에 사람들을 초청을 하자고 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인사하고 초청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여자 두 분이 교회 밖에 앉아 있었다. 우리를 환영하면서 음식을 가져왔다고 하셨다. 교회 자매님이셨다. 두 분은 8개월 동안 교회가 비었다가 우리가 왔다는 이유로 너무 기뻐하며 필요한 것을 다 준비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하나님, 우리에게 사람들을 보내주세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준비해 주셨는데,  ‘나는 복음을 전할 줄 몰라,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하며 주저하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불편했다. 다음날 나는 선교사님이 주셨던 박옥수 목사님의 설교집에서 말씀 하나를 골라서 읽었다. 절제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이 내 마음을 울렸다. ‘아, 내가 구원받은 이후에 내 마음은 내 것이 아닌데 내가 내 것으로 생각하고 내 생각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았구나. 나는 작은 예수라고 했는데....’
‘하나님은 약속의 하나님이시다.’ ‘기도하면 받은 줄 믿어라.’ ‘하나님은 예스만 하신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복음만 생각해라’ ‘나가서 복음만 전해라’ 그동안 선교사님이 해주신 말씀들도 생각이 났다. 마음이 편해졌다. 그날 우리는 처음으로 성경을 들고 나갔다. 우리는 매일 더 많은 사람을 만나기로 했고, 기도하며 걸었다. ‘하나님 우리에게 사람들을 보내주세요.’
그런데 갑자기 어떤 술에 취한 남자분이 우리를 부르며 말을 걸었다. 아저씨와 잠시 실랑이를 하다가 아침에 읽은 박 목사님의 설교를 보여주고 읽게 했다. 나는 성경을 찾아서 보여주고 설명해주었다. 그 순간 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는 것이 없는데….’라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들었던 말씀이 하나, 둘 떠올랐다.
‘온전하게 하셨다’는 말씀과 ‘선한 사마리아인인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값없이 의롭게 하셨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등등 계속 말씀을 찾아서 아저씨에게 읽게 했다. 성경을 계속해서 읽던 아저씨가 갑자기 눈빛도 태도도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의롭게 되었다며 웃었다.
그 뒤로도 많은 사람을 만나서 성경을 펴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운 것은 내가 그분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인데, 내가 전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복음을 전할 때마다 내가 매일 구원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설교를 들을 때와 달리 입을 열고 말하는 순간 구원이 무엇인지 너무 분명하고 쉽고, 감사했다.

나는 이제 의롭게 되었고, 쉴 수 있어
‘룻’과 함께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날은 처음으로 우리가 함께 복음을 전한 날이었다. 그동안 룻도 현지어를 할 줄 알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만난 아주머니는 영어를 전혀 못 하는 분이어서 룻의 도움이 필요했다. 나는 우선 성경을 폈다. 그리고 룻이 현지어로 통역해 주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복음을 전했다.
아주머니는 자신이 기도도 하고 착하게 살아야 하고 교회도 열심히 나가야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 우리의 이야기가 끝나자 ‘내가 한 것으로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게 되었다’고 하셨다. 정말 감사했다.
벤치에서 성경을 열심히 보며 필기를 열심히 하시던 할아버지도 만났다. 그분에게도 우리는 함께 복음을 전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열심히 필기만 하던 할아버지는 마침내 공책을 덮고 편안한 얼굴로 우리들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이야기가 끝난 후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나는 올해 80세가 넘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나는 이제 의롭게 되었고, 쉴 수 있어. 정말 고마워”라고 하셨다. 이날처럼 많은 사람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한 날도 없었다.
우리는 더 멀리 가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날부터 우리는 늘 같이 복음을 전했다. 나는 서툰 영어로 ‘룻’은 서툰 현지어로 복음을 전하지만 많은 사람이 기뻐했고, 우리 마음에 더 큰 행복이 찾아왔다. 교회를 나갈 때는 빈 손이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양손에 늘 먹을 것을 들고 돌아왔고, 충분하진 않았지만, 배가 고프지 않았고 아무것도 없었기에 더 많은 것을 받았고, 너무 완벽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에부리 전도여행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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